"수학이 별로 어렵지는 않은데요....공식도 잘 알겠고. 근데 제가 실수를 좀 하는 곳은, 공식을 잘 못 적용할 때 거든요. 이 문제는 어떤 공식이 들어 맞는 지가 헷갈려서 실수를 해요. 딱 그것만 고치면 완벽할 것 같은 데..." 이런! 그게 바로 키 포인트란다. 공식을 알아도 이 문제에 어떤 공식을 적용해야 할 지, 아니 공식이 필요 한 지 아닌 지 부터가 헷갈린다면, 그야말로 핵심을 모르는 거고 그것은 결국 '실수' 차원이 아니라 매우 본질적인 문제가 있다는 거지. 우리는 그것을 알기 위해 공부를 하는 거라구. 근데 실컷 공식 외우고, 공식에 바로바로 적용만 하면 답이 나오는 문제들만 연습하고는 '수학에 대해 뭐가 알 것 같다'고 말한다면......글쎄. 이번 수능이 어렵다고 느낀 아이들 중에서 많은 아이들이 아마 너 같았을 꺼야. 유형을 외우고 공식을 외우고 유형에 맞는 공식을 적용하고....그런 연습만 하다가 꽈당! 한거지. 인생에 유형이 있니? 수학 문제도 마찬가지야. 네가 학교 시험에 '수'를 맞는 게 소원이라면 그냥 그렇게 여지껏 처럼 하면 돼. 근데, 네가 수학을 통해서 네 자신의 사고 방식을 좀 개선하고, 살아 가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고 싶으면 (어차피 같은 시간 동안 공부 하는 데 일석이조면 더 좋겠지^^), 문제를 해석하는데 투자하는 시간을 늘리렴. 시험 문제 뿐만 아니라 평소에 문제를 풀 때도 그래야 해. 문제를 제대로, 꼼꼼히 보란말이야. 대부분의 아이들은 문제도 빨리 읽고 계산도 후딱하고. 그러지 않니? 문제 파악이 안되서 틀리고, 계산을 빨리하다 틀리고. 그러고 나서 하는 말이, "아차, 실수했다"... 실수도 실력이야. 그야말로 실수라면 금방 고쳐져야 하는 데 아무래도 안되는 고질적인 실수라는 게 있어. 그건 더이상 실수가 아니야. 너의 실력으로 굳어 진 거지. 그리고 그걸 극복하려면 많은 노력이 있어야 한단다. 어떠하냐고? 공부 방식을 바꿔야 해. 아니, 사고 방식을 바꿔야 해. 내가 늘 주장하듯이 수학은 '사고방식'이거든! 그렇지 못하면 늘 적당히 실수하고 이번 수능 문제 같은 게 나오면 여지없이 골탕 먹을껄.... 수능 얘기가 나왔으니까 하는 말인 데, 내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이번 문제는 참 멋진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각 단원에서 꼭 알아야 할 핵심문제들을 익숙하지 않은 표현을 써서 나타냄으로써, 학생들이 각 단원의 수학을 배우면서 그 동안 얼마나 진지하게 고민을 해 왔는 지를 가늠하려고 했던 것 같아. '시험'에서 파악하려고 하는 것은 아이들의 수학적 지식의 수준을 파악하는 것 보다는, 자신이 가진 지식의 성격을 파악하고 그것을 다루는 능력을 파악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대단한 전문 지식에서 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들이 대부분은 다 다니는 고등학교 수준의 지식에 있어서도 그것은 필요한 거지. 왜냐면 우리가 '배우려는 목적'이 원래 그런 데서 시작한 거니까. 공부를 폭 넓게 하라는 둥, 생각을 깊게 하라는 둥, 그런 말들은 사실 어떤 구체적인 상황에 오면 막막해 지기 마련이야. 어떤 게 깊은 거고 어떤 게 넓은 건지를 알수가 없거든. 그런 파악은 한 두 가지의 처세술이나 요령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남에게 설명하기도 힘든 것이란다. 흠......그런 것은 말이야. 평소에 되어야 하는 거야. 한가지의 지식를 배워도 그것의 성격을 파악하고 다루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봐. 그것은 습관화되고 체질이 되면 가능해지는 것이고. 아주 어렸을 때 부터 말이야.... 그래 넌 이미 나이를 좀 먹었구나. 이제 얼마 후면 수능도 보게 될 꺼고..... 마음이 급해 지겠지. 그렇더래도 말이야, 인생을 길게 보면 지금은 그리 늙은 나이가 아니란다. 지금 시작해도 돼. 지금이라도 수학 문제를 볼 때 찬찬히 뜯어 보는것 부터 시작하렴. 그리고 자기에게 질문 하는 거야...."왜 이런 거지?"하고. 맨날 맨날 그러다 보면 네 눈으로 보는 세상이 열리고, 네가 지금 고민하는 수학 문제의 얕은 '꼬아짐'정도는 귀엽게 보일 수도 있을 지 모른단다. 자, 지금부터 너에게 물어 봐. '왜?'하고 말이야...... 네가 잘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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