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아님, 이렇게 밝은 대낮에 사람 울리셔도 되는겁니까? 별생각없이 읽어내려갔는데... 제가 옛날 운운할 처지는 아니지만 정말 옛날에는 이렇게 가슴 뭉클한 일들이 참 많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부족함이 많아서 아쉬웠던 옛날이지만 그리워요. 다시 못 돌아갈 그 어린 시절이.. 좋은 얘기 고맙습니다. 리디아님의 글입니다. > > 요즘 들어, 바쁘기도 하고, 게으르기도 하고, > 다이어리 업할 것도 밀려 있지만, 실천을 하지 않고 있고, > 유아 영어 게시판에 영어랑 동떨어진 글들만 가끔 올리고 있는 > 일명 '또라이'리디아입니다. > > 아들놈 감기 뒤치닥거리 하느라, 금요일 부터 > 아무것도 못하고... > 이틀 밤을 고열에 시달리는 놈 > 지키느라 > 꼬박새고 나니...머리가 띵한게... > 위로 받고 싶은 꾸리꾸리한 날이네요. > > 이런 저의 처지에 아래의 글이 민감한 감수성을 > 건드려 버리네요.엉엉~~~엄마!!! > > 울 아버지도 초등학교 교편생활을 하시면서, 3남매를 기르셨지요. > 쥐꼬리 만한 교사 월급으로 울 남매를 기르시면서, 좋은 옷 한번 > 못사입으셨던, 울 엄마가 생각나...눈앞이 흐려지는 아침이네요. > > 우리가 요즘 이렇게 호사를 누리고 살 수 있는 것은 아마도, > 역동의 시대를 살아간 우리의 부모님, 할아버지, 할머니의 > 피땀이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네요. > > 6살 짜리 울 아들에게, "광복절"이 무슨 날인가 설명해 주는 것도 싶지 > 않네요. 어떻게 설명해 주셨나요? 히히히...이야기 해주고 나니, "나쁜 일본놈"이라고 떠들고 다니는 군요. 좋은 엄마 되는 것....결코 쉬운 일이 아니군요. > > > 코 끝이 찡해지는 이야기 > > > 아버지가 읍에 있는 작은 중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계실 때였다. > 집을 지키느라 가끔은 심심해하시는 > 어머니에게 닭을 키워 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아버지께서 제안을 하셨고 > 아버지의 권유대로 닭을 키우기 시작하면서 어머니의 얼굴에는 화색이 돌았다. > 어머니는 신작로에 나와서 우리를 기다리는 것보다 시간마다 닭장에 들어가 > 달걀을 빼들고 나오는 일에 더 즐거움을 느끼시는 듯했다. > > 처음에 세 마리였던 닭은 다섯 마리, 열 마리, 스무 마리까지 늘어갔다. > 글쎄, 닭 때문에 우리 가족이 누리는 행복의 양이 늘어간 것을 어떻게 표현해야 > 할지. 우리는 어느 아이들보다 풍족하게 계란 음식을 먹을 수가 있었고 > 어머니 대신 닭장 안에 들어가 아직도 온기가 남아 있는 알을 두 손으로 소중히 > 받아 안고 나오는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 > > 어머니는 그렇게 모은 달걀을 들고 시장에 나가 팔기도 했다. > 그리고 그 돈은 우리의 옷과 책가방, 학용품 등을 사는데 보태어지는 것이었다. > >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 어머니는 우리 삼형제를 모아 놓고 중대한 선언을 했다. > 내 졸업식이 끝날 때까지는 계란을 먹을 수 없다는 것이다. > 바로 밑 동생이 울상이 된 얼굴로 이유를 물었고, > 어머니는 형의 졸업식날 좋은 옷 한 벌을 해주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 졸업식은 한 달 가량 남아 있었고, > 그 졸업식에서 나는 전교생 대표로 우등상을 받기로 되어 있었던 것이다. > 느이 형은 좋은 옷이 없잖니. > 그 날마저 허술한 옷을 입게 둘 수는 없잖아? > 어머니는 부드럽게 웃으며 납득시키셨지만 그 설명을 듣는 두 동생의 > 얼굴이 일그러지는 것을 보며 나는 마음이 아팠다. > 동생을 섭섭하게 하면서까지 새옷을 입는 일 따위는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 엄마가 옷 때문에 마음이 아프다면 > 차라리 나는 졸업할 때 어떤 상도 받지 않겠다고 하겠어요. > 슬픈 빛으로 막내동생이 말했다. > 아니야. 엄마는 큰형이 큰 상을 받게 되어서 얼마나 기쁜지 모른단다. > 상을 받으러 아들과 함께 연단에 올라갈 그날만 생각하면 가슴이 설레이는 걸. > > 그로부터 일 주일이 지나서였다. > 어머니가 근심스러운 얼굴로 나를 불렀다. > 달걀이 매일 두 개씩 없어지는구나. > 스무 마리의 닭 중에서 알을 낳는 닭은 열다섯 마리인데 > 달걀은 매일 열세 개씩밖에 모아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 처음 하루이틀은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지만 일 주일 내내 그럴 수는 > 없는 일이라고 했다. 정말 알 수 없는 일이다. > 나는 너희들이 학교에 가고 나면 주로 닭장 문 근처에서만 왔다갔다 하거든. > 어머니의 말대로 닭장은 마당 한 귀퉁이에 있었고, > 대문에서도 한참이나 안쪽으로 들어와야 되기 때문에 > 쉽게 도둑맞을 염려도 없었다. 설사 도둑이 들었다해도 왜 하필 > 두 개만 들고 간단 말인가? > > 아버지에게까지 알려 해괴한 그 일의 문제를 풀어 보고자 했지만 > 해결되지는 않았다. > 아버지는 밤마다 대문을 철저히 잠그고 대문 근처에 개를 묶어 두는 > 방법까지 동원했지만 도둑을 잡지는 못했다. > > 그 일이 계속되는 가운데 졸업식날이 다가왔다. > 약속대로 어머니는 그 전날 읍에 나가 내 옷을 사 가지고 왔다. > 붉은색 체크무늬 남방과 곤색 자켓이었다. > 바지는 입던 것을 그냥 입어야겠구나. > 달걀이 없어지지만 않았다면 바지도 하나 살 수 있는 건데 그랬다. > 어머니는 새옷을 내놓으면서도 아쉬운 표정이었다. > 여보, 난 정말 너무 기뻐서 연단에 올라가 울 것만 같아요. > > 졸업식날이 되어 아끼고 아끼던 한복을 입고 나선 어머니. > 그때 우리 모두는 늑장을 부리는 막내동생을 기다리기 위해 > 한참이나 마당에 서 있었다. > 막내동생은 아버지가 어서 나오라고 두 번이나 말한 다음에서야 > 방문을 열고 나왔다. > 형들 준비할 때 뭘 했니. 어서들 가자. > 아버지가 간단히 주의를 주고 나서 우리 모두 막 몇 걸음을 떼었을 때였다. > 제일 뒤에 처져 있던 막내동생이 수줍은 듯한 목소리로 어머니를 불렀다. > 우리 모두 뒤돌아보았을 때 > 막내동생의 손에는 하얀 고무신 한 켤레가 소중히 들려져 있었다. > 그제서야 나는 한복 치마 밑으로 코를 삐죽 내밀고 있는 > 어머니의 낡은 고무신을 바라보았다. > 얼마나 오래 신었던 것인지 색이 바래 흰색으로 보이지도 않았다. > 나는 부끄러웠다. > 내가 엄마한테 주려고 샀어요. > 하지만 너무 야단치지는 마세요. 달걀 두 개는 어디까지나 제 몫이었으니까요. > > 그날 어머니는 연단에 서기도 전에 > 눈물을 펑펑 쏟아 몇 년 만에 한 화장을 다시 해야했다. > 나의 손을 잡고 연단에 올라가면서도 > 어머니의 눈길은 막내가 내 놓은 하얀 고무신 코에 머물러 있는 것을 > 나는 볼 수 있었다. > 우리에겐 달걀이단지 반찬으로서가 아니라 사랑의 가교역할을 해 주던 > 시절이었다. > > > [퍼온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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