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기맘님의 밀가루 놀이를 보고 '오호라 저런 방법이?' 하고 벼르던 차 드디어 어제 홈쿠킹 클래스를 시작하였습니다.(말만 그럴듯) 우선 둘째를 바텐 의자에 가둔 후(올라만 갈 뿐 내려오지 못함) 울부짖는 둘째를 애써 무시하며 신문지 깔기 부터 시작했지요. 사실 엄두가 나지를 않아 차일 피일 했는데 지나가는 말로 윤재에게 쿠키를 만들어보자고 했더니 아이가 광분하여 저를 졸라대는 것이었습니다. 마침 냉장고에서 시커멓게 썩어가는(?) 바나나도 있고 하여 재료는- 바나나(꼭 어떤 식으로든 처치하여야 함) 2개, 밀가루, 베이킹 파우더, 소금, 잣(건포도를 아무리 찾아도 없기에) 이상 5가지를 윤재- 주걱으로 열심히 저었습니다. 간간히 영어를 튀어나오긴 했으나 저 또한 정신이 없는 관계로 영어는 무슨 영어, 그냥 요리 시간이었던 셈이지요. 처음엔 밀가루와 바나나만 휘휘 젓게 할 생각이었는데 그만 구석에 처박혀 있던 베이킹 파우더가 나오지 뭡니까? 그리하여 제 생에 처음으로 집에서 쿠키 비스무리한 것을 만들게 되었답니다. 베이킹 컵도 없어서 쿠킹 호일에 담아 미니 오븐에 굽기를 20여분(오래 걸리더군요. 반죽이 질어선지). 윤재 목 빠졌습니다. 삐삐를 신나게 보고 있을 즈음 드디어 대망의 바나나 쿠키 완성! 맛, 모양 모두 요상 망칙한 윤재표 바나나 쿠키의 탄생입니다. 잔뜩 기대에 부풀었던 윤재는 한입 맛보고 벌써 흥미를 잃었고(ㅎㅎ 아마도 쿠크다스를 기대했던 듯) 때마침 일찍 퇴근한 아빠가 감동하며 다 먹었습니다요.(음식은 절대 안버리는 주의) 다음엔 제대로 된 쿠키를 구워보자 하고 마트에 가서 베이킹 컵이랑 밀가루랑(있던 것은 2000년 10월 11일이 유통 기한) 건포도랑 소세지(울 아들들 촌스럽게 소세지 빵을 젤 좋아합니다) 등등을 사왔지요. 다음번엔 신문지 깔기부터 영어로 시작해보리라 다짐을 하며 윤재보다 더 열중하고 있는 엄마입니다. 한편 둘째는 혼자 놀기의 진수를 보여준 바- 제 저녁밥을 다 쏟아버리고 말았습니다. 결국 굶고 잤지요. 밥이 더이상 없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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