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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개월+28]민속박물관 허수아비 축제(두번째 참가) -〈체험〉

  • 봉황
  • |
  • 2002-10-15

1!@#$
[2002년 9월 15일 일요일]

신청을 하면서 영어모임 엄마들에게 일일이 전화해 일요일에 모두 허수아비 만들러 가자고 했더니 모임나들이가 되었다.

아이아빠가 바쁘다고 해서 국립민속박물관 앞에 데려다만 주고 가는 바람에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일찍 도착해서 뭘 해야하나..시간에 에워싸여 잠시 고민하기도 했지만 달리 밖에 나온게 아니었다.
보이는게 모두 놀거리, 말해줄거리였다.
짚신..갓..한약재 파는 곳과 이젠 물어보기조차 미안한 멍석과 지게..지푸라기..
자판기에 가서 따뜻한 커피라도 마실까..하고 갔더니 새로 매점이 생겼나보다.
가격은 어찌나 비싸던지..간단하게 커피한잔 하고..아이처럼 조르기에 불량식품 같은 알록달록 팝콘을 사줬더니 어찌나 좋아하던지..

................................................................................................................................................

하나, 둘..모임 식구들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접수를 확인하고 나서 면티와 간단한 프로그램 소개책자와 교환권을 받아 허수아비 골격을 세울 막대기와 짚단, 그리고 노끈을 받아들고는 일찌감치 잡아놓은 훤한 자리에 모두 모였다.
작년엔..미리 근사하게 준비해서 대단한 작품을 만들어보겠다고 벼르고 있었는데..전날부터 다같이 가서 놀고, 함께하다 오자..생각했기에 허수아비를 만늘더 가면서도 옷가지 하나 준비하지 않고 '아트허수아비'를 만든 심산으로 준비물을 챙겼다는 것이 색종이..풀..스카치테이프..물감과 페인트 붓 그리고 물건 보호를 위해 소포에 껴서 오는 충격완화 비닐을 잔뜩 준비한 것이다.

골격을 만든 후 엠보싱처럼 볼록볼록한 비닐을 옷으로 입히고는 아이들에게 "여기 물감 있으니까 너네들 하고 싶은대로해..붓으로 해도 되고..손으로 해도 된다" 하니 아이들이 처음엔 붓으로 하더니 이내 손으로 여기저기 알록달록 바르기 시작한다.
그다음은..색종이를 찢어서 여기저기 붙이는 것.
보는 사람들이야 '저게 허수아비 만드는거냐' 싶을지 몰라고 하는 아이들 얼굴엔 야외모임이라도 하는 기분이었는지 서로 찢고 붙이고 바르면서 활기차 보였다.
여기저기 카메라가 아이들을 연출시키며 찍어가기도 하고, 인터뷰도 하고..
나중에 우리는 '분명 TV에 나왔을거야' 하면서 기대를 걸어보기도 했지만 찾을 수가 없던 건지, 아예 안나온건지..알순 없다.

작업을 마친 아이들은 저마다 손과 옷에 물감 천지를 했지만 그런 모습조차 귀엽고, 잘들 제대로 논 것 처럼 보였다.
모임 식구들이 각자 만든 네개의 허수아비를 일렬로 꽂아놓고 단체로 사진을 찍었다.

농악소리가 들리기 전에 우리는 '고양이 쥐잡기 놀이'도 하고 아이들을 하나씩 앞으로 나가게 해서 노래자랑도 했으며 각자 싸온 김밥으로 멋진 야외에서의 식사까지 해결했다.
얼마나 멋진 일이던지..
다른 사람들은 오히려 우리들을 보며 즐기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
한쪽 공간을 다 차지하고는 그렇게 놀아대니..
우리는 아이들과 함께 지푸라기를 한곳에 모으기 게임도 했다.
제대로 놀았던 만큼 제대로 치워놓은 것이다.

농악놀이를 하면서 서로 하나가 되어 '대~한민국'도 외치고 서로의 손을 잡고 빙빙 돌기를 얼마나 많이 했던지..숨이 차긴 했지만 흥겨운 우리장단에 맞추어 모두가 하나되니 아이들도 연신 웃음가득한 얼굴이다.

드디어..허수아비 수상자 발표..
동상..금상..발표할수록 우린 대상인가보다..하고 끝까지 기대를 했건만..^^
세태를 반영하는 의도를 갖았던 '어떤작품'이 대상을 받았다.
보기엔 아주 평범했지만..의미는 심오했던 것 같다.

"아..우리도 다음엔 그때 새태봐서 상황에 맞는 허수아비를 만들자고"
작년엔..창의적인 허수아비가 일등을 했었는데..올해엔 너무 창의성 중심으로 허수아비를 만든 탓일까.
아쉽긴 했지만..시선집중도 많이 받고 우리 모두 즐거웠으니 됐지.

................................................................................................................................................

이대로 헤어지기가 아쉬워 모두 우리집으로 향했다.
시댁에 가느라 조금 일찍 집으로 갔던 세훈이네를 제외한 다른 식구들 모두 한자리에 모여 한잔씩도 하고..저녁도 먹고..아빠들끼리 처음(?) 인사도 나누었다.
다들 돌아간 후..치울거리가 골치이긴 했지만..이렇게 모여서 사람끼리 부대는 것도 때론..행복한 일이다.
더군다나..온라인 상에서 만난 인연으로 이렇게까지 지속적으로 마음으로 대하는 사람들을 만났을 때는 더더욱이 말이다.
내년에도 분투해서 또다시 행복으로의 도전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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