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은, 누군가 도와주는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아이가 태어나 말을 '배우는' 것도 다른 사람이 말하는 것을 보고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는 데, 만약 곁에 아무도 없다면, (입이 있으니까) 소리를 낼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말'이 되지는 못할 것입니다. 따라서 아이 주변에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말하기를 배울 수 있는 기본적인 환경이 제공되었다고 볼 수 있겠죠. 아무리 똑똑한 아이라 해도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수학을 터득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우스는 말 보다 수를 먼저 깨우쳤다고 하지요...인류 역사를 통틀어 유일한 경우가 아닐지...그리고 가우스가 섬에 혼자 살았던 것도 아니고...)마찬가지로, 아이가 수학을 배울 때, 도와줄 수 있는 '교사'가 필요합니다.그래서 학교에 다니고 있는 거죠. '아이표'라고 해서 교사의 존재 자체까기 부정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교사의 역할이 어느 정도 개입이 되느냐에 따라 수동적 학습으로 보여지기도 하고, 능동적 학습으로 보여지기도 하는 것이겠지요.아이가 학교를 다니고 있기 때문에, 수업(물론 수업의 형태도 다양합니다. 일방적인 설명식도 있고, 토론식도 있겠죠. 협동학습도 있고, 개별학습도 있구요. 수업이라고 해도 옛날 교실만 떠올리지는 마시길...^^;;;)을 통해 개념을 학습할 '수' 있습니다.학교 수업을 활용하여 학습을 하는 방법을 저는 아이표라고 생각합니다.아이표라고 해도, 자기가 더 알고 싶은 내용은 자기보다 잘 하는 동료나 어른들에게 물어보거나 책을 찾아 읽고 해결할 수 있겠지요. 이 때, 궁금증을 갖게 되는 사람은 아이라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을 해결하는 방법에 있어서는 주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엄마표는, (엄마 입장에서) 아이표로 진행하는 자녀를 '도와주는' 방법입니다.도와줄 때, 사안에 따라 직접적으로 도와줄 수도 있고 간접적으로 도와줄 수도 있겠지요.직접적으로 도와주는 것은 아이가 질문한 것에 대해 아이와 마주 앉아 직접 '가르치는' (공부를 아주 매우 많이 해야겠죠?) 것인데, 이것은 아이가 궁금해하는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도구를 엄마가 가지고 있을 때 가능한 방법입니다. 간접적으로 도와주는 것은, 아이가 궁금해하는 것을 즉각 알려줄 수는 없지만 그 해결 방법을 제안하는 것입니다. 해결 도구를 엄마가 가지고 있지 않을 때, 아이보다 인생을 더 산 경험을 동원해서, 해결 도구를 제안하는 방법으로 아이를 도와주는 것입니다. 결국 제가 생각하는 엄마표에는 먼저 아이의 능동적 학습(아이표)이 전제되어 있습니다. 어제 방송에서 말씀 드린 내용은, 엄마가 배워서 아이에게 전달하는 방법이니까 일종의 '중재된 엄마표'인 셈이지요. (제가 생각하는 엄마표나 아이표가 현실적으로 힘들기 때문에, 그런 방법을 공개적으로 제안하는 것이 분위기 상 너무 앞선다는 의견이 있었는데, 제가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궁극적인 방향은, 능동적으로 학습하는 아이로 기르자는 것입니다.그러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학습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 그 중에서 수학을 학습한다는 것은 어떤 상태를 말하는 지에 관한 것에 대해 논의하고 합의하는 과정이 필요하겠죠.(능동적 학습과 자발적인 아이에 대해서는 저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몇 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바입니다. 저의 가장 중점적인 화두이니까요.)이와 관련해 보았을 때, 수학 학습은 '개념적'이어야 한다고 보는 것입니다. 수학의 개념을 학습하는 것은, 수학의 본질을 탐색하는 것입니다.'본질'에 관해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과 '현상'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아이가 보여주는 학습 결과물을 분석하는 관점이 서로 다를 것입니다.제 경우, 아이가 100점을 받아 왔다고 할 때, 그 문제들이 어떤 문제였기에100점이었는 가에 먼저 관심을 가집니다. 또 85점을 받아왔다면, 맞은 문제와 틀린 문제를 분석해서 아이를 진단하고자 합니다.만약 아이가 놓친 그 15점이 수학의 본질적인 개념과 무관한 단순한 문제였다면 그냥 넘어갑니다.이것은 제 아이가 아니라 다른 학생들이라도 그렇습니다.하지만 아주 중요한 것이 그 15점 안에 있었다면, 이는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입니다.즉, 점수 자체가 아니라 그 문제가 어떤 성격의 문제인지를 살핀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관점을 나누고 싶습니다.수학을 지도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수학에 대해 저와 다르게 생각한다거나 교육에 대해 저와 다르게 생각하는 분들에게는,그다지 중요하지 않고 자신들과는 전혀 상관없는 정보로 여겨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기본적인 생각이 다르니까요.가치관이 서로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