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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개월+23]Digital Dreams, Analogue Desires / 디아나의 노래

  • 봉황
  • |
  • 2001-07-11

[7월 11일] 사랑티켓을 미리 끊어 놓을 목적으로 대학로에 나갔다. 몇작품 탐이 나서 주말에는 사람이 너무 많기도 하고(저번에도 20분만에 매진되어 거금들여 공연을 본 적이 있다), 평일 공연은 오후 늦은 시간이라 매진 될 것 같기도 해서 마로니에공원 산책 겸 해서 나갔다. 12,000원짜리 석장과 8,000원짜리 사랑티켓(5,000원씩 할인) 석장을 끊었으니 30,000원으로 해결봤다. 표도 끊었겠다..공원이나 돌자..그리고 공원으로 갔는데 미술회관 한쪽 벽면을 채우고 휘날리는 플랭카드가 눈에 띄었다. Digital Dreams, Analogue Desires = 디아나의 노래 2001년 7월 9일~7월 29일 /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내의 미술회관 전관 디아나란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합성어이기도 하고, 동시에 로마신화에 나오는 달과 사냥, 출산을 담당하는 여신의 이름이기도 하댄다. 작품 감상에 들어가기전 전시회에 대한 설명이 적혀있는 글을 빌자면, 달은 만질 수 없는 비현실, 사냥과 출산은 현실의 삶과 욕망을 은유한댄다. 현실과 비현실의 조화...현실같은면서도..어쩌면 비현실 같고, 아니면 비현실 같은데 만져보면 현실인 상황..작픔 몇개를 본 결과 뭐 이런거겠지 생간된다. 입구에서 조용히 전시회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글들을 읽고 있는데 현지는 혼자서 전시실로 다가가 서성대고 있었다. 찬찬히 훑어볼 겨를 없이 조용히 해야한다는 주의를 주고 같이 들어갔다.(큐레이터가 들어가는 순간부터 아이를 몇번이고 주의해 달라고 당부를 했다. 바로 전에 작품의 전구를 깨트리고, 같은작품의 가루를 무너뜨려 고생을 했다는 것이다.) 작품 설명이 대부분 되어있지 않아 난해한 면은 있었지만 어떤 작품은 큐레이터가 도움을 주어 쉽게 이해를 할 수 있기도 했다. 작품의 의미보다는 현지와 함께 작품을 만드는데 사용한 재료에 대해 더많이 얘기를 해준 것 같다. 나도 보기에 뭔지 전혀 감을 못잡는 것들도 있는데..ㅎㅎ 아이의 무한한 상상력으로 다 이해할 수 있겠지..하는 기대는 멀찌감치 버리고 작품의 재료부터 차근차근 얘기해주며 가까이에서 보기도 하고 멀리서 보기도 하면서 작품을 보는 방법도 보여줬더니 나중에는 한술 더 떠서 가까이에서 보고 있으면 "엄마, 한발 나와서 멀리서 보는거야"하면서 잔소리를 하기도 했다. 내가 관심이 간 작품은 제목이 기억나지 않는 작품인데(작품 설명이 아마..꿈 속에서 아주 큰 뭔가를 봤는데..그건 아주 작은 것이었다..뭐 이런거였다.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것이 멀리서 보면 아주 큰 물체들이 가까이서보면 무수한 점들이 모여서 이루어졌다..이런걸 얘기하고 싶었던 것일까..어디까지 내가 받아들인 작품의 견해일 뿐) 다행히도 그 작품이 기억에 남는 이유가 재료였으니 그와 같은 재료를 사용한 다른 작품의 이름은 팜플렛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제목이 기억나지 않는 한 작품은 검정색 실리콘들의 움직임이 위를 향했고, 이작품은 사선으로 향하는 역동적인 좀더 동적인 작품이었다. 황인기 / "27㎏짜리 윤두서와 33㎏짜리 윤두서" 윤두서란 인물은 조선시대 화가로 예전에 교과서에서 본 기억이 나는 화가이다.윤두서 초상화보기 제목에서 말하는 무게가 아마도 작품의 무게를 말하는 것 같다. 네가티브로 작업된 작품이 실리콘을 많이 이용해 만들었으니 무게가 더 나가는 것을 작품의 제목으로 연결시킨 모양이다. 글루건을 사용하면서도 보아왔던 가느다란 꼬리가 작품에 생명력을 넣어 주는 듯 했다. ?_blank"현지야, 이작품은 실리콘으로 점을 찍어서 멀리서 보면 어떤 그림인지 알아보지만 가까이서 보면 잘 모르겠다,그렇지?(그러고 보니, 모네의 작품에서도 이런 설명을 해 준적이 있네) 이건 아래에서 위로 향하고,이작품은 휙휙 사선으로 달아나는것처럼 보이네?" "엄마,이거 그만보고 색종이 볼래" "색종이?" 노상균 / 방향(The Directions) 멀리서보니 빛의 흐름을 이용한 종이작품 같지만 가까이서 보니 초등학교 때 운동회에서 부채춤을 출 때, 한복에 달던 납작한 반짝이 구슬을 결대로 잔뜩 꿰어 멀리서 보면 종이처럼, 가까이서 보면 아주 작은 반짝이들의 행진을 볼 수 잇는 작품이었다. "이건 녹색이고,이건 블루색이고 이건 핑크색이다. 색종이 아니지?" 그래, 멀리서 보니 색종이 같았던 것을 가까이서 보니 아니란 걸 알았나보지? 아이의 잘난체(?)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김종구 / 대동여지도 그냥 한자로 뭔가를 적어 놓은 줄 알았다. 큐레이터의 작품 설명이 있기 전까지는.. "현지야, 이거 흑연인가보다. 연필로 글씨 쓸 때 보이는 검정색 부분을 갈아서 만든건가..?" 작품제목을 보기전이라 재료도 미처 보지 못한 상태였다. 그러면서 아이와 얘기를 하는 동안 큐레이터가 와서는 쇳가루랜다. 한시를 적어 놓았는데 모니터를 가리키며 "저기 있는 카메라가 비추는모습이에요" 한다.무슨 산과 강..지도 같은 느낌이 들었다.자세히 보니 글씨의 높이가 굵기도 다달라서 옆에서 보면 진짜 산맥처럼 높다가도 동산처럼 낮은 곳까지 다양한 모습이었다. "대동여지도에요. 여기 카메라가 있는 위치에서 찍혀지는 것이 모니터로 보여지는거죠" "이 전구는 뭐죠?" "빛에 의해서 그림자가 변하면서 지도의 모습이 조금씩 변하는 것을 보여주는 거예요. 다른 작품과 같이 전시되는 바람에 주위가 더 어두워야 잘 보이는데 그렇지 못했죠" "엄마, 뒤로 와서도 보는거야" 현지와 카메라가 있는 곳에 가서 손을 움직이니 모니터에 손이 보이는 것을 보고 현지에게 더 쉽게 얘기해 줄 수가 있었다. "현지야, 위에서 보면 한문글씨인데(한자에 대해서는 조금은 안다. 하늘천 따지와 자기 이름에 들어가는 이름은 알려줬고, 한자라는 글씨도 있다는 것은 예전부터 보여줬으니까) 여기 카메라가 있는 곳에서 보면 산도 보이고, 강물처럼 보이기도 하고 그렇지? 여기서 보면 지도가 보이는거야." 동충하초라는 작품도 재미있는 작품이었고, 제목을 모르는 투명비닐이 커튼처럼 내려진 곳에 미로처럼 점자판을 맨발로 밟고 돌아다니며 컴퓨터에서 내가 선택해 놓은 피아노 소리를 듣기도 했다. 처음에는 컴퓨터와 내가 밟는 점자판이 센서로 연결되어 있을 줄 알았는데..아직 그 수준은 아니라나..카이스트에서 만든 작품이란다. 현지는 여기서 나와 같이 한번, 모르는 아주머니와 한번, 그리고 혼자가 반정도는 한번 더 갔다 올 만큼 여기서 더 머물고 싶어했다. 1전시실을 다 보고 제 2전시실로 올라가는데.. 제일 엽기적인 작품이었다. 적어도 현지와 나에겐 제일 재미있고 다른 사람들이 그냥 모르고 지나치며 올라갈 때 난 미리 아!~ 알아체고 작품이 주는 의미를 마음껏 현지와 누릴 수 있었다. 내가 큐레이터라도 되는 냥, 아무것도 모르고 올라오는(작품 설명에관심이 없는 사람들인 듯)..그래서 비명소리에 뭔가..하고 어리둥절해 하는 사람들에게 설명도 해주며.. 아마 아이들도 원리를 알면 제일 좋아하리라 여겨지는 작품이었다. 정동암 / 희생(The Sacrifice) 우선 올라가기 전 벽에 붙어있는 작품 설명을 잘 읽고 난 후에 8번째 계단부터 사람이 그 계단에 누워있다고 생각하고 위치를 밟아줘야 정면으로 보이는 모니터 영상의 계단에 누워있는 사람의 위치가 맞아 떨어져 그 사람이 비명을 지르게 되는 것이다. 좌측 계단으로 오르면 작품의 주인공이 생각하기엔 처량하기도 할, 아름다운 눈도 내린다. 어쩌면 잔인하기도 한 작품인데..현지와 얼마나 재미있게 팔과 가슴, 얼굴을 밟아가며 그비명소리를 즐겼는지.. 하지만 방생하는 것처럼 거금 310원(동전 4개)을 투자해서 잔인하게 짓눌린 그사람을 회생하게도 해주었다. 동전 하나를 넣을 때마나 장미꽃도 피었다가 짓눌린 사람이 다시 살이붙은 모습으로 돌아오기도 해서 아이가 몇번이나 회생하는 모습을 보려고 동전을 집어넣는 바람에 후에 올라오는 아저씨들은 비명소리 한번 듣지 못하고 전시실로 그냥 들어가게 만들기도 햇다. 자꾸 돈을 넣으니 비명소리를 지를 겨를도 없었나보다. 2전시실에서 제일 맘에 드는 작품은 목판화작품. 12지신을 책으로, 영상으로,그리고 목판화 작품으로 다양하게 즐길 수 있었다. 판화의 매력은 화려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조차 판화에서 느껴지는 단색의 화려함과 세밀함을 찾을 수 있기에 반할 것이라 생각될 만큼 다양한 얼굴을 갖은 미술장르임에 틀림없다. 아이는 동물의 종류에 대해서만 말할 뿐 12지신에 대한 관념이 없었다. 어떻게 설명해줘야하나 고민하다 현지에게는 아직 읽어주지 않은..열두띠이야기의 내용을 인용해 설명해주었다. "현지는 토끼신이 세상을 다스리는 해에 태어나서 토끼띠야. 엄마는 소신이 다스리는 해에 태어나서 소띠고. 해마다 그 해를 다스리는 신이 따로 있거든. 그 신이 12명인데..이게 그 열두신을 판화로 표현한거야" 나중에 도장찍기라도 하면 그 느낌을 조금씩 알아가려나..내일 어린이집에서 도장찍기가 있으니..살펴봐야겠다. 실뜨개놀이라는 작품을 보러 들어갈 때에는 처음에 빛으로 반사되는 긴 줄이 레이저로 뿜어내는 것인 줄 알았다. 그런데 진짜 실. 그리고 실로 사람의 얼굴 형태만 만들어 놓고 그앞에카메라를 설치해 눈,코, 입 그림자가 비춰져 꼭 실로 만든 얼굴이 눈을 깜빡이면서 말하는 것처럼 들렸다. 기침도 하고..현지는 정말 신기해 보였는지 얼굴이 말을 한다며 좋아했다. 어떤 여자애가 하나도 안 신기하다며 여기에서 여기로 영상이 비춰져서 말하는 것처럼 보이는 거라고 작품의 이미도 모른체 남들 다 아는 난체를 하는데, 현지 왈 "엄마 이거 여기서 뭐가 나와서 여기서 움직이는거지" 그런다. 그새 뭘 들었다고.. 다른 작품들도 볼만 한 것들이 더 있다. 현지와 난 이번 전시가 우연히 얻은 성과치고는 아주 흥미롭고 재미있었기에 다음에 연극을 보러 갈 때에 마로니에공원에 들러 재미있는 작품이나마 한번씩 더 즐겨보고 올 예정이다. 돌아오는 길, 마로니에공원 한켠에서 어떤 아저씨가 노래를 아주 재미있게 부르며 분위기를 모으길래 가서 몇번 웃으며 노래도 부르다..비둘기 깃털을 들고 다니며 "비둘가~ 이거 가져가야지"하면서 쫓아다니는 현지의 개그를 가만히 보기도 하다가 6시가 다 되서야 집에 돌아왔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제일 먼저 "열두띠 이야기"를 읽어주었다. 또 읽어달랜다. "나 이거 봤지? 이거 똑같으지? 현지는 토끼띠지?" 이번 전시회는 다양한 장르와 재료, 흥미까지 한꺼번에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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