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동거? 아이와 직장? 높은 장대 위의 외줄타기처럼 늘 아슬아슬한 심정으로 집과 직장을 오가면서, 머리 속 뇌에 딱 가르마라도 탔으면 좋겠다라는 절실한 심정으로 오늘도 나는 위험한 동거를 한다. 그래도 무엇하나 놓을 수 없기에 가능한 한 최선을 다하며 알뜰살뜰 살고 싶다. 늘 부족하지만, 그래서 늘 아쉽지만, 그렇다고 손 놓고 자책만 하기보다는 오늘 하나라도 더 하였다면 그만큼 더 행복하리라….. 지금이 7월! 그러니까 지난 2월부터 새 마음 새 뜻으로 다시 마음 다잡고, "주디, 우리 이제 영어로 놀자 다시~(조그맣게^^;)" 한지가 어언 6개월이 지났다. 이 즈음에 들어 한 번 중간점검 들어갈 때가 온 것 같다.^^ 늘 일에 쫓긴다는 핑계로 걸러 놀기 어언 3년! “꾸준히~” 만큼 중요한 것이 없건만, 늘 나의 게으름과 불근면성과 끈기부족에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과중한 업무^^까지 겹친 통에 늘 어려운 것이 이 꾸준함이 아이었던가. 이 대목에서 늘 일하시면서 또한 함께 불철주야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는 가은아빠를 보면.. 쩝! 별루 할말이 없다. 직장맘이라서... 라는 핑계가 무의미해지는 대목이다. 흠, 서론이 길군. 어찌하였든 그 3년 이라는 세월 중 올해 2월을 기점으로 다시 시작된 영어놀이는 그야말로 여지껏의 그것과는 달랐다. 즉 꾸준히 접해준 영어놀이가 6개월정도 지속된 것이다. 이제서야 비로소 아이에게 영어로 쫌! 놀았다~ 할 수 있겠다.^^ 그렇게 지나온 6개월은 그 이전의 2년 6개월의 긴 세월을 훌쩍 넘어 아이와 또 나를 영어의 세계에 푹 빠질 수 있게 한 것 같다. 물론 진정으로 빠진 건 나 초록토끼이고, 주디는 아마도 빠져서 물장구치는 엄마를 보면서 건져? 말어?하는 수준이지만... 말이다.^^ 지금의 변화상황은 어떠한가? 첫번째 변화는...엄마가 넘 많이 늘었단 것이다. ㅋㅋ 이 대목에서 뿌듯하지 아니할 수 없다. 오죽하면 민규맘이 나에게 한 소리할까. "언니, 알어? 언니 정말 많이 늘었어" 그니까 작년 봄, 처음 민규맘을 만났을 당시 내가 이랬다. 만나자 말자 주구장창 민규에게 영어로 얘기를 해대는 민규맘을 보면서 침, 질~ 쭈뼛쭈뼛하다가 주디에게 한마디… "왓 알 유 두잉?" 푸하하... 그러던 내가 소나기 같은 6개월이 지난 뒤 "와라유 두~잉?"이라 했다는 전설같은 얘기가 있다. ㅎㅎㅎ 학생 때부터 영어라면 담쌓고 지낸 내가, 지난 6개월간 보낸 나의 영어시간표는 다음과 같다. 1. 아침 출근길에 "영어 외우기 및 듣기" 이 대목에서 주의해야 할 사항은 메트로, 굿모닝 등과 같은 무료신문에 대한 정중한 거절이다. 뉴스를 거의 못 보고 사는 통에 한번 눈길을 주기만 하면, 그날 아침시간은 그걸로 끝이다. 이미 집어 들었다면 후회는 소용없다. 아흐~~ 지하철에서 정독으로 읽고 외운 뒤, 지하철을 빠져 나와 사무실까지의 길은 오디오 들으며 따라하기 시간이다. 비 맞은 중처럼 중얼중얼, 주위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기^^ 시간 부족한 직장맘이라면 뛰어 넘어야 할 산이다. 2. 퇴근길에 "아침에 듣고, 외워던 영어 다시 한 번 확인하기" 아침에 분명 외웠다고 생각했는데, 오후에 보면 이게 또 뭐라는 소린가 싶다.ㅎㅎ 하지만, 이 즈음에서 다시 봐 주니 한번 더 각인이 되는 느낌이다. 돌에 뭔가를 새길 때는 확실히 여러 번 새겨주는 잔다듬이 최고지. 암! 그리고 이 쯤에서 오디오를 다시 한 번 들어줘야 한다. 책을 보면서 외운 문장과 눈을 돌려 듣는 문장과는 상당히 다른 느낌이다. 아마도 아이들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다른 곳을 응시하면서 사운드를 듣거나, 머리속으로 상황을 그리면서 오디오를 듣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 shadowing을 하면 더 큰 도움이 된다. 말하기도 물론이지만, 잠깐만 정신 놓으면 이미 저만큼 멀리 도망가 있는 그 놈을 따라가기에는 이만한 방법도 없는 것 같다. 때로는 내가 직접 육성녹음해서 듣기도 한다. 발음면에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지만 (*^^* 부끄부끄) 암기에는 그만이다. 그리고 처음 틀린 부분에 가면 잊지 않고 꼭 다시 버벅거린다. 고놈 참 신기하기도 하지.... 3. 퇴근해서 주디에게 그 날 익힌 문형을 기반으로 생활영어 사용하기 근데 이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나름대로 외웠다고 생각을 하지만, 생각나는 건 한 두 마디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낫지 않은가? 그것도 쌓이니 꽤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사실 외울 때는 “올타구나! 이건 이런 때 써먹어야지” 하지만, 막상 그 상황이 닥치면 그런 표현이 있었던가도 생각나지 않으니...쩝! 4. 주디와 영어로 놀이하기 이 대목이 참 중요한 것 같다. 생활영어라는 게 한계가 있어서, 특히 직장맘들처럼 퇴근 후 잠시 아이를 만나는 경우는 할 말이 한정적일 수 밖에 없다. 밥 먹었니, 씻자, 간식 먹을래? 샤워하자... ㅋㅋㅋ 이제는 "브러쉬~" 소리만 들어도 입에서 단내가 나는 거 같다. 에궁... 수없이 사용을 했으나, 계속 입 속 에서 씹히는 말이 브러쉬 유어 티스... 인 건 그래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아마두 미운 정 들어서 그런 건 아닐까나? ㅋㅋㅋ 그런 주디와의 영어대화에 신선한 바람은 “놀이를 영어로..”. 이다. 간만에 새틋한 단어도 쩜 사용해 보고^^, 외운 거 써먹어 보는 희열도 느끼고, 암튼 지루한 거 못 견디는 엄마들에겐 딱이다. 그리고 아이들에게도 여러 가지 환경에서 영어를 사용하니 좋고.... 기본적인 이중언어환경을 추구한다면 특정상황이 아니라, 모든 상황에서 자연스레 영어를 제공?해줄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5. 요즘 내가 외우는 영어책은... 요즘은 까이유를 외우고 있다. 그리고 주디에게 읽어 주는 동화책 중에서도 손가는 것 외우기도 하고, 가끔은 주희랑 놀이를 하기위한 스크립트도 외우고, 오늘 준비한 놀이가 요리라면 영문 레시피도 외운다. 한 마디로 말하면 대중 없이 손에 잡히는 대로 외운다는 거다^^ 까이유 외우기는 나의 영어에 큰 영향을 준 거 같다. 생활영어책은 너무 단편적이고, 동화책은 경우에 따라 난해한 경우가 많은 것 같았다. 하지만 까이유는 생활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많은 상황들 속에서 일어난 이야기이므로, 적극 활용하기가 좋다. 정히 그 표현을 사용하고 싶으면 까이유가 목욕한 날은 목욕을 하면 될 것이고, 잠들지 못하는 아이에 대한 얘기가 하고 싶다면 잘 자는 아이를 흔들어 깨우기라도 하면 된다. ㅎㅎ 게다가 우리말을 영작해서 하자면 못할 것도 없는 표현이지만, 실제 영어에서는 문화의 차이로 우리와는 다르게 표현되는 부분들이 많은 그런 라이브 영어를 익힐 수 있어서 좋은 거 같다. ㅎㅎ 그래서 이후로 초록토끼 영어 목소리가 스토리텔러 그랜마가 되었다는 후문이…^^ 그런 그런 일련의 6개월의 시간이 지나고 난 뒤 나는 너무 즐.거.워.졌.다.^^ 처음 주디에게 퇴근 후 영어로 한 두시간을 보냈을 적에는 무신 몽둥이에 얻어맞은 줄 알았다. 온 몸의 에너지가 쭈~욱 빠져 나가버린 그런 느낌... 에고에고... 안 되는 영어 하려니 용.쓴.다.^^ 하지만 요즘은 그래도 영어로 말하는 데 자신감이 생겼다. 말을 잘 해서가 아니라, 그저 간단한 말이라도 영어로 하는 것이 두렵지는 않게 된 것이다. 며칠 전 주디에게 나무랄 일이 생겼을 때, 영어로 상황을 설명하며 얘기를 해줬다. 결론은 주디 “와~ㅇ 엄마 너무 무서워요ㅠ.ㅠ” 눈물 주루룩~ ㅋㅋ 쩝, 그래서 아마도 영어로 야단도 칠 수 있는 경지가 되긴 했나 보다... ^^; 두 번째 변화는 주디에게 있다. 아직도 내가 상상하는 완벽한 이중어 환경의 아이들처럼 영어를 즐기지는 않는다. 하나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1. 주디도 엄마의 영어를 들어주는데 익숙해졌다는 점, 2. 가끔은 저도 해 보려구 할 때도 있다는 점, 3. 때로는 가끔 나도 자주 사용하지 않는 단어로 문장을 말하기도 한다는 점 - 이때는 반갑고 가끔 놀랍기도 하다. 나는 주로 want를 사용하나 주디는 hope으로 표현을 한다던가 할 때… 아마도 엄마와는 또 다른 임프레션을 받는 부분이 있나보다. 표현에 있어서… 4. 가끔 모임에서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표현을 있을 때는 여러 번 반복해서 알리려 하는 점^^ 귀엽다 5. 요즘은 주디와 영어문자도 함께 보여주며 그렇게 논다. 문자를 가르쳐주는 것이 학습적인 느낌을 받게 하고, 혹여 아이에게 강요나, 스트레스로 작용하지 않을까 하여 조심스러웠고, 그래서 아직은 아니라고 여겨왔다. 물론 아이가 어린 경우라면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가 연령이 좀 된다면, 또 아이마다 제각각 다른 성향과 취향이 있으므로 결국은 엄마의 아이에 대한 관찰이 주요한 것 같다. 주디의 경우는 우리말이 무척 느렸는데, 24개월도 훨씬 넘어서 겨우 말을 할 수 있게 되었으나, 이미 그때 한글도 스스로 익혀가고 있어 말과 글이 함께 자랐다 할 만큼 이었던 걸 떠올려보면, 결국은 문자에 관심이 많은 아이인가 보다 싶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오히려 그렇게 문자에 접근하며 놀이를 하니 더 즐거워하는 것 같다. 물론 너무 강요하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이상 가볍게 훓어 본 주디와의 영어 6개월이었다. 물론 엄마가 더 즐겁고, 엄마가 더 익숙해져 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엄마가 즐길 수 있을 때 아이에게도 자연스럽게 영어환경을 제공해 줄 수 있다는 믿음을 버리지 않고 있다. 이제는 저녁마다 몽둥이로 얻어맞는 일도 없고… ㅎㅎ 주디는 영어를 외부에서 배우지 않는다. 영어 학습지나 방문교육, 유치원이나 학원은 관심 없다. 앞으로도 나는 그런 곳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생각이다. 그저 사람과 사람이 통하는 커뮤니케이션의 도구로 하나 이상의 언어가 사용되고 있으며, 스스로도 하나 이상의 언어를 사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고 싶고, 그것이 그저 자연스럽게 여겨지기를 바란다. 영어는 주디에게 영원히 학습이 아니기를 바라고, 생각이 자라는 만큼 함께 자라는 언어였으면 좋겠다. 그러자면 아마도 엄마인 내가 욕심을 버려야 하리라. 빨리 늘었으면 하는 욕심도, 더 가르치려는 욕심도… 우리말을 배우는데 2년! 그럼 이제 겨우 6개월을 익혔으니, 아직 우리 아이는 돌쟁이도 아니지 않은가^^ 이것이 쑥쑥에서 함께 자란 나의 영어에 관한 상념 그 세 번째 이야기! 조금씩 자리잡아가는 말만큼이나, 조금씩 반듯한 모양새를 갖추어간 나의 영어에 대한 생각! 나는 왜 아이의 영어에 집착하는가? 처음 내가 나 자신에게 던졌던 그 물음에 이제야 비로소 스스로 답해줄 수 있게 되었다. 이제는 갈 준비가 되었는가? 더 이상 흔들림 없이 앞만 보고 가도 되겠는가? 앞으로도 무수히 생각하고 되짚으며 가게 되겠지만, 오늘의 이 생각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앞으로 다시 6개월 뒤 나는 어떤 이야기를 나에게 해 줄 수 있을까? 그리고 그 6개월은 결코 길지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6개월이 그랬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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