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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토화일기..초록토끼의 엽기행각^^

  • 초록토끼
  • |
  • 2004-07-18
12

기차를 탔다. 주디와 함께 오랜만에 타는 기차여행^^ 가끔 이런 시간이 자주 오면 좋으련만, 시간 내기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출장을 떠난다. 첨엔 출장을 간다고 했더니, 금새 시무룩해지는 녀석의 얼굴! "Could you come along with mommy?" "Yeah~" ㅎㅎ 금새 신이 난다. 담날 아침! 아침마다 출근시간이면 깨우느라 한참 실랑이를 해야하지만, 오늘따라 나보다 먼저 일어나 싱긋 거리며, 엄마를 깨운다. "엄마, 오늘 일요일인가봐요. 맞죠?" 언제나 일요일이면 평소보다 일찍 눈이 떠진다는 그 녀석의 꽤나 수준높은 조크다. 트렁크에 잔뜩 짐을 싣고, 작은 배낭엔 토끼와 강아지도 태웠다. "전 이 토끼가 없으면 잠을 못 자거든요" "I can't sleep without rabbit" (내가 쫒아서 한번 더 이야기한다. 요즘은 아이가 어렸을 때 우리말을 배울 때처럼, 주디가 한글로 말 할때 영어로 쫒아말하기를 하려고 노력한다. 물론 주디의 이야기가 대부분 롱센턴스라 참으로 기회를 잡기가 힘들긴 하지만 말이다.) 주디가 태어나기도 전에 사서 내가 끌고 다녔던 토끼다. 녀석보다 그래서 나이도 한 살 많다. 방안 가득가득 인형들이 즐비하지만, 늘 그 토끼를 끌고 다닌다. 녀석에겐 특별한 무언가가 있나 보다^^ 기차역에 도착해서, 기차표를 끊으면서, 간단한 아침식사를 하면서 나는 계속해서 주디에게 영어로 말을 건넸다. 나도 참 신기하다. 예전에는 그 한마디, 한마디가 다 나에게 암기꺼리였다. 하지만, 어떤 한고비를 넘었다고 느낀 순간, 저 깊숙한 곳에 있던 기억속에 예전에 쑤셔 담아두었던 기억들이 연기처럼 새록새록 피어오르는 느낌이다. 내가 자주 사용하던 표현도 있지만, 전혀 사용하지 않던 표현들도 가끔 번개처럼 떠오를 때가 있다. ㅎㅎ 스스로 대견하다. 오늘은 새로운 용기를 냈다. 그냥 밖에서도 영어로 얘기하기! 물론 집 밖에서도 영어를 쓴다, 하지만 오늘은 좀 더 다른 용기다. 다른 사람에게 영어로 얘기하기! 푸하하! 이건 신나는 모험이고... 나도 안다! 엽기인줄... ㅋㅋ 알게 뭐야, 영어 제대로 못하는 동남아인쯤으로 알겠지 뭐. ㅋㅋㅋ 식당에를 들어갔다. 음식을 주문할 때 영어로 할 작정이었다. ㅋㅋㅋ 어짜피 그네들은 외국인이(영어를 잘하는 사람이든, 못하는 동남아인이든) 주문하면 성심성의껏 대답해줄 대한민국 열혈 친절종업원들 아니겠는가 말이다. ^^ 근데 튀김우동이 뭐야? ( fried ~ ~ nooddle) 메뉴판을 보고 잠깐 낮선 그 메뉴 이름을 외운 뒤 심호흡을 하고 내뱉으려 하는 순간! "엄마! 튀김우동 시키실려구요?" "잉?" 푸하하하, 이건 넘 심하다. 갑자기 그 짧은 시간사이 머리속에서 갖가지 생각이.... 뭐야, 한국인과 결혼한 동남아여성? 별스런 상상이 머리속을 스치고, 내 머리위를 떠다니는 새한마리... 삐삐삐삐 (기억하는가 명랑만화 한장면의 날라가는 새 한마리!) 그렇게 사태 종료되고 "튀김우동 주세요"로 상황 마무리한 뒤, 테이블에 앚았다. 주디는 신나게 마미, 아이 닛 섬 워러를 외치며 식당안을 쏘다니고, 흐뭇한 시선으로 그 뒷모습을 따르고 있는데, 어디선가 낭랑하게 들려오는 유창한 영어소리! 마미, 쏼라쏼라... 대디, 쏼라쏼라... 저쪽 테이블에 교포인듯 보이는 한 가족이 앉아서 식사를 하고 있는 거다. 흐흐흐 오늘 아침 일진이 왜 이런 거야~잉~ 그날따라 식당에는 왠 새가 내 머리위에 많이 돌고 있던지...^^; 드뎌 열차에 올랐다. 주디에게 디저트로 과자를 사주기로 했는데... 저기 멀리서 손수레가 다가 온다. 함께 풍겨오는 커피냄새! 음~ 땡긴다. "Please, give me a cup of coffee~" (음~ 잘 했는걸? ㅋㅋㅋ ) 웃으며 그 아가씨가 커피를 따라준다. 그리고 쿠키를 함께 주는데... 한마디 더! "Can I take more cookie for my kid, please?" "I think she want some" (흠~ 괜찮은데? ㅎㅎㅎ) 그 날, 주디와 난 커피와 쿠키를 맛있게 먹었다. ㅎㅎㅎㅎ 내가 이런 신나는 모험을 즐기는 이유는 나로서는 그야말로 신나는 모험이기 때문이고, 주디에겐 이중어를 엄마가 실천하는 모습을 모여주기위한 살신성인이랄까? 지금의 나로선 가끔 만나는 이중어모임 친구들외엔 엄마와의 영어이야기가 전부인 주디에게 영어는 또다른 언어이며 대화상자라는 걸 몸소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ㅋㅋㅋ (물론 그 날 주디는 결코 엄마의 그런 모습을 낯설어하지 않았다. 푸하하하) 아니! 내가 우리 말로 걸어온 사람한테 영어로 말한 것도 아니고, 영어로 말하나 우리말로 하나 커피를 팔 사람한테 영어한게 뭐가! 어떨까요? ㅋㅋㅋ 아잉~ 언제 한번 주디 손잡고 남대문으로 한 번 뜰까나? 아흐~ 엽기토끼의 이런 엽기행각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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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록토끼
  • |
  • 2004-07-20 10:13
답댓글
아흐.. 코멘트 주신 많은 분들 감사합니다. 이런 엽기행각을 벌리고도 칼 맞지 않는 곳이 있다면 바로 쑥쑥일 겁니다.^^ 세상이 나를 속이더라도, 혹은 버리더라도 흑흑... 내가 재밌고 신나다고 우기면 신나는 곳이 맞는거 같아요^^ 사실은 요즘 세상이 절 버리고 있습니다. 아~~~ㅇ ㅜo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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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iny
  • |
  • 2004-07-20 01:51
답댓글
생기신 것처럼(죄송~^^;) 귀여운 행각을 벌이셨군요. 저도 실수할 때를 대비하야, 어서 일어를 열심히 배워야 하는데,, 불리한 상황에서 얼른 일본인 행세를 하는..크~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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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민맘
  • |
  • 2004-07-19 12:24
답댓글
ㅋㅋ 읽으면서 엄청 웃었어요. 넘 좋은 생각이긴한데...전 따라하고 싶어도 영어실력이 그정도가 안되서리...저도 오늘부터 영어공부실시! 해서 언젠가는 저도 그런 행각을 꿈꾸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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