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히플러님! 그동안 안녕하셨지요? 매일 쑥쑥에 출석은 하고 있으면서도 이렇게 게시판에 글 남겨보는 것이 너무 오랜만입니다. 죄송... 빵구님의 글에 답변으로 올리신 글에 나오는 슈퍼우먼.. 혹시 저를 두고 하신 말씀이 아닌가 하여 혼자 찔려서 몇 자 남겨 봅니다. 아직도 여전히 그 시절의 충격이 제 마음 한 구석에 남아 있어서 그런지 용기내어 글 한자 남기지 못했는데 이제 몇 자 어눌한 소식 전할 만큼 여유가 생겼습니다. 빵구님 뿐만 아니라 유아시절 이중언어의 사용으로 인한 언어지체에 대해 걱정 많으신 분들에게도 저의 실례가 조금의 도움이라도 되신다면 영광이겠습니다. 그리고 저희 아이의 실례는 다만 저희 아이의 특수한 경우이기 때문에 다른 아이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혹시 귀 댁의 자녀들이 조금이라도 언어지체 현상을 보인다면 반드시 소아정신과를 방문하라고 우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글을 쓰자고 앉았긴 했는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런지 막막합니다... 그리고 저희 아들에게 제 의견도 묻지 않고 이렇게 자기 이야기를 많은 분들게 소개하게 된 것에 대해서 미안한 마음 가득입니다. 제가 글쓰기에 가장 망설였던 부분은 저희 아이와 비슷한 상황이었고 저보다 더 열심히 아이를 발달시키기 위해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아이가 성장하지 못하고 여전히 힘든 상황에 있는 많은 엄마들이 계시기 때문에 저희 아이는 이렇게 했더니 정상발달로 이어졌고 또한 사회성도 뛰어나고 언어발달 또한 또래보다 훨씬 좋아졌다고 떠들어 대는 것이 너무나 죄스러운 심정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쑥쑥을 너무나 의지했고 사랑해 왔던 사람으로써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두서없는 글을 시작합니다. 저희 **는 99년 1월생이며 현재 7세반 유치원에 다니고 있으며 내년에는 7세이지만 초등학교에 입학할 예정입니다. 지금은 사회성은 아주 좋은 편이고 바른생활 사나이에다가 별명이 '나서기'입니다. 누나가 30개월무렵 18개월이었던 둘째인 **에게도 영어비디오를 들려주고 영어동화책도 읽어주고 생활영어도 하려고 부던히 노력했었지요. 그런데 **가 두돌이 되도록 말 한마디 입밖으로 내뱉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비디오를 볼때는 얼굴에 가득 미소가 번졌지만 상호작용을 하는데에 흥미를 보이지 않고 불러도 대답도 않고... 25개월무렵 김** 아기발달연구소에서 **는 정신지체 판정을 받았고 26개월무렵 모 대학병원에서는 자폐예상을 하였습니다. 일단 두돌 무렵 아기가 상호반응이 없고 말을 하지 않으면 우선 정신지체나 자폐를 의심합니다. 그때부터 1년동안 저는 미친듯이 뛰어다녔습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부러 버스타고 지하철타고 교육원 두군데, 문화센터, 시장, 백화점, 공원.. 미친 여자처럼 하루 종일 눈 떠 있는 시간에는 계속 아이에게 지껄여 댔습니다. 노래도 수십곡 불러대었고 아무튼 언어발달을 위해서 좋다는 건 그당시 알려진 것은 다 해 본 것 같습니다. 교육원에 다니는 동안에 우선 영어에 대한 접근을 멈추었습니다. 25개월부터 30개월까지 계속 우리말로 여러가지 상황을 이야기하고 노래하고 춤추고... 30개월 되던 날 갑자기 저희 **가 한글책을 줄줄 읽기 시작했습니다. 언어교육원 선생님은 자폐아동의 경우 언어읽기가 가능한 경우가 있다면서 기쁨에 가득찬 저에게 너무 희망을 갖지 말기를 바라기도 하셨답니다. 그도 그런 것이 한글은 읽을 수 있으나 그 의미를 알지 못하고 앵무새처럼 읽어대기만 하는 자폐아동이 많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소아정신과 전문의 선생님께서 저희 **를 3주마다 지켜보시고 또 아이의 발달 상태를 6개월 가량 지켜보시더니 지능이 정상으로 보이며 자폐아는 아닌 것 같다고 하셨답니다. 그래서 저는 용기를 내어 소아정신과 전문의 선생님께 "저희 아이에게 다시 영어를 접근해도 될까요?"라고 여쭈어 보았답니다. 언어교육원에서는 펄펄 뛰면서 반대를 하였지요. 이제 겨우 우리말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한 아이에게 영어라니 하면서.. 그런데 소아정신과 의사선생님께서는 지능이 정상인 경우 이중언어에 대한 접근을 시작하는 아이들에게 언어지체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흔하게 일어나는 현상이며 영어를 접근해 주고 싶다면 그만큼 우리말에 대한 여러가지 접근도 게을리 하지 않으면 되겠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 선생님의 의견은 아이들 100명이 있으면 언어에 대한 접근방식도 100가지가 있기 때문에 어느 아이가 몇 살에 뭘 했더라, 이런 영어교육방식이 영어영재를 만들더라 하는 것들은 우연히 그 아이에게 그 방법이 잘 맞아 들어간 경우일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엄마가 자기 아이의 상황이나 발달상태, 취향등을 잘 살펴서 엄마의 판단으로 적절한 것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지능이나 발달속도가 어느정도 정상범주에 들어서는 경우를 전제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언어가 지체되는 경우에 소아정신과 등에서 아이의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저의 경우는 언어교육원에서 반대함에도 불구하고 소아정신과 의사선생님의 권유와 또 저의 알수 있는 확신으로... 30개월부터 다시 쑥쑥식 영어놀이가 시작되었습니다. 언어교육원에서는 우리말로 놀이식 교육을 받고 집에서는 우리말 책도 읽고 영어책도 읽히고 우리말 비디오도 보고 영어비디오도 보고... 제가 영어가 아주 짧은 까닭에 사실 영어에 대한 접근이라도 해 봤자 비디오 함께 보기, 영어동화책 읽어주기, 영어동요 부르면서 춤추기 뭐 그런 것들이었답니다. 물론 시간 배분은 우리말이 약 70%, 영어가 30%나 될까... 교육원에서는 제가 영어교육을 하는 것에 대해서 상당히 반대를 하였지만 소아정신과에서는 아이가 영어를 통해서 엄마와 상호작용을 하고자 노력하고 즐거워 하고 타인과 교감을 가질 수 있다면 그것이 훨씬더 중요한 것이라고 상담을 해 주셨습니다. 의사선생님께서는 수많은 아이들을 상담하고 또 그 아이들의 언어교육발달 상황을 지켜보신 결과 이중언어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언어발달이 지체되는 경우는 없었다고 하셨습니다. 조금 다른 아이들에 비해서 언어발달이 늦되는 경우는 있으나 언어지체가 언어장애나 정서장애등으로 이어지는 것은 이중언어의 문제가 아니라 태어날때부터의 뇌발달 미숙(언어중추), 유아기의 상호작용 부족으로 인한 유사자폐 등이 가장 큰 이유라고 하셨답니다. 그리고 시중에 많은 육아서들, 특히 영재 아이들의 교육지침서는 참고하지 마라고 하셨답니다. 수많은 아이들에게 특수한 몇 아이들의 육아지침은 절대 도움이 되지 않으며 부모님의 사랑과 관심을 바탕으로 그 아이의 특성에 맞춘 그 아이만의 교육방법을 찾으라고 하셨지요... 여기서 한번 더 말씀드립니다. 저희 아이의 경우도 그냥 저희 아이의 경우일 뿐입니다. 아이가 언어지체 현상이 나타난다면 꼭! 소아정신과 선생님과 상담하세요. 우리 아이는 그냥 말이 좀 늦되는 아이일꺼야...하는 마음으로 시기를 놓쳐서 발 동동 구르면서 눈물 흘리는 엄마들 수십명 보았습니다. 언어교육은 빠를 수록 효과가 더 높습니다. 그리고 약간의 지체(평균보다 6개월가량)은 선생님과 상담하시면서 엄마의 노력으로도 충분히 아이들 정상범위의 아이로 올려 놓을 수 있습니다. 다시 저희 아이이야기.. 저희 아이는 25개월 무렵에 언어가 12개월 아이상태로 나왔습니다. 그러던 아이가 30개월에 갑자기 한글을 줄줄 읽었지만 그때도 그렇게 훌륭한(?)상호작용이 드러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25개월에서 30개월까지 한글교육을 따로 하지는 않았고 아이를 업고 길을 다니면서 "이건 학교야, 이건 슈퍼마켙이고 여기서 과자를 사는 거야.." 하면서 지껄여 대었더니 어느새 아이가 한글을 알아 버렸답니다. 30개월부터 다시 시작된 유아영어.. 36개월 되는 무렵... 상호작용도 꽤 잘되어 가고 있었고 (하지만 약간 다른 아이들에 비해서 자연스러움이 덜한..교육된...길러진 듯한 느낌의..) 그저 하루 1시간 정도 다양한 영어놀이를 접근해 가고 있었답니다. 그런데 세돌이 되던 날 우연히 아이가 영어단어를 읽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놀란 마음에 집에 있던 영어동화책을 보여 주었더니 줄줄줄 읽어대고 또 그 뜻을 한글로도 이야기 하고... 3돌이 약간 지나서 소아정신과에서 완전히 정상판정을 받고 (병원에서는 거의 기적에 가깝다고도 하시고 엄마노력의 결실이라고도 하시고 ^^*) 언어교육원을 그만두었답니다. 언어교육원에서는 좀더 교육을 받길 권했지만 뭔가 자연스럽지 않게 짜여진 교육방법이 다른 아이들에게는 맞을 수 있지만 저희 아이에게는 부자연스럽고 억매이는 방식이 맞지 않는 것 같아 그만 두고 오전에는 어린이집을 보내고 오후에는 누나와 함께 산책도 하고 뛰어 놀기도 하고 또 다양한 학습을 하려고 하였습니다. (두뇌개발에 도움이 되는...) 그렇지만 아이가 읽기 능력이 뛰어나다고 해서 거기에 역점을 절대 두지 않았습니다. 그저 아이가 정상발달이라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감사하고 행복하여 또래랑 싸우기도 하고 신경질도 부리고 짜증내고 하는 모습이 모두다 고맙기만 하였습니다. (아이구, 하지만 때로 마귀할멈으로 변신하는 제 모습을 자주 발견합니다...^^;;;;) 지금 누나는 초등학교 1학년이며 그동안 다니던 유치원에서 방과후 초등교실에 다니는데 샤샤 잉글리쉬 Magic Max 1으로 공부하고 있고 둘째 **는 유치원에서 우리말로 정규과정을 배우고 하루 1시간씩 원어민과 함께 샤샤 잉글리쉬2로 영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간단한 영어문장 읽고 쓰고 있는 정도 입니다. 집에서는 비디오 한편 보기 / 영어동화책 보기 정도만 조금씩 규칙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말에 어휘가 탄탄해야 영어도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사실 지금은 영어에 대한 접근 보다도 우리말 동화책을 읽고 또 대화나누고 하기에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생활영어는 거의 사용하지 못하고(이건 순전 엄마실력이 부족해서..) 밥해 먹이고, 입히고, 씻기고 하는데도 에구구구 이제 힘이 부칩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연령이 높아가다 보니 영어말고도 신경써야 할 부분이 어찌나 많은지 부족한 엄마는 늘 정신없지만 겉으론 의연한 척하고 있습니다.... 쓰고 보니 저희 가정사 넋두리가 되고 말았네요. 죄송합니다. 아무튼 아이를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지 마십시오. 귀댁의 자녀에게 뭔가 문제가 생겼다면 용기를 내어서 소아정신과 문을 두드리시고 즐거운 마음으로 그저 아이가 좋아하는 만큼, 우리아이에게 알맞은 만큼만 영어에 대한 접근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엄마가 영어에 대한 스트레스를 느낀 다면 그 순간 그대로 아이에게 그 스트레스가 전해 질 것입니다. 영어 잘하는 엄마보다 아이를 더 많이 이해하는 엄마가 결국 아이를 행복하게 하면서도 영어또한 덤으로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뭐 제가 영어에 대한 지식은 영 바닥이다 보니 뭐라 전해 드릴 말씀은 없지만 엄마가 쉬운 영어를 꾸준히 즐겁게 접근해 준다면 결국은 아이 스스로가 보다 업그레이드 된 영어학습에 도전해 나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 뭐 영어 좀 못하면 어떻습니까? 짧은 유아기에 엄마랑 즐겁게 놀이하면서 지내었다면 그 결과 보다 과정이 행복하지 않을까요? 쓰고보니 너무나 지루하고 긴 글이 되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부족하고 허술하고 앞뒤 맞지않는 부분 있더라도 널리 양해해 주시길... 그리고 유아기는 너무나 짧습니다. 아쉬운 유아기의 끝을 잡고 오늘도 제 아이의 환한 미소에 감사합니다. 이 세상 고민하고 있는 많은 엄마들의 작은 소망들이 모두 이루어지길 함께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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