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반성문을 쓰셨네요. 저도 쑥쑥을 알고 한 석달쯤 뒤에 친구에게 장문의 반성문을 메일로 날린적이 있네요. 그리고 그 반성문 이후 마음이 홀가분하게 비워지더군요. 쑥쑥을 알게된 처음 몇달간 누구나 열병처럼 앓는 쑥쑥병? 이라고 할까요. 책 비디오 사들이고 그것들 어떻게 활용할까 생각하느라 잠설치고, 쑥쑥의 소위 '잘나가는 아이들' 동경하며 마음 조급해져 엄마맘 만큼 따라오지 못하는 아이와 결국 갈등하게 되고... 이제 '엄마 마음 비우기' 타임이 된것 같습니다. 더러는 영어 자체를 거부하는 아이도 있던데 님의 아이는 다행히 고민하실 정도로 거부하는 것 같진 않네요. 아이는 아이대로 엄마는 엄마대로 <영어=즐겁고 재미난것>이면 충분한 것 같습니다. 엄마의 욕심이 한발 앞서가면 아이는 뒤로 한발짝 물러납니다 엄마가 천천히 아이한테 발을 맞추되 더 멀리 내다보며 인도해 나가면 되지요. 작년 가을 울 아이가 말도안되는 영어를 혼자 중얼거리며 자꾸 영어를 말하려고 할때 엄마가 고쳐말해주는걸 싫어하는 아이때문에 고민하다가 덜컥 방문영어 선생님을 불렀더랬습니다. 어떻게든 제대로 말하게 도와줘야한다는 사명감에... 영어로만 진행하는 수업을 아이가 선생님과 즐겁게 하는것을 보고 뿌듯하길 잠시, 선생님하고 영어하니까 엄마하고는 영어안한다며 우리 아이 하루 한두마디 하던 엄마와의 영어대화마저 거부하고 꼬박꼬박 우리말로 대답했습니다. 선생님께 솔직하게 상황얘기하고 방문수업 한달만에 그만 뒀습니다. 그 뒤로 영어로 중얼대던것 어느새 자취를 감추고 엄마가 간혹 영어로 물으면 어김없이 우리말로 대답했지만 엉뚱한 대답하지 않는것에 만족했습니다. 그 때 혼자 말하길 즐기게 내버려둘걸 하는 후회로 한동안 괴로웠습니다. 그래도 어릴적부터 보던 비디오 보면 그림으로 상황을 이해하던것 이제는 점점 영어로 이해하는게 눈에 띄고, 요즘들어 엄마도 아이도 영어책보기 시들해져 하루에 겨우 테잎하나 놀면서 귓등으로 듣는게 다지만 아이의 영어는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느낍니다. 엄마가 영어로 물으면 지금은 영어로 대답할 때도 있고 간혹 비디오에 나오는 짧은 대사를 상황에 맞게 중얼거리기도 하구요. 집집마다 아이와 엄마의 영어 시행착오는 천태만상이지요. 물론 현명한 엄마와 브레이크없이 전진하는 아이들도 있겠지만요. 며칠전에 유치원 방학한 딸 데리고 도서관에 갔더니 어떤 아저씨가 울딸 또래의 아이를 옆에 앉혀놓고 영어로 속닥대고 있었는데 제가 책 고르는 동안 그 아저씨가 울딸한테 영어로 말을 걸어왔던 모양입니다. 엄마한테는 거의 우리말로 대답하는 아이가 아저씨가 묻는 말에 영어로 대답을 잘 했던지 그 아저씨 제게 와서 이러더군요. "애가 다섯살이라는데 영어를 잘 하네요, 어떻게 하신거예요?" ㅋㅋ 기특한것,,, 뭐 대화라고 해봐야 몇살이냐 이름이 뭐냐 등등 그런거 몇마디 했겠지만 요녀석 영어로 낯선사람과 의사소통했다는것이 어딥니까. 아저씨가 와서 그렇게 칭찬하자 울딸도 스스로 좀 자랑스러웠나봅니다. 아빠한테 도서관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해주자 울딸 아빠한테 이럽니다. "아빠 나 영어책도 혼자 읽을수 있어요!" (사실은 This/go/my... 이렇게 많이 나오는 단어 몇개 읽을 줄 알면서) 어쨌든 그 사건으로 울딸 맘속에서 영어가 한뼘은 자란 기분입니다. 영어, 그렇게 의사소통 수단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것을...


쑥쑥몰
체험이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