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저녁식사를 마치고 애들을 데리고 동네공원엘 갑니다. 자전거에 두녀석이 함께 타고 가서는 이리저리 뛰어놀고 놀이기구도 타고 산책나온 강아지 구경도 하고.... 뭐 그렇게 포만감을 조금 누그러뜨리고 들어와서 씻고 책좀 읽어주고 잠을 재우는데요..... 오늘도 여느날처럼 공원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못보던 아저씨가 맨발차림에 게다가 술기운도 좀 있어보이고 자세히 살펴보니 말이며 행동이 약간은 편치 않아보이는 그런 분이었습니다. 그냥 그렇게 보아넘기고는 아이들을 살펴보고 있던 참이었습니다. 잠시후부터 축구를 하는 아이,농구를 하는 아이,롤러블레이드를 타는 아이.... 족히 30명은 되어보이는 아이들이 하나,둘 그 아저씨 곁으로 모여들더군요. 몇마디 건네면서 어떤 아이는 겁을 먹고 도망가기도 하고... 그러기를 한 20여분을 그 아이들 하는양을 지켜보았습니다. 헌데 아이들은 그 아저씨에게 상투적이긴하지만 저희들끼리 쓰는 욕도 써가면서 (예를 들면 아저씨 '절라'웃긴다.아저씨 달리기 '욜라'잘하네..ㅋㅋ'등였습니다) 떼를 지어 놀리고있는게 아닙니까. 처음엔 아이들이니까 철이 없어 그러겠거니 했는데 그렇게만 보아넘기기에는 갈수록 도가 지나쳐지고 또 거대군단(?)을 이루어 집단적으로 그리고 집요하게 그 놀림이 이어지더군요. 더 놀라운 것은 공원안에 있던 어른들이 아무도 아랑곳도 않한다는 거였습니다. 보다보다 못해 둘째를 덥석 안아들고는(이녀석이 워낙에 번잡스러워서요..) 배에 힘을 제법 주고는 큰소리를 질렀습니다. "이녀석들~!!누가 어른을 놀려먹니?어른에게 그렇게 하라고 배웠니?네 친구들이 너희 아버지를 그렇게 놀리면 (그아저씨는 정말 아이들의 아버지뻘 이상의 연배같았습니다)....@#$$%등등"지금생각하니 너무나도 진부한 소리만 늘어놓았습니다. 아이들은 시큰둥 듣는둥 마는둥..그저 재수없게 이상한 아줌마 만났다는 정도의 반응을 보인채 해산을 해버렸습니다. 어찌나 힘을 주고 공원이 쩌렁쩌렁 울리도록 소리를 쳐댔는지(제딴에는 소리라도 커야지 거뭇거뭇 커다란 초등학교 고학년 녀석들을 상대할 수 있다는 생각에...엄청 힘을 줬나봅니다) 다리에 힘이 다 풀렸습니다. 자식가진 사람이 남의 자식 말을 함부로 해서는 안되는 줄은 잘 알고있습니다. 불과 몇년 후에 제 자식들이 밖에 나가 바로 그같은(혹은 그보다 더한) 일을 하고 다닐지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또한 아이들의 행동양식 하나하나가 모두 엄마,혹은 부모의 교육방침때문이라고 몰아붙이는 태토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는것도 잘 압니다. 그래도 왠지 씁쓸한 뒷맛이 남습니다.... 그 공원안에는 적어도 그 아이들중 한아이의 부모가 있었습니다. 흠칫 놀랐는데... 다행히도(??) '왜 남의 자식한테 뭐라 하느냐?"고 따지지는 않았지만 그일에 대해서는 아무 언급도 않은채 "수학학원"에 대해서만 심층 토론을 하면서 공원을 나서더군요.... 허탈해하며 집으로 와서는 힘도빠지고 맥도 빠지고... 두서없는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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