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렁 슬렁 남는 시간에 놀다 말다 해도 되는 준비라면,
경시 준비하는 가족(!)들을 굳이 말릴 필요는 없겠지요.
하지만...겪어 보신 분들이라면 다 아시듯, 결코 쉽지 않은 과정입니다.
처음엔 가볍게 시작했더라도 점차 깊은 수렁에 빠지 듯 그만 두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계속하기도 버거운 상황이 될 수 있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예 처음부터 시도도 하지 않는 게 좋다고 딱 잘라 말하기도 좀 그렇네요. 수학 경시에 관해 환상과 미련을 갖는 분들이 너무나도 많은 것 같아서...ㅡ.ㅡ;;;
저는...과학이 아니라 '수학'을 전공하겠다는 아이들만 수학 경시 준비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수학 경시로 의대가겠다는 아이들도 말고, 평생 수학만 파고 들겠다는 아이들만 준비하면 안될까...
영어는 수학 보다 응용 범위가 넓어서, 영어 경시 준비하다가 말았더라도 이래저래 쓸모(?!)가 있는 것 같아요. 반면, 수학 경시는...다분히 외곬수적인 속성이 있습니다.
-일상 생활에서 필요한 산술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수학적 사고.
-대학에서의 수업을 위한 기초 교양
이것이 모든 아이들이 학교에서 수학을 배워야하는 이유들입니다.
이런 수준을 넘어 서서 그야말로 '수학 전문가'가 되겠다는 아이들이라면,
학교 교육 과정에 얽매이지 말고 뛰어넘어서 어려서부터 갈고 닦는 노력을 해야겠지요.
7세이든 12세이든 나이를 막론하고, 학원이든 대학이든 가서 배울 수 있으면 배워야 할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보았을 때, 가다가 지쳐 그만두는 아이들은 어쩌면 그 아이에게 경시 준비는 애초부터 너무나 벅찬 도전이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처음 시작을 좀 더 신중했으면 좋겠습니다.
무조건 시작부터 하지 말고, 다각적인 측면에서 아이 특성을 파악하고 장기적인 계획과 비전을 가지고 시작하시기를 바랍니다.
"하다가 말더라도 남는 게 있다!"는 생각이 널리 퍼져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수학에서는 남는 게 있겠지요. 그만큼 했으니까요.
하지만, 바로 그 만큼, 다른 분야에서 비어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나를 얻고 백을 잃더라도 그 하나가 충분히 가치가 있다면 감수할 수 있겠지요.
과연 수학 경시가, 다수의 아이들에게 있어 그렇게 높은 가치가 있는 도전인지...
저는 잘 모르겠어요.
게다가 그 도전이, 수학 그 자체를 위해서가 아니라 수학 경시 입상으로 얻을 수 있는 부수적인 것(감탄 어린 주위의 시선, 보상 심리, 의대를 가기 위한 발판....)에 있었다면, 과연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을지...
수학을 잘 하기 때문에 수학 경시를 하는 경우도 있고,
무조건 수학이 좋아서 준비하는 경우도 있을테고,
등이 떠밀려서 억지로 하는 경우도 있겠지요.
어쨌거나 수학 경시를 준비하는 그 과정에서 겪게 되는 어려움과 희열이 있을 텐데...
바로 지금 이 시기 우리 아이들의 삶에 있어, 그것이 얼마만한 비중을 차지하는 게 적당할 지
냉철하게 잘 판단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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