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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개월+25]또다른 세상으로.."아프리칸 빌리지" -〈체험〉

  • 봉황
  • |
  • 2002-11-23

1!@#$
[2002년 10월 13일 일요일]

노원유아영어모임이 시작된지 2년 하고도 4개월이 지났다.
모임뿐만 아니라 문화행사나 야외로의 나들이도 자주 다녔었지만 오늘처럼 100% 출석률을 보이며 아빠와 둘째들까지 동참한 적은 처음이었다.
다섯팀의 가족 모두가 모이니 17명의 대인원이 되었다.
이렇게 온 가족끼리 같이 하나가 되어 주말을 즐긴다는 것이 얼마나 신기하고 행복한 일인지..
우리 현지가 이다음에 자라서 이렇게 만들어진 귀한 인연을 겪으면서 자랐다는 것을 새삼 신기해하고 자랑스러워하지 않을까.

가을에 밤따러 가자고 진작부터 계획했건만 번번히 날짜가 안맞아 미뤄오다 양수리쪽의 아프리칸 빌리지라는 곳이 괜찮다는 소문을 듣고 이곳으로 정한 것이다.
현지아빠는 학교에 일이 있어서 처음엔 못 올줄 알았기에 세훈이네 차에 합승하여 출발했다. 가는 길에 좀 헤매는 바람에 우리보다 훨씬 늦게 출발한 팀보다 겨우 몇분 일찍 도착했는데 현지아빠도 일찍 끝났다며 출발을 시작해 점심때쯤엔 모두 한자리에 모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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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도착하자마자 우리를 맞이해주는 흑인 몇명..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주변 분위기와 어우러져 정말 아프리카의 리틀부족이라도 만난 듯 기분이 들떴다.
가운데 둥근 공연장 둘레에 세워지고 쓰러진 여러 코끼리의 용도가 무엇일까..궁금해하며 근처에 세워진 다섯개의 전시장을 돌았다.
진짜 얼룩말의 가죽도 만져보고 수컷쿠두의 멋진 나선형 뿔도 감상 할 수 있었다.
?_blank"현지야..이거 진짜 동물들을 박제해 놓은거야.." "박제가 뭐야?" "응..이거 진짜 아프리카에 가면 볼 수 있는 동물이거든? 그걸 사람들이 잡아서 안움직이게 멈춰놓은거야..우린 아프리카까지 가서 이런거 보기 힘드니까..보라구.." "어..사슴같이 생겼는데..이건 이름이 뭘까? 엄마가 집에가서 찾아줄께(알고보니 쿠두였다. 수컷쿠두에만 나선형 뿔이 있다는 것을 듣고 알았다)..이건 진짜 동물들 가죽이야..와..이건 얼룩말이구나..현지가 말한것처럼 횡단보도처럼 생겼다..그치? 만져봐..냄새도 나지? 아프리카에 사는 동물 친구들이 여기 다 모였구나.."
머리만 대롱대롱 매달려 벽에 걸려있는 모습을 보면서 불쌍한 동물들을 학대하면 안된다는 말을 해줬어야 하는 걸 엄마가 너무 신기해하고 볼거리로만 생각한건가?

날염을 이용해 색다른 옷감의 형태를 느끼게 해주는 다양한 무늬와 색채에 매료되어 "아프리카 사람들은 옷에 예술작품을 넣어서 갖고 다니네. 우리도 우리가 직접 그린 그림을 옷에 넣어서 갖고다니면 멋지겠다~" 그러니 얼른 옷에 그림그리자며 "즉시실행"병에 걸린 현지가 발동한다.
얼마나 "하자..하자.." 말만 하고 미뤄버릇했으면 당장 그자리에서 해결이라도 해야하는 듯 수선을 떠는지..
대학로의 아프리카박물관에서도 봤던 비슷한 형태와 용도의 가면들을 비롯해 독특한 머리스타일과 표정, 사람뿐만이 아닌 동물들 가면까지 괴기스러운 가면..익살스런 가면..웅장한 가면까지 아프리카의 정서가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아이들과 "나는 추장이다~"하면 "나는 괴물이다~" 그러면서 '우우우~" 소리를 내며 장난을 치기도 해 어둡고 음산했던 내부 분위기떄문에 조금은 겁을 먹고 있던 아이들도 금새 활기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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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으로 나와 눈에 펼쳐진 수많은 조각길이 낯이 익은 듯 해 "현지야..쇼나부족 조각전시회에서 봤던 거랑 느낌이 비슷하다..?_blank" 그랬는데 그곳을 쇼나조각공원이라 부르는 걸 보니 맞는 모양이다.
아이들은 조각보다 그 조각들을 받치고 있는 정사각형의 하얀 받침대에 더 관심을 갖는다.
그도 그럴 것이 얼마전 모임에서 2가베를 배우며 정육면체에 대해 배웠던걸 자랑이라도 해보고 싶었던 모양이다.
"꼭 꼭 찌르는 꼭지점~ 기다란 모서리~~"아이들이 합창을 한다.
"엄마 저거 구! 구!" "그래..저건 조각작품이 구처럼 생겼네.." 조각공원을 가로질러 윗쪽으로 올라가 자리를 잡고 각자 싸가지고 온 점심을 풀었다(나만 하나도 준비를 안해갔지만..).
아이들은 아프리카의 작은 정취를 느끼기보단 떨어진 밤을 줍기도 하고..돌멩이를 모아 먹고 은 호일같은 쓰레기에 담아 떡을 만든다던가..하면서 놀이터에라도 온 듯 즐거워보였다.
공연을 보기 위해 내려오는 길..도랑수준의 개울물에서 가재를 잡았다는 흘러가는 소리를 들은지라 아빠들이 하나둘 그곳으로 내려가 돌을 들추고, 유심히 집중한 후 가재를 잡아주기도 하였다.
"와, 집게집게 가재다~"
아이들은 노래를 부르고 차마 손으로 못만지는 엄마를 본 탓인지 현지도 감히 만질 엄두도 못내며 집게만 바라보다 우리가 먹던 음료수 통을 씻어 물을 담아 그 속에 가재를 넣어주니 손에 꼭 쥐고 놓질 않는다.
서너마리를 담아 구멍에 눈을 대고 보면서 가재가 올라온다며, 가까이 보인다며, 가재가 이렇게 이렇게(손을 휘저으며) 했다며, 꼬리가 정말 구부리진다며, 아빠는 한마리도 못잡고 죄다 다른아빠들이 잡았건만 자기것인 냥 도도하게 다른아이들에게 인심쓰듯 한번씩 보여주며 흡족해 하는 현지.
"집에 가져가면 죽을지도 모르니까 아빠랑 가서 개울물에 놓아주고 오자.."하니 몇 아이들까지 쪼르르 따라가 가재를 놓아주고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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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부터 시작된 공연.
공연 일정 시간이 잘못 적혀진 덕분에 미리 자리자잡고 앉아있어야지..하고 30분전부터 앉아있던 것까지 합한다면 1시간 넘게 기다린 셈이고, 우리가 처음부터 자리잡고 앉아있던 곳이 하필이면 공연단이 연주하는 자리였기에 결국엔 반대편 뒷줄에 자리를 잡아야만 했다.
정체모를 쓰러진 코끼리들은 공연관람을 위해 마련된 의자였던 것.
"아프리카 토속 세레모니"라고는 하나 어쩐지 문명에 너무 많이 젖어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공연(춤추고 있는 원시부족 사람들이 주는 느낌때문에 그런듯)같단 느낌을 떨치지 못하고 의심하듯 쳐다보고 있었지만 이상한 말투와 낯선 춤 때문이었는지 사람들은 모두 열광했다.
현지도..다른 아이들도 고개를 빼고 구경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한참 보다보니..그춤이 그춤 같아 보였지만 팜플렛을 보니 저마다 무슨 뜻있는 춤인 모양이다.
공연이 끝나고 그들을 찾아다니며 기념될만한 사진 한장 남기고자 여럿 붙들고 사진을 찍어댔다.
"까만" 사람들에게 안기는 걸 두려워하는 눈치던 현지도 금방 익숙해졌는지 잘도 안긴다.

근처의 영화촬영소에 다녀올까..다음 일정을 정하다 시간이 빠듯해 근처에서 식사하고 서울로 돌아오기로 하고 이동이 시작됐다.
17명이나 되는 다섯가족의 대가족이 이동하면서 벌어지는 광경을 맨뒤에서 따라가면서 보니 차 다섯대가 한줄로 달리는 모습에 왠지 가슴이 뿌듯했다.
아이와 너무도 잘 놀아주는 다른집 아빠들을 내심 부러워하고 질투도 해보지만 다같이 모여 어울려주는데 동참해준 현지아빠에게도 감사한다.
번잡했던 식사 후, 서로들 어두워지는 하늘에도 불구하고 헤어지기 싫어 우물쭈물 엉거주춤 서성대다 다음을 기약하고 서울로 모두 핸들을 옮겼다.

대학로의 아프리카박물관에도 맥시칸요리도 한번 먹으러 갈겸 들러봐야겠고, 지난번 성곡미술관에서의 쇼나부족의 조각작품 전시를 기획하기도 했던 정해종 시인이 마련한 갤러리 "터치아프리카"도 소문만 들었지 가보지 못한 곳이기에 나들이 리스트에 올렸다.
아프리카박물관은 다녀온지 오래되었기에 다시 가봐도 새로와하면서, 무섭다고 느끼며 안겨서봤던 그때와는 달리 관심있게, 아는체도 하면서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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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다녀온 후..며칠전 뉴스에서 예쁘게 춤추던 한 아프리카 여자가 인터뷰하는 장면을 보았다.
아마도 그떄 우리가 본 식당주인이 관리인인 듯 싶고..이들은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이유로 탈출을 했다나..
그럼 우리가 보고 온 전통공연이 마지막 공연..
이젠 보고싶어도 못 본단 얘기 아닌가..
좋은 볼거리, 구경 잘하고 와서 소개하려고 했더니만 무용지물 되게 생겼다.
해결이 잘되서 다른 사람들도 아프리카의 문화체험을 간접적으로나마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
그들도 혹시나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면 적절한 대우를 잘 받으며 한국의 이미지를 곱게 간직하고 잇었으면 하는 바람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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