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9월 11일(토) 우려하던 대로 하루종일 비가 와서 집에서 비디오 보다가 시원찮게 놀다가 한 하루. 더구나 육체적으로 별로 피곤하지 않아 낮잠도 안 재웠더니 하루종일 상대하느라 나도 힘들었던 하루. 그런데, 11시에 잠자리에 누웠는데 정은이가 “Don’t throw 정은” 한다. “Have I thrown you?” 하고 물으니 “on the bed”하는 것이 좀 전에 컴퓨터 게임 더 하겠다고 우는 정은이를 달래며 장난으로 가볍게 침대에 던진 것을 말하나 보다. “You mean I threw you onto the bed just before?””Why?” 하고 물으니 한참 생각하더니 “… throw rubbish…” 하는 것이 아닌가? 내 생각에 쓰레기를 던지는 것이니 정은이는 쓰레기가 아니니 던지지 말라는 뜻 같았다. 난 너무 당황스럽고 놀라긴 했지만 “Nobody throws rubbish onto the bed, throws rubbish into the garbage.”하며 변명 아닌 변명을 하고 “OK, I’m sorry. If you don’t like it I won’t throw you again” 하고 사과를 했더니 그제서야 기분이 좋아진 듯. 정은이는 곧 잠이 들었지만 재우는 내내 참 기분이 묘했다. 정은이의 생각이 놀랍기도 하고 엉뚱하지만 자기 표현을 하는 것이 기쁘기도 하고 어른으로 내 자신을 다시 돌아보기도 하고 어쨌든 이 느낌을 잃고 싶지 않아서 컴퓨터를 켜고 일기를 쓴다. 우리 딸 참 많이 컸구나. 이런 맛이 아이를 키우는 놀라운 즐거움인 것 같다. 일기를 그대로 복사했습니다. 저희 딸은 이제 45개월로 22개월에 영어 좀 해주다가 워낙 주변에 사람이 없는 환경이라 말이 늦어서 올해부터(38개월) 제가 우리말만 해서 이제 우리말은 이정도면 됐다 싶어 다시 영어를 할려고 하는 복잡한 이력의 아이고요... 도움만 청하다 이 글을 올리는 것은 우리딸의 서툰 영어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생각의 놀라움 때문입니다. 꾸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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