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호텔의 델리 로비입니다. 종종 원어민튜터와 한국아이들의 주말 특별 레슨이 벌어지는 장소이지요.
오늘은 세 그룹이 있었습니다.
그룹1- 초등 고학년으로 보이는 남아 3명과 젊은 백인 여성 튜터.
아이들은 우노 게임을 흥미진진함도 없이 별수없어 하는 듯 보이고, 튜터는 누군가와의 휴대 전화
메세지 교환에 20분여 이상을 열중하다 어디론가 가버림. 튜터 앞에서도 영어 거의 안하던 아이들은
(실은 튜터도 아이들에게 몇 마디 안함) 그 후 본격적인 한국어의 바다에 빠져 천방지축 놀고 있음.
그룹2- 초등 중저학년으로 보이는 남아3, 여아1명과 백인 남성 튜터와 그의 여친으로 보이는 혼혈 여성.
아이들은 관찰 초반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어리둥절 앉아 있고 튜터와 여성은 말싸움이 한창. 언성
을 높이지 않았으므로 영어를 이해못하는 어느 누구도 둘이 무얼하는지 알 길 없는 상황. 급기야 지
루해진 아이들은 로비를 어슬렁거리다 델리에서 군것질을 하며 노닥거리고, 튜터와 여성은 본격적
으로 언쟁에 돌입함.
그룹3- 초등 고학년이거나 중등생으로도 보이는 남1, 여1명과 젊어 보이지는 않는 백인 여성 튜터.
두 아이 모두 교재로 보이는 문서 학습에 나름 열심인 앞에서 튜터는 가끔씩 그들의 학습 내용을 확
인 또는 지도하는 것으로 보였으며 식사를 거른 탓인지, 식탐이 많은 것인지 나홀로 간식에 열중
하기도 함. 그나마 가장 양호한 레슨 그룹으로 보임.
목동 모 어학원 강사 시절,
명문을 자랑하고 나름 최상의권 인재들이 모여들던 곳인 까닭에 원어민 강사들의 채용 자격 조건도 꽤 까다로왔고 기실 상당히 검증받은 자격과 경력의 원어민들이 채용되었던 것으로 직간접 확인한 바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네들과의 몇 번의 티타임을 통해 오가던 개인레슨에 관한 잡담 속에서 대부분의 인들이 한국 아이들의 영어 환경 특성이나 애로에 대한 인식, 배려 혹은 연구 없이 참 손쉽게 그야말로 널,널,하게 가벼운 노동으로 고수익을 챙긴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파악한 후로 원어민 레슨의 위험성, 비수익성에 관한 생각에 몰두했던 기억이,,, 오늘 고요한 일요일 아침 또다시 저를 괴롭혔습니다.
다만 생각의 촛점이 '노력과 정성 대비 비정상적 고수익에 대한 혐오감'에서 '허접한 레슨에 노출된 아이들에 대한 안쓰러움'으로 옮겨 있었지만요.
교육에 대한 책임감, 가르침에 대한 열의, 아이들에 대한 애정,,, 이 모두를 겸비한 튜터를 만나기란 한국인이든 원어민이든 막론하고 참 쉽지 않은 일이기는 합니다. 이만한 자격을 가진 원어민튜터에게 아이가 교육받고 있거나 그런대로 목적하는 면에서 만족스런 레슨을 받았다면 가급적 오래 놓치지 않고 지속하기를 권유드리고 싶지만, 부득이 원어민 레슨은 선택할 때에는 그 부작용에 대한 충분한 인식과 고려를 거듭 거듭하시기 부탁드리고 싶은 마음에서 급히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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