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님,
워낙 해준 것이 없어서 답글 쓰기도 쑥스럽습니다만 궁금해 하실까봐...
좋은 계획을 시작한지 얼마 안 돼서 그치게 된 경험이 많아서, '내가 아무리 바쁘고, 게을러도 최소한 이 정도는 할 수 있다' 수준으로 진행했습니다.
'쉬운 것을 쉬지 않고'
저는 듣고, 따라읽고, 녹음하는 것을 초2~초5까지 4년간 할 계획입니다. 이제 겨우 1년 반 했습니다.
4년간 토, 일 제외하고 매일 읽으려면, 그 읽을 거리가 리스트로는 다 작성하기 힘들겁니다.
책을 사서 아이앞에 들이미는 과정에, 틀림없이 인터넷으로 결제할 시간도 없을 만큼 바쁠 날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미리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그럭저럭 한 일주일쯤 빠지겠지요.
저에게는 잠깐 일주일이지만, 애에게는 규칙이 깨어지는 경험이고
가능하면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나기를 바라겠죠. 그러면 아이 스스로 늘 핑계거리를 찾게 될 겁니다. 이런 마음 가짐은 똑같은 시간을 공부해도 절대 효과가 나올 수 없게 진압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교재를 아주 구하기 쉬운 걸로 정했습니다. 게으른 나에게 딱 맞는 것.
인터넷으로 학습하는 건데 매달 두권씩 교재로도 공부할 수 있습니다. 이름을 밝혀도 되남? -안돼면 알아서 지우시겠죠?- childu입니다. 싸이트 특징은 한 번 가보셔서 살펴보세요. 이곳은 미국 학생들이 홈스쿨로 공부하는 곳이라 수학, 과학도 엄청 좋지만 처음 시작하는 우리 애 수준에는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language art (국어) 에 해당하는 부분만 해 주고 있습니다. 단계별로 앞으로도 몇년간 계속 공부할 수 있습니다. 이 싸이트에 있는 녹음기에 녹음할 수도 있어서 좋습니다. 인터넷으로 바로 듣고 인터넷 사이트 안에서 녹음하니 간편합니다.
이 곳 단점은 페이지 넘기는데 시간이 좀 걸립니다.
처음엔 속터져 숨 넘어가는 줄 알았는데, 지금은 차분히 기다립니다. 하다 보니 익숙해지더군요.
싸이트 하나로는 단조로워서, 우리나라 싸이트도 하나 이용합니다. 리틀팍스입니다.
리틀팍스는 어학원도 오프라인으로 운영합니다.
제가 영어선생님이다 보니 정보 얻는 라인이 좀 다채로워서, 리틀팍스 어학원의 커리큘럼을 베껴서 사용했습니다. 리틀팍스 어학원도 한 레벨당 6개월 과정으로 유치레벨부터 중3까지 포괄할 내용을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인터넷 리틀팍스는 리틀팍스 어학원보다 컨텐츠는 더 풍부해요.
기본이 되는 교재는 이렇게 인터넷 사이트 두개 - 차일드 유와 리틀팍스 - 입니다.
두 사이트에서 각 한 스토리씩 매일 두 스토리를 합니다. 그 두 스토리를 이틀씩 공부합니다.
그러면 일주일에 약 6개의 스토리를 읽습니다.
두 사이트 모두 내용은 방대해 그대로 보면 사실 뭘 할 지를 모릅니다. 하지만 차일드 유는 교재를 사서 그 교재대로 단계를 밟아 올라가면 돼고, 리틀팍스는 어학원 커리큘럼을 구해서 그대로 따라하면 진도도 잘 나가고 레벨도 6개월 마다 한번씩 올라가니 더 성취도가 높습니다.
교재는 이리 준비했으나, 구슬이 서말이면 뭐 합니까, 꿰어야지요.
꼭 시간을 정해 1시간씩 공부했습니다.
순전 읽기만 하려했으나, 간단히 의미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힌트를 주게 되더군요.
한번은 그냥 그림보며 듣고, 두번째는 한 문장씩, 혹은 길면 의미 단위로 끊어서 인터넷을 따라 읽게 하고, 세번째는 날 따라하게 하고 (이 때 문장 뼈대 부분과 수식어 부분은 반드시 끊어서 따라하게 했어요.
문장 끊는 것, 전치사 이게 애들에겐 좀 단계 올라갈 때까진 어려운 부분이라 이것은 우리말 해석을 해 주고, 주어 하나에 동사 하나 쓰는 것 등을 의사만 전달되게 풀어서 설명해요. )
네번째는 다시 인터넷을 따라하게 하고, 그 다음엔 시간 남는 대로 인터넷과 똑같이 읽기, 숨 한번 쉬고 처음부터 끝까지 읽기등을 합니다.
처음 일년간은 글자 안보고 그냥 소리만 듣고 따라하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니 저절로 글자를 읽게 돼 버렸습니다.
그래서 시작한 지 일년 후 부터는 글자를 보면서, 읽는 법도 더러 짚어가면서 따라 읽게 합니다.
함께 공부하는 것은 매일 같은 시간에 하지만, 녹음은 본인이 다른 학교 숙제와 함께 알아서 시간배분해서 하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복습이라 죽을 쑤며 읽든지, 풀을 쑤며 읽든지 내버려 뒀습니다.
아니, 일부러 내 일을 하면서 안 들었습니다. 일단 귀에 들리면 틀리는 곳 안 지적하기가 부처님 도 닦는 것 만큼이나 힘들어서.... 게다가 틀리는 곳이 어디 1~20 군데여야 말이죠.
녹음횟수도 시작한 개월 수에 따라 좀 달리했습니다. 지금은 리틀팍스 10번, 차일드유 10번 합니다.
금요일에는 그 주에 공부했던 스토리 중 길면 하나, 짧으면 두 개를 골라 쓰기 시험을 봅니다. 예를 들어 grandpa decided to plant vegetables in his garden 이라는 문장이면, 제가 한글로
할아버지는 야채를 심으리라 결심했어/ 자기 정원안에.
라고 문제를 줍니다.
많이 읽어서 그런지 크게 부담없이 저도 시험 잘 보는 재미에 좋아합니다.
토요일이나 일요일 중 하루는 녹음을 쉬어도 됩니다. 하지만 녹음 하면 특별히 다른 날보다 더 많은 하트를 줍니다. 숙제할 때 마다 하트를 줘서, 30개 모으면 선물. 이번에 30개 모으면 아이스크림 콘을 걸었습니다. 어차피 더운 날 먹을 수 있는 아이스크림 이지만 상으로 받는 아이스크림은 맛이 다르지요.
이것이 수업의 전부인 것 같고, 재미로 읽는 책은 아무거나 그 때 그 때 취향에 맞는 것입니다.
공주 나오는 것, 꽃 나오는 것, 그림 예쁜 것은 아무거나 좋아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전래를
영어로 옮긴 이야기도 좋아하고. 그리고 디즈니 시리즈도 좋고. 순전히 재미 지향으로 아무거나 고릅니다.
노부영 책도 읽고 춤추고, 내 책 만들기 하기도 재미있고.
이번 여름 방학엔 여기 쑥쑥 메인 화면에서 팝업으로 떳던 junior science 인지 뭔지 (이럴 땐 내가 할머니 다 된 것 같다니께, 진짜) 그거 사서 실험하면서 놀면 재밌을 것 같아요.
너무 시시해서 별로 할 말도 없는데 글로 치려니 한참 걸리네요.
그래도 책 고르기가 너무 어려운 사람은 이렇게도 했다는 경험담이네요.
여러가지를 놓고 고심하시는 데 도움이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