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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12월 8일 일요일]
피아노 한마당이 주최하는 ?_blank'어린이를 위한 피아노 한마당-귀뚤귀뚤 귀뚜라미'가 2002년 12월 3(화)-12월 8(일)까지 연강홀에서 열렸다.
오늘이 마지막 공연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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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강홀에 들어서니 동시와 그림이 층계마다 가득찼다.
어려서부터 아빠 차에 '우리 아이 말 배울때 들여주는 동시'라는 책을 갖다 놓고 차에 탈 때마다 반복해서 읽어줘서인지..운율이 들어가서 자기 스타일에 맞았던지 곧잘 따라하기도 하고, 어쨋든 동시 읽는 것을 좋아하기에 몇개 읽어주니 벌써 시작시간이다.
끝나고 올라오면서 다시 읽어주마..하고 공연장 안으로 들어갔다.
시작전에 귀뚤귀뚤 귀뚜라미 노래를 배우고 나서 공연이 시작되었다.
5명의 언니들이 나와 높은 소리가 나는 드럼과 낮은 소리가 나는 드럼, 챙~ 챙~ 은방울 소리가 나던 악기, 맑은 나무를 두드리는 소리가 나는 마린바와 비브라슬램이라는 빙그르르 돌아가며 끝을 맺는 악기로 .."즐거운 세상"이 연주되었다.
에릭 사티의「놀이의 즐거움(스포츠와 디베르티멘토)」라는 형식으로 그네..새총..바닷가..축제..문어..달리기시합..모퉁이 고양이..소풍..썰매..불꽃놀이..등을 음악과 함께 들었다.
동심을 느낄 수 있는 맑은 느낌이었다.
현지는 '바닷가'가 제일 좋댄다.
사회자가 나와 "너이름이 뭐니" 하고 물어보면 악기가 연주되면서 소리를 들려주었다.
첼로는 고용한 밤을 연주하며 목소릴 들려주고..바이올린은 사랑의 인사로..두줄 현악기 해금은 심금을 울리는 애절한 소리를 들려준다.
"엄마..옛날 악기..난 옛날게 좋아" (TV채널을 돌리다가도 사극이라도 나오면 "저거 볼거야"하고 소리를 치는 아이..흘러 들리는 전통악기 소리에도 "어마 저거 가야금이야?" 하고 관심을 보였기에 전래동요나 국악연주음을 더 좋아하는구나..하는건 진작에 느꼈었다)
피아노는 맑은 날과 비오는 날은 어떻게 표현할까요..햇살이 비쳐 모래알이 반짝거리는 듯한 소리와 우르릉 하듯..어둡고 무거운느낌의 소리로 날씨를 보여주기도 했다.
"하나..둘..셋..넷..다섯..엄마 다섯명(피아노를 두명이 연주했다)이니까 오중주지~"
'징징 바이올린'을 읽으면서 악기 이름과 몇중주 얘기를 했었는데 연주자들의 명수만 세어보고는 오중주란다.
"피아노 한대를 두명이 치네..악기가 네개니까 사중주야"
연주에 맞추어 두명의 어린이와 처음 귀뚜라미 노래를 알려줬던 남자와 여자가 번갈아 나와 동요를 부르고..다같이 귀뚤귀뚤 귀뚜라미 노래를 불렀다.
"누구 노래 잘 할수 있는 사람"하니 현지가 손을 번쩍 든다.."저요~ 저요"
저 앞에 나가서 내아이가..버벅대면서 실수라도 하지 않을까..하는 조바심때문에 현지가 안보이게 무대를 향해 아니라는 뜻으로 가볍게 손을 흔들고야 말았다.
날 시킨것도 아니었는데..내 마음대로 됐다고 한것이다(다른 상황에서 만약 나를 시켰다면 난 분명히 안했을테니까..나에게 닥친 상황이라고 느꼈었나보다..나처럼 되지 않기를..하면서 나도 모르게 내 기준으로 아이를 맞춰가려 하고 있었던 거였다).
현지는 다른 아이를 시키자 자기도 잘 할 수 있는데 안시켜줬다며 울기 시작했다.
"엄마가 현지 잘하는거 알아..엄마가 들어주면 되잖아..괜찮아..다음엔 우리 현지도 꼭 나가서 해보자" 하고 겨우 달래놓으니..엄마가 손을 흔들었던 것도 모른체 "저 선생님 미워..나 잘할수 있는데 안시켜줬어..아빠한테 이를거야.." 그런다.
덕분에 "아까 안시켜줘서 그런가봅니다. 저 어린아이에게 박수 한번 쳐주세요"해서 엉뚱하게 격려의 박수가지 받았다.
후회중이다. 나가서..가만히 서있더라도..하겠다는 걸 시켜보기라도 할걸..아이의 자신감을 묻어버리려 하다니..
아프리카의 분위기와 긴장감과 신비함을 느낄 수 있는 음악으로 멀티슬라이드로 김수민의「표범의 얼룩무늬는 어떻게 생겨났을까」를 보여주었다.
정글과 아프라키의 분위기를 표현하기 위해 북소리, 봉고소리..귀로(빨래판 소리)와 목탁 두드리는소리가 나는 우드블럭(템플블럭)으로 연주했고 아프리카에 햇살이 비춰지는 모습은 차임으로 표현되었다.
피아노와 타악기 연주에 영상을 보면서 이야기를 듣는 일은 멈춰진 그림책의 이야기를 훨씬 생동감있게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
나레이션을 맡은 언니는 지난번 '즐거운 세상'에서 이야기를 읽어주었던 그 언니였다.
개인적으론 구연방법이 어딘지 모르게 어색해서 전문성우와 비교가 되서 '또 저 언니네..'하며 지난번 이야기 해주던 목소리가 잠깐 떠올랐지만 "어..저번에 봤던 언니다" 하며 아이는 반가워하는 것 같았다.
'햇빛이 부서지"는 내용이 그림에도 그대로 나타나는 만큼 책을 미리 보고 와야만 숨은그림처럼 숨어있는 동물들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연주가 모두 끝나고..아이와 층계를 올라오면서 잊지 않았던지.."엄마 동시 읽어준다며" 하고 잡길래 그제야 생각이 들어아까 불렀던 동요 전체가 그림과 같이 걸려있었던 동시를 하나하나 읽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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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피아노 한마당과 크게 바뀌거나..얼마전 본 '즐거운 세상'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다 같은 곳에서 기획하고 구성했으니까 비슷하기도 하겠다.
처음 피아노 한마당을 보고난 후..인기도 많아졌고, 호평도 받았으며..시간이 어느정도 지나면서 음악만으로도 감동받을 수 있는 뭔가가 있을거란 기대도 있었지만 평범했던 것 같다.
공연장만 커지고..티켓료만 세배로 껑충 뛴 것만 빼고는..감흥이 나질 않았다.
오프닝 연주..연주에 맞춰 동요부르고..음악에 맞춰 동시 들려주고..한곡 따라부르고..연주 한곡 되고..
아마도 음악회라면..동요를 같이 따라부르는 파트가 있다 하더라도 한두곡은 문제될 것이 없지만..고음에 올라가면 소리가 깨지는 걸 메인 프로그램으로 넣어 몇번이고 반복해서 들어야 하고 완성된 연주곡을 제대로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목소리가 더 울리는 아이들 노래를 들어야 하는 것에 치중이 너무 많이 된 것은 아닌가..하여 구성이 맘에 안들었을 뿐이다.
집에 돌아온 현지가 아빠한테 이른다.
"아빠 내가 귀뚤귀뚤 귀뚜라미..노래 잘하는데 선생님이 안시켜주서 미워"
그러더니 큰 다라이(?)를 갖고노는 현지가 그 안에 들어가 혼자 쇼를 시작했다.
혼자 배꼽인사를 하고는 귀뚜라미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다 부르고 나서는 다시 인사를 하고 다라이 밖으로 나온다.
얼마나 하고 싶었을까..
귀뚜라미 곡을 개사까지 해서 부른다(아는 곡에 개사하기도 현지 취미 중의 하나다).
아직도 귀뚜라미 노래를 흥얼거리는 아이..엄마말 안듣다 쫓겨나온 귀뚜라미가..어쩌면 요즘들어 "엄마는 왜 자꾸 날 혼내는거야" 하며 투덜거리는 현지의 마음을 대변해주어서 입에 달고 다니는 것은 아닌가..하여 미안한 마음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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