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버티다 버티다 집앞 치과에 갔다. 아침 먹고 치과에 걸어가면서 잠시 한국생각이 났다. 한국에서는 웬만해선 걸어가는 거리에 병원이며, 수퍼, 미용실 등이 모두 있는데 여기는 우유하나를 사도 차를 타고 나가야 하니 집에 한두가지 떨어질때는 사실 사러가기가 귀찮아진다. 그런데 마침 우리집옆에 치과가 있어서 차길하나만 건너서 걸어가니 한국에 있는 느낌이 들고 기분이 새로왔다. 어금이 끝이 계속 묵직한것이 아프기 시작해서 늦게 가면 손해라는 생각에 용기를 내서 갔다. 봄방학이라 그런지 당직의사가 한명밖에 없어서 오래 기다렸다. 나이가 좀 든 의사가 오더니 대뜸 들어오면서 하는 말이 '니하우~'. 내가 중국사람 처럼 보였나보다..그래서 'Not 니하우~'그랬더니 나보고 그럼 한국 사람이냐고 물어보면서 한국말로는 어떻게 하냐고 묻는다. 가르쳐 줘도 잘 못할꺼면서..^^ 그래서 치료가 시작되었는데 치과라는것이 돈 잡아먹는 병원이라 대뜸 겁이났다. 그래서 치료하기전에 오늘 씌우는거 보험에서 커버 되는거냐고 확인했더니 의사가 하는말이, 보험에서 커버되는데 너가 100불을 내야한단다. 나는 정색을 해서는 아니 보험회사에서 커버되는데도 내가 100불씩이나 내야되냐고 되물었더니 의사가 헐헐 웃으면서 하는말이 'I'm just kidding~'이란다. 이런... 사실 영어로 말할때 가장 어려울때가 농담을 못 알아들을때 이다. 중요한 정보가 오가는것은 못 알아 들었을때 계속해서 여러번 물어봐도 분위기 썰렁해지진 않지만 농담은 지나가는말로 쓱 한번 해보는 말인데 그걸 못 알아듣고 다시 물어볼수도 없고, 알아듣는척 괜히 허허..하고 웃었다가 그 농담 관련된 말 또 물어보면 진짜 당황하는 경우가 생기고.. 얘기를 죽 하다보면 도대체 어디까지가 진담이고 어디서부터가 농담인지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농담은 대답할것도 없이 그냥 씩 웃어주면 되는데 타이밍 못맞춰서 씩 웃었다간 바보되기 십상이다. 오늘도 치과치료의자에 앉아 입은 떡 벌리고는 지나가는 농담한걸 가지고 그걸 진담으로 알아듣고 정색이 되었으니 얼마나 우스운장면인지 모르겠다.. I'm just kidding이라는 말을 들으니 지난여름의 에피소드가 생각난다. 한국에서 조카들이 여름방학을 이용해 와있었는데 여기저기 동네 행사들을 많이 데리고 다녔다. 돈 많이 안들고 실속있는 것을 찾다보니 동네에서 하는 프로그램에 많이 다녔는데 여름에 매주 달리기를 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조카들은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생이었는데 사실 그 프로그램에는 프리스쿨 아이들부터 보통 초등학생까지만 참여를 한다. 그러니 큰조카는 중학생이 되어서 자격은 안되지만 재미로 계속 참여를 했었다. 100미터 달리기를 하는데 그 조카가 1등을 했다. 그러니 다른 아이들은 중학생인지도 모르고 엄청 빨리 달리는것을 보고는 부럽다는 시선과 함께 한편으로는 어쩜 저렇게 빨리 달리냐...도대체 비결이 뭘까...하는 시선을 볼때가 있었다. 그날도 달리기 끝내고 주차장으로 걸어가고 있는데 작은 조카 아이가 나한테 달려오더니 하는말이.. '이모,이모...있잖아요..글쎄 아까 오빠랑 같이 달렸던 그 미국 남자애가 뭐라고 했는지 아세요? 세상에.....글쎄요...'지금 장난하냐????" 이러는거 있죠?' 사춘기 소녀 특유의 말투로 나한테 와서 말하는데 나는 영어를 알아들은 그 조카가 신기하기도 하고 도대체 뭔말을 했길래 '지금 장난하냐?'라고 시비조로 말했을까...상황이 궁금해서 큰조카애한테 물었더니 그 미국 남자아이가 한말은, 'Are you kidding?' 이었다.. 얘기를 들어보니 미국남자아이가 달리기 끝나고 나오면서 큰조카한테 '너 달리기 진짜 잘한다, 오늘 몇초나왔냐?'라는 식으로 물었고, 큰조카아이는 시간이 몇초가 나왔다고 얘길했다고 한다. 그러자 그 남자아이가 'Are you kidding?'이라고 말한것인데, 우리 조카는 그말을 '장난하냐?'라는 말로 이해를 한것이다. 말인즉슨 '너 거짓말 하는거지? 설마 그렇게 빠른 시간이 나올리가 없어, 지금 나 갖고 장난하냐?' 이런 뜻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Are you kidding?''You kidding'이란 말은 너지금 농담하는거지?라는 직역보다는 '농담같다''대단하다''너무 잘해서 믿어지지 않는다'라는 의미로 아마 쓰였을것이다. 결론은 잘했다는 의미였을것이다. 우리나라 말을 할때도 '진짜???'라고 물어볼때 그게 정말 가짜라고 생각해서가 아니라 으례히 습관처럼 wow라는 의미로 '진짜??'라고 되묻듯이 'Are you kidding?'이라는 말도 부정적인 의미보다는 긍정적인 의미로 쓰였을것이다. 조카아이가 놀래서 나한테 달려오며 '이모~~이모~~'하던 얼굴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무슨 싸움이라도 날줄 알았나?^^ 너야말로 지금 장난하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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