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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까지 시험공부는 못해도 놀 수는 있던 걸요

  • juice
  • |
  • 2009-05-05
10

어린이날 아침입니다.

저희 집의 가장 어린이인 정빈이는 아직 한밤중입니다. 만화를 그리다가 새벽에서야 잠이 든 정빈이는 아마도 10시는 넘어야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지난 주 토요일부터 학교 재량휴업일이었던 어제와 어린이날 까지 지금은 마음 껏 즐기는 시간이라며 신나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일들을 즐기고 있는 중이거든요. 새벽까지 시험 공부는 못해도 놀 수는 있더라는 귀여운 아이입니다. 연휴 동안 새벽에 잠든 날이 두번째거든요.^^ 정빈이의 작품입니다.  

한 때 꿈이었던 만화지만 지금의 정빈이에게는 취미생활 중 하나가 되었다고 합니다. 중학교에 들어가고 만화를 잘 그린다는 소문이 선배들에게까지 났고, 학교 만화부 동아리 선배들이 직접 찾아와 만화부에 들어 올 것을 권유 받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정빈이의 대답은 이랬다고 합니다.

“그저 좋아서 그리는 것 뿐이에요. 동아리 활동까지 할 생각은 없어요.”

사실 중학교에 들어간 직후에는 만화부 동아리에 들 것인가를 두고 많이 고민했었거든요. 그리고 스스로 내린 결론은 그냥 가끔 혼자서 그리자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지난 번 글 <마음 급한....> 이후 정빈이의 진로 선택에 어떤 도움을 줄까 생각하다가 함께 읽은 책이 3권이었습니다. 『꿈을 찾아주는 내비게이터』, 『14살, 그 때 꿈이 나를 움직였다』, 『1학년 1반 34번』.

 

 

 

‘꿈을 찾아주는 내비게이터’는 스스로를 조금 더 탐색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선택했던 것이고 ‘14살, 그 때 꿈이 나를 움직였다’는 아주 우연하게 엘리베이터 안에서 불어로 이야기 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서 꿈을 가지게 되는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너무 조급하지 않게 진로를 탐색하였으면, 그리고 저자처럼 열정을 다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인생에서 큰 행복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으면, 또한 꿈은 꾸기만 한다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향한 많은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도. ㅎㅎㅎ 제가 한 권의 책으로 욕심을 낸 것 같죠? 결국 책을 읽은 정빈이가 담아갈 몫인데 말입니다. 

그리고 ‘1학년 1반 34번’은 얼른 어른이 되고 싶은 아이에게 어른이 된다는 것이 무엇인가에 관해 진지한 생각을 해 보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1학년 3반 24번이 된 정빈이와 같이 읽어 보았습니다.

학교를 무단결석하는 아이에 관한 신문 기사를 읽고 쓰게 되었다는 책, 종잡을 수 없는 사춘기 아이들의 마음을 잡아주는 이야기라는 책 속에 어떤 이야기가 있을까 아주 궁금했었어요.

 

힘들고 혼돈의 시간을 보내는 아이의 이야기가 그림과 함께 전개되고 마지막 책 속에서 아이가 마음속으로 속삭입니다.

“난 아직 잘 모르겠어. 내가 어린지 어리지 않은 지”


“그럼 힌트를 줄게.

어리다는 것은 언제나 자신의 일에

다른 누구를 탓하는 거야.

어리지 않다는 것은 자신의 일에

다른 누구의 탓도 하지 않는 것이지.

이제 확실히 대답할 수 있겠어?“


“그렇다면 대답할 수 있어.

나는 이제 어리지 않아.

나는 이제 누구의 탓도 하지 않으니까.

전에는 모든 것을 다 어른들 탓으로 돌렸어.

그런데 이제는 그렇지 않아.

부모님 탓도 선생님 탓도

학교 탓도 하지 않으니까.“


“(중략)

네가 어른들에게 자유를 구속당해서

행복하지 못하다고 투덜대는 동안도

너는 매일매일 자라고 성장했던 거란다.

이제 너는 더 이상 어리지 않아.

그러니 누구 때문에 안되고

무엇 때문에 못한다는 변명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단다.

이제 누구 탓도 안 돼.

모든 것은 34번 너의 책임이란다.“


그리고 에필로그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다만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해줘야 할 것은

아이가 인생에서

기쁨만 있다거나 혹은 슬픔만 있다거나

행복만 있다거나 혹은 불행만 있다거나

자유만 있다거나 혹은 구속만 있다거나

하는 생각에 빠지지 않게

도와줘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한쪽 도랑에 빠져 허우적거릴 때

어른들은 누구든 바로 손을 내밀어

아이들의 손을 잡아 줄 수 있어야 한다.


언제든지 그 준비가 된 사람이

바로 완전한 어른, 진짜 어른이다.


나도 이제 진짜 ‘어른’이 되고 싶다.』


책을 덮지 못 한 채 많은 생각을 했었습니다.

‘나는 과연 진짜 어른일까?’


그리고 1차 지필을 친 정빈이와 함께 찾은 도서관에서 정빈이가 빌려 온 책들입니다.

 

 

 

 

 『실내 공간 디자인 연출』, 『푸드스타일링의 이론과 실제』, 『세상은 놀라운 미술선생님』, 『국어시간에 소설 읽기』, 『봄봄』

진로 탐색중인 정빈이는 요즘 건축과 실내 디자인, 요리에 관심이 많아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정빈이가 찾고 있는 책은 그리 많지 않았어요. 특히 건축에 관한 책은 정빈이가 읽을 만한 것을 끝내 찾지 못했고, 요리도 거의 대부분 요리법에 관한 책이라 겨우(?) 읽고 싶은 것을 빌릴 수 있었다고 합니다. 다른 도서관에서도 찾아보고 서점에도 같이 가보아야 하겠어요.^^

한 때 정빈이가 영어를 공부하는 이유는 멋진 만화가가 되기 위해서 였어요.

“멋진 만화작품을 그리기 위해서는 세상 곳곳을 여행해야 하는데 영어 한 마디 못해서 으흠, 으흠하면서 다닐 수 없잖아요.”

그래서 영어를 하는 것이 신나고 즐거울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제 또 다른 꿈을 찾아 가고 있는 14살의 아이.

그 꿈을 찾아가는 지금 이 순간도 정빈이에게는 미래를 위한 준비의 시간만이 아닌, 소중한 삶이라는 것을 압니다. 그래서 책 속의 ‘진짜 어른’으로서 아이의 삶에 멘토와 같은 존재가 되어 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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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정시인
  • |
  • 2009-05-06 09:19
답댓글

쥬스님의 글이 요즘 날씨와 딱! 입니다. 그야말로 화창!!!!!

저도 어렸을때 만화그리는게 취미였던지라... 정빈이의 그림을 보니 마구 옛생각 납니다. 선배들이 동아리 들어오라고 줄 설만 하네요. 저는 딱 목까지밖에 (그야말로 얼굴만) 못그린다는...ㅠ.ㅠ

예전에 싸이에 그림그리는 기능이 있어서 어설픈 마우스 조작으로 땀뻘뻘흘리며 그렸던 조각을 올려봅니다.

우메..민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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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uice
  • |
  • 2009-05-08 03:27
그림 멋지네요.
저는 만화를 좋아해 본 적이 없어서..
이상하게 만화는 읽지를 못하겠어요. 이런 저에게 친구는 주의가 산만해서라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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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옹맘
  • |
  • 2009-05-06 09:16
답댓글

정빈이의 그림실력이 예사롭지 않네요. 분명 재능이 있어보입니다.

정빈이가 건축에 관심이 있다면,  Frank Gehry, Gaudi 등 유명한 건축가의 건축물을 많이 보라고 권해주세요.

사진기를 들고 다니면서 맘에 드는 건축물을 전체 또는 부분 찍어서 스크랩도 하고

시간나면 직접가서 또는 그 사진을 보고 그려보고요.

우리나라도 이제는 싸고 빨리 건물을 짓던 시대에서 벗어나 미적인 면,예술적인 면을 많이 고려하고 있어서

유명한 건축가가 지은 건물들, 아름다운 건축물들이 많이 있으니 시간내서 일부러 찾아가 보는 것도 좋겠지요.

요리에 관심이 있다면 꼬르동 블루( Le Cordon Bleu)학교도 한 번 살펴보고요

(프랑스엔 본교, 런던과 서울에도 분교가 있어요).

영국요리사 Jamie가 쓴 책을 읽어보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요?

아무쪼록 정빈이가 예쁜 꿈을 키워나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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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uice
  • |
  • 2009-05-08 03:26
정빈이를 위해 보태주신 마음과 좋은 정보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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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놀자
  • |
  • 2009-05-06 02:42
답댓글

좋네요....

이름은 쥬스인데 시원하고 맑은 깊은 산 속 샘물 맛이 나요 ㅋㅋㅋ

 

오늘밤은 왜 아직 못잤냐구요?

이눔의 걱정도 팔자인 인생이 남의 집 아그들 걱정하느라 인터넷을 뒤지고 있는 중이었네요.

제 개인적인 사정으로 과외를 더 못하게 된 아이들에게 좋은 후임 쌤을 알아보는 중인데...

허걱... 어쩜 좋아요... 나 처럼 싸고 좋은 쌤이 없네요 ㅠ.ㅠ

 

울 꼬맹이에겐 절대 과외쌤 노릇 안한다고 굳게 다짐하고 있는 중이랍니다.

일단 한 번 시작하면 아들넘의 무보수 과외쌤 노릇을 최소한 고3 까지는 하게 될텐데...

못할 짓이지요 ㅠ.ㅠ

산전수전 공중전의 과외쌤 보다는 쥬스님 같은 여유롭고 지혜로운 엄마가 되고 싶어요.

 

수학 공부의 신 엄마가 만든다......

정말 섬찟하지요? 전 이 책 제목을 보는 순간 등골이 오싹했어요 ㅠ.ㅠ

엄마들을 작두날 위로 인도하는 책들이 정말 많은 것 같아요.

 

5월이 되고... 제 강의 날짜가 다가오면서... 스트레스 만빵입니다.

나까지 나서서 엄마들을 선동해야하나...

나라도 이쯤해서 엄마들에게 찬물 끼얹어줘야하나...

쥬스님 처럼 청량한 물 한 사발의 역할이 되길 감히 바래보는데.... 에효....

 

정빈이 그림 진짜 환상이네요 ^.^

아이의 꿈이 잘 여물어 가길 놀자 아줌마도 응원 보탭니다 ㅋㅋㅋ

소개해주신 책 감사합니다.

중2 똘만이와 함께 읽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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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uice
  • |
  • 2009-05-08 03:23
혹 제가 왜 juice인 지 아십니까?
중학교 시절 시골서 전학 와 juice를 읽지 못해 영어선생님께 아주 혼이 난 적이 있답니다.
'쥬이쎄'라고 읽었거든요.ㅋㅋㅋ
제가 영어를 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고요. 무엇인가를 하게 되는 것은 참 우연일 때가 종종 있는 것 같아요.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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