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금으로부터 거의 30여년 전, 고등학교 2학년때 병을 얻어 부득이 휴학을 하게 되었더랬습니다.
박정희 시대였고 기초 군사훈련이 교과목에 있었던 때였지요..
출석율을 100% 유지하라는 말도 안되는 문교부 지침이 지켜져야만 했던 때라 잦은 결석과 조퇴를 담임선생님이나 학교측이 참 부담스러워 했었고,,그래서 휴학을 종용받기에 이르렀던 것이지요.
이듬해에 복학을 했지만 한살 어린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기가 너무 어려웠을 만큼 제가 좀 오만방자한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었습니다..다시 휴학했고,,그 다음엔 복학을 포기하고 자퇴를 결정했습니다.
이 결정은 제 자의로 내린 결정인데 당시 학교밖 아이들에 대한 시선이 그리 곱지 않은 시기였음에도 부모님께서 흔쾌히 제 결정을 존중해주셨어요..
그렇게 요즘 표현대로 홈스쿨링을 했던 거랍니다..
세월이 흘러 제 아이가 다시 같은 길을 선택한 것을 제가 받아들이는데 저는 제 부모님만큼 흔쾌할 수는 없었습니다..내색을 하지 않았지만 당시의 부모님 마음은 어떠하셨겠나에 생각이 미치면서 참 큰 불효를 했었구나 싶을 정도로 괴로웠더랍니다..
홈스쿨링의 경험자로서, 아이가 이 길을 선택하게 되기까지 아이를 지켜보며 제가 학교와 또 그곳에서 벌어지는 온갖 못마땅한 처사나 방침들을 지켜보던 심정은 이렇습니다.
학교도 사회다..
아무리 어리다 해도,,그래서 아이가 체감하는 어려움이 크다하여도 학교는 또 하나의 중요한 사회입니다.
거기서 벌어지는 실수도,,실패도 또한 아이에게는 교육이 될 수 있습니다.
자의든 타의든 학교의 울타리 밖에 선 사람들의 공통된 심정은
체제부적응자로 바라보는 시선들에 대한 불편함이란걸 예나 지금이나
제 속에 또아리를 틀고 있던 기억이나 아이 손을 잡고 나선 세상에 서서 너무나도 선연히 느낍니다.
시절이 바뀌고 사고가 유연해졌다 하지만 절대다수의 아이들이 복닥이며 나름의 세계를 키워가는 그곳은 분명 아주 중요한 세상인데 부모의 눈으로 학교를 재지 마시고 좀 더 많이 생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학교밖이라고 다 행복한 것은 아니랍니다..
학교는 분명 많은 문제점들이 산적해있는 곳이지만 또한 너무나도 많은 선생님들이 무능하고 무책임하다는 질책 속에서도 묵묵히 과중한 업무를 담당하고 계십니다.
아이가 지금 치뤄야 하는 시험,,,그리고 그 준비를 위해 해야만 하는 불필요해 보이는 공부는 실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일반적이고 기본적인 상식의 범위는 넘지 않을 것입니다.
제 아이가 초등 2학년 때,,전교생이 3천에 가깝게 기하급수적으로 불어가는 신시가지의 학교에 다녔답니다. 급식시설이 모자라서 점심시간이 전쟁통을 방불케 했었지요..
제 아이는 급식을 선생님들이 정해준 시간내에 다 먹지 못해서 날이면 날마다 운동장을 돌아야 했습니다.
당시 몸무게가 20킬로가 채 안되었었지요..
그때부터 저 또한 학교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는 않았었습니다..
그런데,,그 험한 세상에서 아이를 데리고 나와서 제 시선이 닿은 따뜻하고 안전한 테두리 내에서 이쁘고 건강한 교육만을 받는다면 실제 이 세상을 살아갈 힘은 어디에서 배울 수 있을까에 생각이 미쳐서 가능한 견뎌보라고 두어두었던 것이랍니다.
그 과정에서 제 원망이나 험구가 아이의 마음에 박혀 아이 스스로가 학교를 마치 결격사유가 너무 많은 곳으로 알게 되었던 것이 제 큰 실수입니다..
중학교때 아이의 성향이 틀에 박힌 구조를 정말 못견뎌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너 스스로 홈스쿨링을 해도 바르게 성장할 수 있는 자세가 되어 있음을 증명해보이라 하고 고등학교 입학 후까지 미루었던 결정을 올 5월에 마무리를 볼 수 있었습니다.
네,,,
제 아이는 그 후에 정말 눈부시게 밝아졌고 삶을 즐기며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아이로 변하고 있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어린 나이에 학교 밖으로 나오고 싶어하는 분들에게 전 꼭 이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학교에서 얻는 스트레스를 부모님께서 풀어줄 수 없을 만큼 과중하지 않고 아이가 나름 즐기고 있다면,,아이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나이가 올 때까지 결정을 유보하시라구요,,,
나이가 어느 정도 차오른 다음의 홈스쿨링은 한편으로는 꽤나 매력이 있답니다..
Teach Your Own,,,이 저절로 되거든요..^^
이것이야말로 홈스쿨링의 가장 바람직한 형태가 아닐까 생각합나다..
참 오랫동안 숙고하고 계신 듯 한데 경험자로서 아무말도 안하고 있기가 상당히 죄송해서 걍 몇말씀 드린 것입니다.......응원해드리려고 했는데,,,속에 쌓인게 많았나봐요,,,제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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