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퐁트뱅은 길게 뜸을 들인다. 그는 뜸의 거장이다. 그는 오직 소심한 사람만이 뜸들이는 걸 겁내며 뭐라 대답해야 할지 모르면서 , 성급히 엉뚱한 문구들을 내뱉어 조소를 자초하고 만다는 것을 알고 있다. 퐁트벵은 매우 장엄하게 침묵할 줄 알며 은하수조차도 그의 침묵에 감명 받아 초조히 그 대답을 기다릴 정도이다." 밀란 쿤데라 의 '느림' 이라는 책의 구절입니다. 가끔 저는 '퐁트뱅' 대신 저의 아이들 이름을 넣어 읽어 봅니다. 아들, 딸 데리고 잘 놀고, 잘 가르쳐 보자 한지 일년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뒤 돌아 보니 뭘 했는지 기억하기 힘듭니다. 단지 조급함의 흔적만이 컴퓨터 안에, 책장 안에 쌓여 있습니다. 둘러 볼 수록 나의 조급함이 아이의 인생을 담보로 활개를 치고 있었음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잘 노는 게 최고' 라는 생각을 항상 하면서도 아이가 뭔가 잘 할수록 그 놈의 욕심이 고개를 쳐들고 조급함을 재촉하니...., 애비가 되기 전에 어디가 마음의 수양부터 했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날도 따듯하니 조급함을 버리고 어디 애들과 재미있게 놀러 갈 곳이나 찿아 봐야 겠습니다. p.s 지금 입고 있는 바지의 무릎이 닳아 곧 구멍이 날려고 하는 걸 보니 어릴 적 바지 무릎에 토끼모양, 곰 모양을 어머니가 덧대어 입혀 주시던 게 생각납니다. 아이들과(200년4워생 남, 2001년 12월생 여) 놀다보니 무릎에 구멍이나 못 입게 된 바지가 다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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