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기]
중3이 되었어요.
당시 우리 아이의 장래 희망이 '기자'였는데, 서울시 미디어센터에서 기자를 모집한다길래 지원을 했습니다.
제가 보기에 우리 아이가 말하기에 비해 글쓰기가 좀 약한 것 같은데 기자가 되면 글쓰기를 가르쳐준다니, 공짜로 기사 작성법도 배우고 경력도 되니까 1석 2조다 싶었지요.
기자 시험은 자기가 테마를 정해서 현장 취재 기사를 작성하는 것이었는데, '청소년 인권'에 대해 인터뷰도 하고 자료도 찾고 사진도 찍고... 하며 기사를 작성하더군요. 시험 공부하려고 밤샘 하는 건 못 보았는데, 이런 거 할 때는 밤을 새다니....^^;;;
처음엔 "되면 좋고 안되고 그만..."이라더니, 막상 면접 날짜가 다가오고 당일이 되니까 엄청 적극적이되면서 꼭 붙었으면 좋겠다고 하더군요. 여러 시험을 거쳐 기자로 선발 되었고, 학교 다니면서 틈틈히 기자 교육을 받고 기사도 작성하면서 1학기를 보냈습니다.
수학 경시도 보았습니다. 그동안 수학 경시 대회에 나간 적이 한번도 없었는데 여러 경시 중에서 민사수경 스타일은 우리 아이에게 크게 어려울 것 같지 않았어요. 지금까지 고교 선행학습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주로 중3까지의 수준에서 풀 수 있는 문제들 중심으로 풀었구요.
흔히 경시를 하려면 일단 고교 과정 선행학습을 해야한다고들 하는데, 제가 보기에 민사수경은 창의수학도 좀 있고, KMO들과는 스타일이 다릅니다. 수학 경시학원에도 잠깐 다녔는데, 시험을 한 달 정도 앞두고는 집에서 혼자 했어요.
또, 서울시 글로벌 리더 양성 프로그램에도 지원을 했습니다.
중3 올라오면서 이제부터는 정말 공부에만 집중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이렇게 좋은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이상 도전을 참지 못하는...
이번에도 처음엔 미적거리더니(매사 처음이 좀 느려요) 날짜가 다가오니까 갑자기 열심히 자기소개서며 기타 등등 경력을 써서 서류를 냈고, 2차 면접 시험도 치루어서 최종 선발이 되었습니다.
그 후 1년 내내 이 프로그램에서 제공하는 각종 교육을 받았고, 여러 기관을 방문해서 인터뷰를 했습니다.
[여름방학]
학교대표팀으로 민사고 우리말 토론대회에 나갔고, 상도 탔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엔 글로벌리더양성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약 열흘간 일본과 태국에 다녀왔습니다.
주제가 '대안학교'여서 두 나라의 대안학교들을 방문해서 우리나라와 어떻게 다른지를 알아보았고, 일본 문부성과 방콕 유네스코도 방문해서 담당자분들을 인터뷰했답니다.
다녀와서는 2학기말까지 보고서 쓰느라고 바빴다는...
그 와중에 우리 집에서는 미국 학생이 6주 동안 홈스테이를 하고 있었지요.
다시 뉴욕으로 가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수잔나와 지금도 연락을 하고 있습니다. 수잔나가 한국어 선생님이 되어 다시한번 한국을 방문했으면 좋겠습니다. 자기가 수강하는 과목 중에 한국어가 제일 재밌다네요.^^
[2학기]
중간고사를 보고 난 10월 중순...
외고에 지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동안 안 다녔던 영어학원에 한 달정도 다녔어요.
[겨울 방학]
지금 시점이네요. 방학 한지 아직 며칠 지나지 않아서...아직은 '계획'이죠.
요즘은 아이가 합격한 고등학교서 내준 숙제를 하고 있어요. 과제로 내준 단편 소설을 사서는 먼저 코에 갖다대고 킁킁대며 책 냄새를 맡는 습관은 초등때부터 지금까지 여전합니다. 책을 읽다가도 간간히 책 냄새를 맡으며 음미한다는...
또 긴 긴 겨울 방학을 그냥 보낼 수가 없어서... 무슨 리더십 캠프가 1월 말에 열린다길래 한번 갈래? 했더니, 열심히 지원서를 쓰더군요. 근데 뭐 이것도 서류 심사를 해서 합격을 해야한다니까...
고등학교서 텝스를 준비하라고 해서 1월 텝수 시험을 접수해 두었어요. 첫 시험이니까 맨 몸으로 가서 기본 실력을 진단해 보는 의미로..
그리고 2월말에는 가족 여행을 갈까...생각 중.
방학 중 봉사활동도 찾아보고 있는 중...
[총평]
중3을 생각하면 한 마디로, "바쁘다, 바빠!"입니다.
학교 공부 외에도 이것 저것 하느라 힘들긴 했을텐데, 크게 짜증을 내거나 하진 않아서 고맙고 기특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자타가 공인하는 건데, 성격 하나는 참 좋습니다^^;;;)
아이가 하기 싫다고 하는 건 안 했고, 하고 싶어하는 것만 했어요. 아마도 다 자기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해서 힘든 것도 참지 않았을까 싶습니다.(자기를 되게 위하거든요...)
중학교 생활에 대해 아쉬운 점을 말해보라니까, 학교 생활도 재밌었고, 시험도 많이 봐서 좋았고, 하고 싶은 거 해야하는 것들을 거의 다 했던 것 같다고 자긴 만족한답니다.
고등학교에 가면 도전 자체 보다는 결과물도 좋게해야겠다는 다짐도 하네요. 중학교에서 한 봉사활동 시간은 147시간이었는데, 앞으로 고교 때는 양적인 것 보다는 내실있게 해야할 것 같다구요.
중학교 3년 내내 별다른 외부 할동이나 그런 것 없이 학원만 다닌 아이들에 비해서는 풍부하고 활기차게 잘 보낸 것 같고, 학원을 다니던 안 다니던 착실히 학력을 높인 아이들에 비해서는 실속없고 산만하게 보낸 것 같기도 합니다.
중학교 3년 동안 실컷 이것 저것 다양하게 경험했으니까, 고교에서 내실을 다지면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