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02년 12월 20일 금요일]
서울무역전시장에서 2002년 12월 20일(금)~12월 24일(화)까지 제1회 영어체험 박람회가 개최된다.
행사명부터 대단한 박람회가 될 것 같은 기대를 품게 했고, 관련 홈페이지의 행사내용을 봤을 때만해도 아기자기하면서도 화려한 뭔가를 기대했다.
지하철 3호선 학여울 역에서 내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니 바로 서울무역전시장.
프린트 해 간 할인권과 티켓을 내고 서둘러 들어가니 이미 행사가 이미 시작된 모양이다(생일파티 파트로 생일축하 노래를 불렀다 한다).
발레타인날에선 쵸콜릿을 좋아하느냐..엄마를 아빠를..누구 좋아하느냐..그 소리만 듣다 온 것 같다(알아들을 수 있는 영어수준이 이 정도라 그랬는지도 모른다).
활동놀이로는 나눠준 팜플렛의 첫페이지 카드에 사랑하는 사람에게 편지를 쓰는 시간을 잠시 가졌다.
mommy 쓰는데도 한참이 걸려 원어민 소리는 귀 앞에서 밀어버리는지..한자한자 쓰는 사이 이미 다음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부활절에는 달걀모양을 한 탱탱볼에 그림을 그려 넣어 이스터에그를 만들었다.
"현지 어린이집에서 부활절에 달걀도 이쁘게 색칠하고 바구니도 만들어서 엄마 갖다준 적 있지? 지금 그거 하는거야.."
엄마가 통역사?
할로윈데이에는 사탕과 티슈 한장..그리고 끈을 이용해 유령을 만드는 활동을 했다.
그래도 영어체험박람회에 왔는데..영어로 얘기해줘야지..하며 몇마디 해주어야 하는 의무감까지 느꼈다.
멀리서 윙윙거리듯 들리지 않는 소리..그렇다고 내가 원어민들에게 달려가 이것저것 물어볼 실력도..성격도 아니기에..집에서 해주는 것처럼 붙잡고 앉아 내가 얘기해주는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유령 두개를 만들어 지난번 할로윈축제때 불렀던 two little ghost sitting on a wall~..챈트를 아이와 같이 불러보았다.
외국인 한명이 와서 현지보고 한다는 말이 "wow~ two~ two ghosts~ one~ two~"
뭐..현지가 영어를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How many ghost do you have?" 뭐 이정도라도 물어봐줘야 하는거 아닌가..숫자만 세어주고 있네..속으로 중얼거렸다.
결국엔 내가 물어봐줬지만.
그리고는 한줄로 기차를 만들어 내부를 뱅글뱅글 어정쩡하게 돈 후 퇴장을 했다.
퇴장을 하면서도 그게 끝난건지 몰랐는데..bye~하는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보니 끝난 것이었다.
퇴장한 곳은 어둠속에서 활활 타오르는 듯한 불꽃과 할로윈괴물들..그리고 그곳을 벗어나니 하나의 큰 공간에 듬성듬성 크리스마스트리를 세워놓고..사진 몇장 붙여놓고..행사용품점에서 파는 소품들을 이용해 몇군데 꾸며놓았을 뿐.
아이는 왜 그리도 신나하는지..산타할아버지, 할로윈 가면을 손에 들고다니는 외국인..관속에 앉아있는 할로윈괴물드로가 사진을 찍고..
유령사탕을 집어던지며 주으러 다니고..풍선을 사달라고 조르고..
가장자리에 몇군데 늘어서 있는 파티용품과 장난감 부스를 씁쓸하게 뒤로 하고는 그곳을 나왔다.
내가 오늘 아이앞에서 외국인에게 말을 건낸 것은.."Take picture with me, please" 가 다였다.
엄마의 소심함을 제발 닮지 않기를 빌어보며 magic word 라도 열심히 시켰는데..모기도 못알아들을 정도로 수줍어하며 얘기한다.
................................................................................................................................................
이 모든 것이 다 끝났는데도 겨우 한시간이 걸렸을 뿐이다.
왠지 제돈 다내고 왔었다면 아까웠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아니, 이렇게 초대권으로 왔어도 뻥 뚫린 분위기와 웅성웅성하고 아무렇게나 철퍼덕이 앉아있던 모양을 생각하면 초대권도 아깝단 생각이 들었다.
4시에 있는 어린이난타 공연이 있었지만 한시간을 실망스런 곳에서 보내려니 마음이 내키질 않았다.
아이야 좋아했겠지만..어쩐지 제대로 구성된 공연일 것 같진 않고 행사의 부분으로 축소되었을 것 같은 기분도 들어서 얼른 집에 돌아오고 싶었다.
칼풍선과 유령이 된 사탕 두개..그리고 낙서수준의 달걀을 손에 쥐고 털털거리며 집에 돌아왔다.
아이는..아빠에게 할로윈파티를 하고 왔다고 한다.
아이들은..일상의 풍경에서 조금만 일탈되어보여도..마냥 행복한걸까..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현지는 재미있었다며 기분 좋은 시간을 보낸 듯 하다.
나도 현지와 나들이를 같이 즐기려면 아이의 눈으로..목적을 두기보단 상황 자체만 즐겨줘야 하는 것인가..


쑥쑥몰
체험이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