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한참 전에 공구로 영어책을 몇 권 샀는데 창피한 이야기지만 지금까지 펼쳐 보지 못한 책이 있답니다. 그 중의 한 책... 어제 둘째 녀석이 오는 걸 기다리며 길에서 사라 스튜어트의 Gardener를 소리 내서 열심히 읽었습니다. 모르는 단어도 있었지만 얼렁뚱땅 넘겨가면서 봤는데, 보고나니 문득 비밀의 화원이 생각났습니다. 아이들이 어른들 모르게 닫혀있던 화원에 꽃을 가꾸던 이야기를 읽던 어린 시절의 여운도 떠오르면서 이 책이 참 좋아지더군요.. 며칠 전에 세상 떠나신 아버지도 생각나구요.. 병이 악화되셔서 중환자실에 가시기 전까지 마당 옆의 텃밭에 온갖 채소 모종을 심으시고 가꾸셨대요. 엄마가 '나중에 나 먹으라고 그렇게 열심히 심고 가꾸셨나 보다..'라고 하시는 말씀을 들으니 어찌나 마음이 아프던지... 장례치르고 친정집 마루에 앉아 있으려니 마당에 있는 나무 한 그루에 하얀꽃들이 만발한 것이(이름을 잘 모르겠네요.. 가지마다 하얀 꽃들이 한가득 피는 건데) 그렇게 이뻐 보일 수가 없었습니다. 아버지가 흐드러지게 핀 그 꽃들을 보시고 가셨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답니다. 서울 오는 길에 모종 하려고 원나무에서 옆으로 펴져서 조그맣게 자란 것을 한포기 담아 왔습니다. 아마 앞으로도 그 꽃을 보면 아버지가 생각날 것 같아요. 이런 책 이야기 하다 옆으로 빠졌군요.. 오디오 테이프 열심히 듣고 조만간 아이들에게도 Gardener를 읽어주려고 합니다. 그보다는 마음이 앞서서 1학년인 아영이가 비밀의 화원도 재미있게 읽을 날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책 사서 나도 다시 보고 놔두고 아영이도 보라고 할까 생각중입니다. 실은 아영이는 아직 읽을 나이도 아닌데 톨킨의 '호비트'를 샀어요. 제가 볼려구요. 저는 책이나 영화로 널리 알려지기 전인 90년대 초부터 반지전쟁의 팬이었거든요. 그 때 구입한 건 3권 짜리(요즘은 5권, 반지 원정대죠?)로 글씨도 작고 남들은 지루하다는 걸 벌써 몇 번이나 읽었거든요. 판타지매니아입니다. 요정, 드워프, 앨프... 무지 좋아합니다. 환상속에 사는 철없는 아줌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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