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곳 중등교육 게시판을 기웃거리게 된건 얼마 전인데...
사는게 복잡하고 마음이 심란할때마다 이 게시판의 글을 읽어내려가고 있으면 마음의 정리가 된답니다.
오늘은 그냥 제 이야기도 좀 적고 가고 싶어서 이렇게 글 씁니다.
첫 아이 키우면서...
키우면 키울수록 정말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고..
주변을 두리번 거려도 이야기할 사람도 별로 없고..
저는 아들하나 키우고 있답니다.
작년에 호주로 이민와서 시드니에 살고 있고...
남편은 한국에서 열심히 직장을 다니고 있답니다...
이렇게 가족이 떨어져 사는 것도 참 힘들다는 생각이 듭니다.
작년에는 괜챦았는데 이제 횟수로 2년째가 되니...^^;;
유아영어부터 시작해서 유난히 영어 동화책에 관심이 많았고...
어찌하다가 보니 아이들도 가르치게 되었고...
뭐 그렇게 유아영어 관련으로 일한 횟수만 해도 꽤 되는거 같은데...
돌이켜 생각해 보니...
아들이랑 즐겁게 놀려고 시작했던 일이..
부담이 되고...
아들이 수업하기전 실험대상(?)이 되는 상황이 되고..
그렇게...아들 키우면서 순간 순간 즐겁게 기억될 만한 추억들을 많이 못 남겼다는게
참 많이 아쉬움으로 다가옵니다.
만약 다시 돌아간다면...
한글책 좀 더 많이 읽어주고..좀 더 많이 놀아주고...
게시판에 등장하는 '영어 영재'들이랑 비교하면서 저 혼자 자책도 안 했을거 같고....
아래의 '엄마표'에 대한 교수님의 말씀을 읽으면서... 참 많이 공감이 됩니다.
물론 '제대로된 엄마표'를 하셨던 많은 선배맘들이 계시겠지만...
돌이켜 보면..저는 '엄마표'에 대한 이해를 제대로 못했던거 같아요..
그 당시 직장맘으로 먹고 살기 바빠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다고 했던게...
아이 입장에서는 싫었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도 많이 듭니다.
지금 아들은 여기서 학교 잘 다니고 있습니다.
한국으로 치면 초등 1학년이네요..
작년에 호주 오자마자 제가 풀타임으로 일하면서...
튜터한테 맡기고 데리고 다니면서 일하고...
할머니도 아빠도 없는 상황에서 더 힘들었던지...
학교 초기에는 부적응 행동도 좀 하고 그래서 가슴 철렁하게 했었는데....
친절한 호주 선생님의 관심과 제가 학교 자원 봉사 나가면서..
즐겁게 학교 잘 다니고 있답니다.
엄마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한데 엄마는 너무 바쁘고 피곤하니...
관심 좀 가져달라는 표현이었던거 같습니다.
호주 올때는 제가 봐도 외동아들의 까칠함이 있었는데...
또래 사촌들이랑 어울려서 살다보니 성격도 많이 좋아진거 같습니다.
그렇게 호주에서의 첫번째 해를 슈퍼맘으로 살다보니...
제가 건강이 많이 안 좋아져서...지금은 쉬고 있는데...
저는 쉬고 있는게 개인적으로 참 좋은데..아들도 좋아하고...
또 다른 압박감...
제가 다시 일을 시작해야 남편이 빨리 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부담감이 많네요...
이민 생활의 어려움을 아직 몸으로 느껴보지 않은 남편은...
자기 마누라가 뭐든 다 잘 할 줄 아는 착각에..가끔 부담스러운 맨트를 날립니다.
물론 남편이 벌어서 보내주는 돈 받아 쓰고 있는 저도...
영주권도 없이 와서 맨땅에 헤딩한 이민자들의 설움을 잘 모르구요..:)
고생을 해도 같이 해야지..떨어져 사는건 아니다... 알지만 어쩔수 없는 상황이...
유학이나 단기 어학연수를 오면...
영어 실력이 엄청 달라지겠지...
외국에 살면 정말 좋겠다...하는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계실분도 많겠지만...
사람 사는 곳 다 똑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너는 거기 살고 있으니 그런 말도 하지..뭐 이러시면 할말은 없지만...^^;;)
가진거 많이 없는 보통 시민으로서 살아가기는 한국이나 호주나...
사실...낯선 외국땅이 더 힘들지요..:)
외국 나가서 영어 잘하는 사람들은..사실은 한국에서부터 영어를 잘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어쩌면...한국이 영어공부하기에는 더 환경이 좋은거 같아요...
아이들은...
영어가 늘어남에 따라 모국어가 어눌해 지고..
그거 극복할려고 매주 토요일에 멀리 있는 한글학교 다니고...
영어도 저절로 느는게 아니라...
따라 가려면 더 열심히 해야 되고...^^:;;
이번 Term에 학교에서 Weather에 관해 공부하는데...그거 미리 예습해 줄려고 아들 학교보내놓고
책 찾아놓고, 어려운 단어들 제가 먼저 외우고....뭐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
아이도 엄마도 정말 한국에서 제대로된 준비를 하지 않고서는...
단기로 어학연수 데리고 와서 고생 안 시켰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경험쌓기도 중요하지만...
나름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는거 같은데 항상 보통인 아들을 보면
어릴때 제 생각이 납니다.
정말 나름 열심히 노력하는데...잘 안되는...:)
인정하기는 싫지만...공부할 머리는 따로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아들 얼굴을 보고 있으면...
잘때도 밥 먹을때도 웃을때도...너무 이쁘고 귀여운데...
공부 가르칠때만은...
이상하게 '독설'을 퍼붓게 됩니다.
꿀밤도 때리고...이것도 모르냐고..몇 번을 했는데 모르냐고..말로 상처주고...
선배맘님들의 주옥같은 글 읽어도...
오래 가야 이틀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엄마랑 공부하는게 제일 재미있다는 멘트를 날리는 아들은..
성격이 좋은건지 아니면 살아남는 방법을 벌써 터득한건지 모르겠네요...
아이 눈높이에서 있는 그대도 바라봐주고...
이해해주고...조건없이 사랑해주고...
뭐 이게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어려운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뭐가 정답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는데 정답이 어디있겠습니까?
바라보고 씩~ 웃을수 있는 여유가 있다면..그냥 행복한 거라 생각하고 살아야지요..
울 아들..
며칠 전에 공원에서 놀다가 넘어져서 팔꿈치뼈에 금이 가서 기부스를 하고 있는데...
학교에서 친구들이 괜챦냐고 관심 보이고 싸인펜으로 힘내라고 적어주고 뭐 그러니...
너무 좋아합니다....
이렇게 사랑받고 싶고 관심받고 싶은 아들...
수십번 반복해도 맨날 문장 끝에 마침표 안 찍고 덜렁 덜렁 오면 어떻습니까?
그냥 이뻐해 줘야지.... 뭐 이렇게 마음을 굳게 먹으면서도...
막상...문장 끝에 마침표 안찍어오면..
정말로 한 대 확~ 패 버리고 싶은 생각이 먼저 드는거 보면..
저는 정말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절 주절 적고 갑니다.
학교가 멀어서 또 픽업하러 가야 됩니다.
걸어서 학교며 슈퍼며 문방구며 학원이며 시장이며...그런게 다 있는 제가 살던 동네가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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