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도 자세하고 생생한 체험기 잘 읽었습니다. 아~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나는군요. 벌써 6년이나 되었지만 미국(서부)에 갔을 때 패스트푸드점에서 시원한 콜라를 마시고 싶었는데... 제 cock, please를 점원이 못 알아들어 뜨거운 코코아를 마실 수 밖에 없었던 아픈 기억이 납니다. 남편이 담배 말보르를 사라는데... 도대체 제 말을 못 알아들어... 옆에 계신 한국분의 도움을 받던 기억도... 또 있네요. 대형 할인점에 갔을 때 점원의 말을 못 알아들어 물건 값이(세금은 추가로 계산이 되고 상품 값에 포함되지 않은채 가격이 써 있다는걸 모르고) 얼마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어 멍하니 입을 벌리고 지갑을 통채로 내주고 점원이 알아서 꺼내가던 슬픈 기억도... 미국에 너무 오래 살아서 한국 실정을 모르던 친지분이 한국 관광객들은 회전문을 손으로 밀고 들어간다고 흉보던 생각도 나네요(미국 서부의 모든 회전문은 자동으로 돌아가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그 한국 사람인 친지분도 몰랐던 거지요) 김형란님... 글 잘 읽었구요... 휴유증 벗어나려면 꽤 오래 걸리겠어요. ㅎㅎㅎ 전 그랬거든요...갔다 오니 그 깊숙한 실상을 몰라서인지 밀입국이라도 해서 거기서 살고 싶더라구요... 좋은 글 감사드리고... 옛 생각이 나서 가슴이 설레이네요~ 김형란님의 글입니다. > 20. SHOPPING , EATING and MY POOR ENGLISH > > 우리의 생활이 얼마나 '미국'에 가까운 것인지는 > 이렇다할 기념품이나 선물을 고르기가 쉽지 않았다는 것에서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 아주 신기하고 특이한 물건을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 > 하지만 우리와 좀 다르게 느껴진 것이 있다면 > > 소수인(Minority)들을 위한 상품들도 다양하다는 것, > 쇼핑몰( Shopping Mall)이 주거지역 가까이 있는 것이 아니라서 > 넓은 지역을 커버해야 하기 때문에 그 규모가 엄청나게 크다는 것 > ( 어떤 쇼핑몰은 그 안에 백화점이 4개나 있었고, > 동네 전체가 쇼핑 몰들만 모여 있어 거대한 AREA를 형성한 곳도 있었습니다.) > > 손잡이가 오른쪽에 붙어있는 냉장고등 왼손잡이들을 위한 물건들은 기본이었고 > '이런 것도 다 있네~?' 하고 놀라게 되는, 구경만 해도 재미있는 상품들, > 이런 물건 사는 사람들도 있을까 싶은, 굳이 살 필요까지는 없어 보이는 물건들등 > > 우리 시장에서는 그다지 수요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것들도 > 판매대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 > 다운타운 거리에서는 꽤 자주 보이는, 우리나라의 편의점에 해당하는 > CVS & PHARMACY, > ( ' 약'의 종류가 엄청 많아서 웬만한 약은 이곳에서 다 살 수 있더군요) > > 살 것은 없어도 볼 것은 많은 ,중국인이 경연하는 88 market, > ( 제 개인적 취향이긴 하지만, > 이런 것들도 다 먹는건가 싶게 > 그 용도를 알 수 없고 비유가 좀 상하는 것들도 있었습니다.) > > 상품 디스플레이에 관해 우리나라 백화점들로부터 한 수 배워야 할 것 같은 백화점들, > ( 상품 진열이나 조명, 고객의 동선에 관한 배려등에 별로 신경쓰지 않은 듯 보였습니다) > > 그저 입이 따악 벌어져서 다물지 못하도록 > 거대한 창고 같은 매장에 바닥부터 천정까지 숨막히게 상품들이 쌓여있고 > 저거 언제 다 먹고, 언제 다 쓰나 싶게 무지막지하게 큰 단위 포장들로만 파는 > 우리 나라 대형 할인매장은 아주 귀엽게 보일 정도인 > Kosko 같은 초대형 창고형 할인매장들, > > 천원짜리만 파는 우리나라의 천냥하우스 비숫하게 > 모든 물건값이 1달러인 1dollor shop, > ( 뉴욕에선 99센트 하우스도 있었습니다) > > 집꾸미기 및 수리 용품을 전문으로 파는 대형 매장인 HOMEDEPO, > > 유아용품과 아이들 장난감 전문 대형 매장인 TOYSRUS 나 KIDSRUS, > > 문구류만 판다는 문구 전문 대형 매장, > ( 차를 타고 지나가며 본 것이라 STAPLUS인지 STAPLE 인지 > 간판을 정확히 보지 못했는데, 제가 알고 있던 Stationary store 는 아니었습니다) > > 우리 음식에 대한 향수를 못버린 한국인들이 > 4,5시간 차몰고 가는 것을 개의치 않는 한국 식품 전문점등이 > > 제가 본 쇼핑몰들의 모습이었습니다. > > 한국 식품에 대한 한국 사람들의 '열정'은 말릴 수가 없는 것이어서 > > 보스톤에 사는 아줌마들이 조를 짜서 교대로 > 한달에 한번씩 동네 사람들의 쇼핑리스트를 모아 > 새벽같이 차를 타고 > 뉴욕인지 근처인지에 있는 '한아름'이라는 -우리 나라의 하나로 마트 같은 곳- 한국인이 > 경영하는 쇼핑몰에 가서 한달치 장을 보고 , > 옥 사우나( 뉴욕 33번가에 있었음)에 가서 사우나하고, > 미장원가서 머리까지 만지고 오는게 > 월례 행사로 된 곳도 있답니다. > > 하지만 아이 엄마인 저의 눈을 가장 잡아끌고, > 고로 돈을 제일 많이 쓴 곳은 > 어린이 장난감 및 용품 대형 매장인 TOYSRUS 라는 곳이었습니다. > (간판의 'R'자는 좌우가 뒤집혀 있습니다) > > 우리 아이들은 이제 더 이상 필요치 않은 것들인데도 > 아기용 캐리어나 유모차도 그 형태와 디자인이 참 다양해서 > 재미나게 구경하였습니다. > > 쌍둥이용 유모차도 > 좌석이 앞뒤로 배열된 것, 옆으로 나란한 것등은 한국에서도 보았지만 > 서로 마주보게 되어 있는 형태나 거의 마차수준의 대형 바퀴가 달린 유모차등은 > 처음 보는 흥미로운 유모차들이었습니다. > > 기저귀 전용으로 냄새가 밖으로 새나가지 않게 만들어졌다는 쓰레기통 등, > 있으면 펀리할 수도 있고 없어도 그만인, > 아주 세세한 용도의 용품들, > > 우리돈으로 10,000원~ 15,000원 정도 하는 > 블루, 도라, 바니 등등의 낯익은 비디오들, > > crayola, klutz 등의 크레욘, 색연필, 핑거 페인트,페이스 페인트 등등등 > > 정신없이 볼 것들이 너무도 많았지만 > > 제가 가장 오래 서성대던 코너는 > > 별자리 투영기, 현미경과 프레파라트 세트, 화학 실험 키트등 > 과학 교구들이 있는 곳이었습니다. > > 탐나는 것들이 너무 많아서 > 이것 저것 들었다 놓았다를 반복하다 결국 > 눈 딱 감고 > 별자리 투영기와 현미경 세트를 집어들었는데, > > 미국올 때 1,000불 준 언니에게 보답한다며 > 동생네가 돈을 지불해주었습니다. > (이럴 줄 알았으면 화학실험키트도 집어넣을걸.....) > > 동네에서 문방구나 지물포, 완구점등을 쉽게 볼 수 있는 우리네와는 달리 > > 가위 하나, 벽지 한 롤, 딸랑이 한 개를 사려고 해도 > 미국 사람들은 최소한 30분정도는 '차'를 타고 가서 > 이런 대형 전문 쇼핑몰들을 전전해야 했습니다. > > 제가 돈을 많이 쓴 또 한군데는 > 보스톤 과학 박물관내에 있는 Museum shop 이었습니다. > > 그 곳에서 카드 '할부' 결제를 시도했던 저는 > 이번 미국여행에서 가장 길게, > 고로 가장 말이 안되는 영어를 '어버버버버'하며 진땀을 뺐습니다. > > 별자리가 그려진 티셔츠를 시댁 식구들 것 까지 온 식구 수대로 > 거의 보따리 장사 수준으로 사고, > > 우주에 관한 , A부터 Z 까지 모든 알파벳으로 시작하는 단어들을 그림과 함께 배열해 놓 > 은,밤에는 야광빛까지 나는 아이들 티셔츠, > > 떨어뜨리면 번쩍 번쩍 불이 나는 작은 고무공, > > 버튼을 누르면 > PEEP! PEEP! 하는 기적소리와 처거덕처거덕 기차가는 소리가 나는 기차책, > > 우리 아이가 선생님 드린다며 집어든 크레욜라 색분필등 > > 한 보따리를 사들고 > 가격표들의 가격들을 속으로 합산해보며 > 계산대로 가서( 여기까지는 아무일 없었습니다) > > 한국에서 카드할부결제 할 때 > "3개월로 해주세요" 하듯이 > > 너무도 당연하게( 한치의 의심도 없이 ) > > "Three months, please" > 라고 계산원에게 말했습니다. > > 그런데, 계산원이 의아한 표정으로 > "Sorry?" > 하고 되묻는 것이었습니다 > (보스톤에선 제가 알고 있던 Excuse me? 나 Pardon? 보다는 > Sorry?를 더 많이 들을 수 있었습니다) > >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저는 > 순간 등줄기에 식은 땀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 > 이미 던져진 상황이라 수습은 해야겠기에 > 말하고 있는 저도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건지 알 수 없는 > 횡설수설 영어로 > '할부'라는 -이 영어 단어를 몰랐던게 화근 - 것을 설명하느라 진땀을 뺐는데 > > 계산원이 급기야 매니저를 부르고 > 저는 또 그 고통스런 '영어'를 > '그러니까, 음 그게, 그게 말이죠, 말하자면...@#$$%^&*' > 이런 식으로 점점 꼬이게 말하고 있었는데 > > 그 놀라운 매니저가 제 말을 알아듣고 설명해주는 것에 > (전에 수퍼에서 화장실 위치 가르쳐준 할머니처럼 '너무' 친절하고 자세하게 > 말해줘서 다 못 알아듣고 말았습니다ㅠㅠ) > 제 상상력과 유추를 보태 겨우 이해한 바는 > > 신용카드 할부제도가 우리와 좀 다르다는 거였습니다. > > 우리는 판매자에게 > "3개월로 해주세요, 6개월로 해주세요" > 이렇게 직접 할부 결제 거래를 정하지만 > > 그 곳에선 (점포마다 적용방식이 조금씩 다르기도 한 듯) > 구매 고객과 판매자는 일단 총액 거래를 하고 > '할부'는 차후에 고객이 신용카드 회사에 연락하여 > 별도로 계약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지나봅니다. > > 사실 이것도 제가 제대로 이해한 것인지는 알 수가 없고 > 동생네나 도련님도 한국과는 할부결제방식이 다르다는 사실만 들어서 알 뿐 > 직불카드인 Debit card를 쓰거나, credit card를 쓰더라도 일시불 결제만 했을 뿐 > 실제 할부 결제를 시도해 본적이 없어서 할부 결제 방식에 대해 잘 모른다니 > 미국의 카드 할부 결제 시스템은 아직도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 > 어쩄든 에 해당하는 영어가 Installment 라는 것은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 (아마, 영원히 잊지 못할 단어가 될겁니다) > > 여행자의 즐거움 중 하나가 그 지방의 '특색 음식,을 먹어본다는 것일텐데, > 미국에서 그런 음식을 찾기는 어려웠습니다. > > Chinise Buffet Restaurant 정도가 제가 가 본 식당 중 고급에 속했고, > 미국식 정식 레스토랑에 가보지는 못했습니다. > > 우선, 그런 곳은 음식값이 아주 비쌀 것이었고, > 한국처럼 '설렁탕 하나 주세요'로 끝나지 않는, > 미국에서의 까다롭고 세세한 음식주문이 좀 겁이 났고, > 뭐 하나라도 더 보려는 욕심에 >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 중간에 짬을 내서 한 끼 때운다는 생각으로 > 패스트 푸드점에서( 한국에선 거의 안 가는 곳) 대충 식사를 해결하곤 했기 때문입니다. > > 그런데, 제가 다니던 곳엔 > 스타벅스, 던킨 도넛, 맥도날드등이 > 우리 나라 노래방 만큼이나 많았습니다. > > 미국 사람들은 무슨 열이 그리 뻗치는지 > 음료수 달라고 하면 무조건 얼음부터 넣어서, > 번번이 얼음을 빼달라고 말해야 했고 > > 물종류를 많이 못마시는 제겐 > 스몰 사이즈 커피도 왜 그리 양이 많은지 > 항상 다 못먹고 버리곤 했습니다. > (스몰 사이즈 커피를 마시는 미국인들은 거의 보질 못했습니다.) > > 남은 커피를 들고 '에구 이걸 어쩌나'하고 > 안절부절 하며 어정쩡하니 서있을라면 > 도련님이 > "형수님, 여긴 미국이예요, 미국식대로 하세요" > 하며, 제 컵을 뺏아들고는 > 안에 커피가 들어있는채로 쓰레기통에 그대로 던져 넣곤 했습니다. > > 동생도 도련님도 > 미국에선 쓰레기를 버리는 것에 대해서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 > 종량제 봉투에 더 이상 담을 수 없을 때 까지 꾸욱꾹 담다가 가끔 봉투가 터지기도 하고, > 음식물 찌꺼기 말려서 분리수거하고, 재활용품 분리수거하고, > > 이렇게 쓰레기도 이것 저것 생각하며 버리던 습관으로는 > ' 미국식 쓰레기 버리기'에 좀처럼 익숙해질 수가 없었습니다. > > 미국은 '일회용품 천지'라더니 정말 그 말이 맞는 말이어서 > > 제가 3주동안 버리고 온 일회용품들만해도 > 커다란 비닐봉지로 하나는 족히 채울 수 있을겁니다. > > '그래 니네 땅 넓어서 쓰레기 묻어둘 곳 많다 이거지' > 은근히 부아가 났습니다. > > 미국 사람들은 다들 호들갑스러울 정도로 '유쾌발랄' 할 것 같았는데 > 패스트 푸드점 점원들의 고객응대의 친절도와 세련됨은 > 우리나라 점원들에게 훨씬 높은 점수를 줘야 할 것 같았습니다. > > 그나저나, 아는 단어나 문장도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 왜 그렇게 들리지가 않는건지..... > > 미국인들과 '대화'라고 할 만한 대화를 할 일은 거의 없었고, > ( 보스톤이나 뉴욕 사람들은 서울 사람 못지 않게 다들 바빴습니다.) > > 어눌한 영어실력의 여행자에겐 > 먹을 것을 주문하거나 물건 살 때처럼 > 어찌보면 뻔한 상황에서의 단순한 영어가 고작이었는데 > 그것도 그리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 > 우리 아이가 도넛 먹고 싶다고 해서 > 던킨 도넛에서 먼치킨( 쬐그맣고 동그란 공모양) 달라고 했을 때 > 점원이 뭐라고 했는데 첫 번에 못 알아들어서 > "Sorry?" > 했더니 조금 느리고 확실하게 말해주는 것이 > " How many?" 였습니다. > > 아이가 또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다고 해서 >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바닐라로 달라고 하는데까지는 순조로웠는데 > 점원이 "커퍼콘" 하며 저를 쳐다보는겁니다. > ('커퍼콘', 이렇게 세글자로 옮겨놓은 것보다 더 짧게 들리는, > 거의 외마디 수준의 말이었습니다) > > '커퍼콘?, 이건 또 뭔가? > 하고 멍하니 서있으려니 > 얼굴도 잘생긴 남미계 청년인 그 점원이 친절하게도 웃으며 > ( 제가 겪은 미국 점원중 친절도가 아주 상급) > > "컵 오어 콘"하고 천천히 말해주고 나니 > > 그제야 뭉쳐있던 '커퍼콘?'이 'cup or cone?'으로 떨어져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 > 도대체 못 알아들을 이유가 없어보이는 이런 말들도 > 실제로 들어본 적이 없는 말들은 한번에 들리질 않았습니다. > (테이프에서 또박또박 말해주는 "How many?"나 "Cup or cone?"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 > "How many?" 라는 말은 물건 살 때 외에도 > 또 다른 상황에서도 쓰였습니다. > > 식당에 들어설 때 자리 안내하는 직원의 첫마디가 > 바로 이" How many?"였습니다. > > 우리나라 식당도 이런 경우 첫마디가 > "몇분이십니까?" 하는 말이고, > > 상황은 좀 달랐지만 이미 도넛 사면서 귀에 한번 꽂혔던 말이니 > 쉽게 접수가 되었습니다. > > 아직은 '말하기'보다 '듣기'가 익숙하고, > 낯선 땅에서 '진짜' 미국인들이 말을 걸어오면 조금 쑥스러워하던 우리 아이가 > > 미국사람에게 한 첫 영어는 > > "Napkin, please"였고, > > "Yellow star, please" > "Six" > "Thank you" > "Yes" > "No" > 등이 보름남짓되는 미국 체류 기간 중 우리 아이가 한 영어의 전부입니다. > > 손에 흘린 음료수를 닦을 냅킨이 필요했을 때, > 풍선 살 때 노란별 모양 풍선 달라고 할 때, > 전철안에서 몇 살이냐고 묻는 미국 아줌마의 질문에 대답할 때, > ( 미국 나이로는 자기가 6살이라고 들어 알고 있었나봄니다) > > 그외 예 , 아니오로 대답할 수 있는 간단한 질문들에 대답할 때 했던 > 초간단 영어들입니다. > > 하지만 마지막 "No"는 내용상으로는 > 그리 간단치가 않은 "No" 였습니다. > > 보스톤 미술관에서 나올 때 길건너에서 차를 타고 가던 여자가 > 차창을 내리고 뭐라고 우리에게 묻는데 > 거리도 좀 멀고 거리의 소음도 있고 해서 잘 안들린다고 생각하고 있던 참인데 > 아이가 > "No" 하니까 > 그 여자는 주변을 기웃거리며 망설이듯 다시 운전해가는 것이었습니다. > > 저는 놀라서 > "저 아줌마가 뭐라고 그랬는데?" > 하고 물으니 > "우리보고 여기 사냐고 그랬어. 그래서 아니라고 했어" > 이러는 겁니다. > > 제가 우리 딸보다 '듣기' 능력이 떨어지는게 확실히 증명되었습니다. > > 우리 아이가 미국에서 처음 배워 가장 많이 연습한 말은 > ' benefit '이라는 좀 의외의 단어였습니다. > > 아이가 삼촌집 거실에서 종이컵 하나를 들고 > 뭔가 같은 단어를 계속 중얼거리며 다니길래 > 뭐라고 하는건가 하고 잘 들어보았더니 > > " Benefit, Benefit." > 하는 것이었습니다. > > '웬 Benefit?' 하고 생각을 더듬어 보니 > 보스톤 코먼 공원 건너편의 서울 명동 같은 거리를 걷다가 > 종이컵 하나 들고 " Benefit, Benefit." (우리말로 치면 한 푼 줍쇼!) 하며 > 적선을 구하던 걸인이 생각났습니다. > > '으이구, 그 많은 영어 중에 하필 배운 것이.......' > > 이번 여행을 통해 > '실제 영어' 듣기와 말하기에 대해 드는 생각은 > > 영어 교재나 테이프등을 통해 > 이미 '알고 있는'-알고 있다고 생각되는- 표현들도 > '미국사람들'의 입에서 일상적인 속도로 나오는 말들을 > 첫 번에 알아듣기가 그리 만만치 않다는 것, > > 한국에 있는 미국인들처럼 한국인들은 영어를 잘 못한다고 생각하여 > 어느정도 듣는 이를 배려해주기를 > 미국에 있는 미국 사람들에게 바래서는 절대 안된다는 것, > > 그래도 문자상으로라도 알고 있던 표현들은 > 나중에라도 결국은 들리긴 한다는 것, > > 내가 미리 알고 있지 않았던 > '수많은' 그들의 '표현'들은 거의 들리지 않는다는 것, > > 모르는 단어는 하나도 없는 문장이라도 > 그 단어들이 모여서 어떤 의미로 쓰이는지는 > 그 말이 쓰이는 상황에서 겪어봐야 한다는 것, > > 상황이 익숙한 상황인 경우엔 > 영어도 더 잘 들린다는 것, > > 영어를 잘 못하는 사람이 > 상대가 자기 말을 잘 못알아 들을까봐 너무 '또박또박' 말하려하면 > 상대방이 더 못알아 들을 수도 있다는 것, > ( 일상적인 대화에선 단어 몇 개가 뭉쳐 한단어 소리처럼 나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 > "Two cups of coffee, please " 보다는 "Two coffees, please "가 더 잘 통하는 등 > 미국에는 미국식 영어가 있다는 것, > > 문법적으로 맞는지 자신할 수 없더라도 > 말의 '속도'를 어느정도 빠르게 하고 > 자신감있게 얘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등이었는데, > > 이 모든 것들을 종합하여 말한다면 > > '듣는다'는 것이 단지 '고막의 진동'이고, > '말한다'는 것이 단지 '성대의 진동'이라는 단순한 물리적차원이 아닌, > 그 이상의 > ' 쌓여진 지식과 사유, 생활경험', > '상대의 표정 및 몸짓의 해석' 등의 '총체'가 > 이라는 것입니다. > > 이렇게 '고상한 결론' 말고 > 진짜 제가 느낀 것은 > > "내 영어는 거의 영어가 아니야" > 이것입니다.(ㅠㅠ) > > > 21. HORIZON, CELESTIAL SPHERE, SUNSET, AND THE MOON > > 뉴욕에 들어가기 전 > 차를 주차할 곳을 찾아 뉴저지로 넘어가던 길과 > 뉴욕 일정을 마치고 보스톤으로 돌아오던 길에서 본 > > '지평선'과 '천구',와 '달' 을 > 저는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 > 끝없이 펼쳐진 옥수수밭, > 심은 사람도 알 수 없고 거둘 생각도 없어보이는 > 그저 사방으로 줄지어 서있는 옥수수들, > > 그 너머로 끝을 알 수 없는 지.평.선. > > '이게 지평선이라는 것이구나' > > 낮시간의 수업시간에, 지평선을 느낄 수 없는 조각난 하늘을 보며 > 아이들에게 '느끼게' 해주는 일이 너무나도 어려운 > '천구(Celestial sphere)'라는 것. > > 이렇게 사방 끝없는 지평선위에 > 지평선 근처부터 머리꼭대기에 이르기까지 점점 진해지는 하늘빛으로 > 완벽하게 '공간'을 이루고 있는 '천구'. > > '아! 정말 < 천구 >로구나!' > > 진짜 지평선에서 떠오른 달은 > 추석이 지난 달이라 크기가 많이 작아진 달이었지만 > > '지평선'에서부터 떠오르는 달을 볼 기회가 없는 '우리의 달'보다 > 엄청 '큰' 달이었습니다. > > 진짜 지평선에서 떠오르는 별들도 손에 잡힐 둣 가까워 보였습니다. > > " 와! 미국은 달도 엄청 크고 뚱뚱하네~?" > 하는 우리 아이의 외침에 '하하하' 웃다가 > > "그래서 미국 사람들은 자기네가 '하늘'과 가까운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대" > 하는 도련님의 말에 > > '미국 사람들, 정말 엄청난 사람들이군' 하는 생각에 > 좀 재미가 없어졌습니다. > > 보스톤 과학 박물관 옆, 찰스강변에 있는 놀이터를 > 우리 아이는 아직도 그리워합니다. > > 아주 어린 아이들도 별로 다칠 일이 없어보일 만큼 > 안전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아주 예쁜 놀이터였습니다. > > 저는 우리 아이와는 다른 이유로 이 곳을 아직도 생각합니다. > > 찰스강에 해가 지고 있었습니다. > > 해가 지는 서쪽을 바라보는 일은 > > 더 열심히 살지 못한 시간들에 대한 아쉬움과 > 그래도 저 자신을 조금쯤은 위로하는 너그러움이 공존하게 되는 > 아쉬우면서도 넉넉해지는 일입니다. > > 그런데, 그 때의 석양은 왜 그런지 좀 낯설었습니다. > > 우리가 흔히 보던 붉게 물든 노을은 보이지 않았고 > 해가 지는 순간까지, > 아니 오히려 해가 지는 순간에 가장 찬란하게 마지막 빛을 뿜어내다 > 갑자기 져버렸습니다. > > 해가 점점 낮아져서 > 강건너 두 개의 높은 빌딩 사이에 해가 걸치자 > > 이 쪽 강변의 빌딩들에 그 빛이 반사되고 > 이 빛은 또 저 쪽 강건너 빌딩들에 반사되고 > 이렇게 어지러이 반사된 빛들은 > 마침내 찰스강 주변 전체를 '황금빛'으로 빛나게 해서 > > 너무나 황홀한 '아우라(Aura)'마저 느껴졌습니다. > > 나무도, 나뭇잎도, 바닥에 깔린 나무껍질 조각들도, 놀이기구도 온통 금빛이었고 > 그 속에서 노는 우리 아이의 얼굴도 아예 황금빛이었습니다. > > 붉은 빛이 아닌 '황금빛' 석양, > 해가 지는 마지막 순간의 그 놀이터는 > '공동경비구역'의 마지막 사진 한 컷처럼 제 가슴속에 > '찰.칵.'하고 새겨졌습니다. > > 아이가 노는 동안 > 강변에 벤취들이 놓여있는 찰스강을 바라보고 있자니 > > Good Will Hunting이라는 > -MIT의 청소부지만 수학교수도 감당 못하는 엄청난 수학 천재- > 청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 [Good Will Hunting]에서 > 내면의 아픔과 갈등을 어쩌지 못하는 천재 청년에게 > 심리치료학 교수( 로빈 윌리암스)가 해주었던, > > 저의 심금을 울렸던 그 말들을 해 주던 그 벤취가 > 어쩌면 이 찰스강의 벤취 중 하나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 저는 그 영화를 보며 > 감독과 시나리오 작가가 의도했을 법한 그런 메시지보다도 > > '아이 엄마' 특유의 채널로 들을 수 있는 > 그런 떨림과 울림을 느꼈습니다. > > 아무리 천재라도 헤어나지 못하는 > 굿 윌 헌팅의 가슴에 응어리진 어.린.시.절.의.아.픔. > > "너는 피아노를 수학적으로 물리적으로 분석할 수는 있겠지. > 하지만 너는 > '음악'을 느낄 수는 없어. > > 너는 모짜르트와 베토벤에 대해 > 그들의 출생년도부터 그들의 사소한 버릇까지 좔좔좔 읊어댈 수는 있겠지. > 하지만 너는 > '모짜르트'와 '베토벤'을 느낄 수는 없어" > > 하고 천재 청년을 몰아치던 로빈 윌리암스의 대사들, > > 또다시 제 가슴에서 '웅웅'거리는 이 말들을 되새기며 > > 우리 아이가 피아노와 모짜르트와 베토벤을 '이해'하기에 앞서 > '피아노'와 '모짜르트'와 '베토벤'을 먼저 '느낄' 수 있기를, > > 아이의 '어린시절'이 > 아이의 앞으로 살아갈 날을 풍요롭게 하도록 보듬어줄 > 그런 '엄마'가 될 수 있기를 > 조용히 기도하였습니다. > > > 22. EPILOGUE > > 미국을 떠나며 아이와 엄마가 똑같이 한 말 > : " 아~ 육개장 먹고 싶다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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