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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텐츠

'실천을 하고 싶은데 잘 안 돼요...'

  • 강미선
  • |
  • 2014-08-19
5

며칠 전에 상담한 중2 아이에게 "마지막으로 내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니?"라고 했더니 아이가 꺼낸 말입니다.

앳된 소년의 얼굴에 다소 소극적인 태도로 "잘 모르겠어요."를 반복하던 아이였기에, 마지막 말로도 별로 할 말이 없다고 할 줄 알았는데...
아이가 이 말을 하려고 그 순간 얼마나 용기를 냈을까 싶어 잠시 울컥...

아이는 자신이 꿈이 없대요.

자기는 의지력이 약하고 게을러서 번번히 자기가 마음먹은 대로 잘 하지 못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 아이가, 어떻게해야 자기가 의지를 실천할 수 있겠냐고 물은 거예요.

 

아이가 소리내서 SOS를 청할 때, 그 신호를 잘 받아야겠지요.

"그래? 그럼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해보자. 먼저, 엄마가 어떻게 해 주면 좋겠니?"
"제가 그 날 하겠다고 한 것을 했는지를 확인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것만 하면 돼? 확인했는데 못 했으면? 벌이 있으면 좋겠니?"
"아니요. 벌을 안 주셔도 제가 반성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꼬박꼬박 확인만 해 주시면 돼요."
아이는 엄마가 늘 바쁘신 것이 아쉬워 보였어요.

"좋아. 엄마는 그렇고 아빠나 형은?"
"바라는 거 없어요."
"(학원)선생님께는?"
"숙제를 조금만 내 주셔서 제가 스스로 할 엄두가 나게 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숙제가 적으면 못 했을 때 제가 이것도 못 했나? 하면서 반성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지금은 숙제가 너무 많아서 못 해 가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만 들거든요."
"또 다른 것은?"
"그거면 돼요."
"그럼, 너는? 주변에서 그렇게 도와주면 너는 어떻게할래?"
"제가 계획한대로 못 했을 때 그것을 반성하고 깨달을 것 같아요. 그리고 양도 조금씩 늘려가며 공부할 것 같아요."


한 마디로 자신이 자각하고 각성할 기회를 갖도록 도와주기만하면 끈기를 가지고 실천할 수 있겠다는 것이었어요.

이 아이는 자기가 성공하면 운 덕이고 자기가 실패하면 자책하는 성향을 지녔는데, 이런 아이들에겐 야단보다는 격려가 효과적입니다.


아이 어머니께 아이가 제게 한 이야기를 전해 주었더니 어머니 눈시울이 살짝 붉어졌어요.

"뭔가 가슴이 좀 뚫린 것 같아요. 얘를 어떻게 해야하나 답답했었거든요."

어머니는 3개월쯤 후에 그동안의 지낸 이야기를 들려주러 다시 오겠다고 했습니다.

어떤 강력한 말로 갑자기 각성하고 딴 사람이 되길 바라는 건 욕심이니까, 한 걸음 한 걸음 점진적으로 바뀌는 것을 목표로 장기적인 계획으로 나아가는 게 효과적일 것입니다.
4년을 목표로 해도 인생 전체로 보면 결코 긴 시간도, 결코 늦은 것도 아니니까요...

....

 

또 한 가지 이야기.

이 아이에게 수학을 왜 배워야하냐고 물었더니 생각해 본 적이 없다더군요.
어른들이 뭐라고 하면서 수학 공부를 해야한다고 하더냐고 했더니, 아무도 그런 얘기를 자기에게 한 적이 없대요.
자기 생각에 그냥 대학 갈 때 필요할 것 같긴한데, 그 이유도 모르겠고 자기에겐 와 닿지 않는다고요.

그래서 마치 역할극하듯이 입장 바꾸어가며 왜 필요할지에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아이와의 면담에서 제가 포커스를 맞춘 것은, '앞으로 꿈이 생긴다'는 가정이었어요.
지금 정해둔 꿈이 없다는 건 앞으로 생길 그 꿈이 뭐든지 가능하다는 것...

따라서 지금 미리 무엇을 하고 말고를 정해서 골라낼 수는 없죠.

 

아이가 자신의 바람대로 자신의 나태함을 극복하고 하나씩 하나씩 실천하고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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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서맘
  • |
  • 2014-08-21 14:30
답댓글

선생님...잘 지내셨어요??

오래간만에 인사드리는듯 합니다^^

 

좋은 말씀 감사드려요^^

우리 희서도 수학공부 열심히 하고 있어요..

학원을 안 다니니까 집에서라도 열심히 하겠다고 하는데...^^

암튼....선생님의 좋은 글 뵈니 넘 반가운 마음에 댓글 올리고 갑니다^^

 

또 좋은 글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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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미선
  • |
  • 2014-08-21 16:39
희서가 수학 공부 열심히 한다니 기분이 좋습니다.
지금 몇학년인가요?
종종 소식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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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서맘
  • |
  • 2014-08-28 09:01
네...희서 6학년이어요^^
많이 컸답니다^^
선생님..컬럼에서도 자주 뵐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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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은엄마
  • |
  • 2014-08-20 20:10
답댓글
선생님 안녕하세요. 초5인 은이와 함께 선생님을 찾아뵌지 벌써 4달이 더 흘렀습니다. 선생님과의 귀중한 상담 덕분에 저희집은 예전보다 더 행복하고 즐거운 관계를 유지하면서 지내고 있답니다. 참 감사드려요. 상담시 제가 개선 사항으로 생각했던 것들을 어떻게 개선하였는지 말씀 드리고 싶어요. 1. 은이에게 폴더폰이 생겼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은이는 엄마와 아빠 이외의 사람과 통화를 하지는 않아요. 이상하게 어려서부터 통화하기를 즐기지 않더라구요. 그래도 폰이 생겨서 은이는 정말 좋대요. 사실 제일 편해진 사람은 저에요. 연락할 일이 있을때 전화할 수 있으니 너무 좋더라구요. 2. 은이에게 자신만의 공부방이 생겼답니다. 멋진 책상과 의자 그리고 책꽂이를 놓고 공부를 하니 너무 좋대요. 엄마옆에서 공부할때는 좀 답답했답니다. 그래서 지금은 스스로 계획표에 맞추어 공부해나가고 있어요. 간혹 제가 늦잠을 자도 8시면 책상에 앉아서 공부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줘서 저를 감동의 도가니에 빠지게 해요. 3. 공부의 전권을 주지는 못했어요. 교과목(국수사과)예복습과 교과외공부(영어 수학 중국어 독서)의 양과 시간은 스스로 정하지만 영어와 중국어의 교재는 엄마와 상의해서 합니다. 공부의 양을 스스로 정하면서 오히려 공부를 더 하는 날도 생기고 물론 덜 하는 날도 많지만요. 좀 더 즐겁게 공부하는 것 같아요. 아직은 엄마의 의사를 반영해줘서 고마울 뿐이구요. 4. 애완동물은 엄마가 무서워하지 않는 종류로 골라보자고 했지만 은이는 강아지 외에는 키우고 싶지 않다고 합니다. 중국갈때 이별해야 하는 문제도 큰 걸림돌이구요. 그래서 강아지가 있는 집에 놀러가서 노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상담 이후 은이는 엄마와의 관계가 더 좋아졌고 저 역시 이러한 변화들을 참 기쁘고 감사하게 여기고 있답니다. 본격적인 사춘기가 시작되는 중학생이 되면 선생님을 한 번 더 찾아뵙고 싶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선생님 좋은 기회 갖게 해주셔서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더 좋은 모녀관계를 위해 애쓸 것을 다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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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미선
  • |
  • 2014-08-20 23:00
은이 어머니...
정말 감사해요. 감동입니다~

어른들에게 가장 힘든 일이, 평소의 자기 생각과 다른 의견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일이라 생각해요.
은이가 더 행복해진다면 엄마의 노력 덕분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제 의견 받아주셔서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은이가 사춘기가 되었을 때 꼭 다시 방문해 주셔요. 물론 그 전에 오셔도 좋습니다!^^

은이 어머니의 노력이 은이에게 자존감과 자유를 줄 거예요. 어머니의 다짐의 말씀 넘 반가와요.
덕분에 저도 은이만큼 행복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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