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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이 결실보다는 좌절을 안길 때

  • 새미아빠
  • |
  • 2007-12-27
10

사랑가득님의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를 읽고..

 

저의 글이 심정적으로 엄마분들의 마음을 건드린 것 같군요. 

 

죄송합니다. 

 

제 글이 전하고자 하는 뜻 자체가 그렇다보니, 저에게 동의하지 않는 분께는 반대만으로 그치지 않고 동시에 기분을 상해주기까지 하리라는 것 잘 압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그 글을 썼습니다.  주장하는 논지 자체는 적어도 여러 엄마분들께서 읽어봐줄 만 하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저의 글을 만약 더욱 신중히 읽으셨다면 간파하셨으리라 봅니다만 그 글 전체에 걸치는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그것을 간과하고 읽으셨기 때문에 님의 비판이 논지에 대한 반론의 근거를 제시하기보다는 감정적인 반대 선언에 그치고 말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소위 '엄마표영어'를 반대한다고 적었던 윗 글의 전제는,

 

첫 째,  아이가 <우리말에 대한 대체적인 얼개를 충실히 소화하기 전에 배우는> 영어공부에 대해 반대하다는 것입니다.  즉, 저는 만5세 이전에 시작하는 영어공부에 대해서는 절대적으로 그 효용을 불신한다는 뜻이고  초등저학년인 만 7,8세경까지의 영어공부도 영어를 저 스스로 문장으로 ‘만들어서’ 쓰게  만드는 목표 달성에는 거의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아무리 좋은 교재를 사용하더라도 그 목표—통상 반복으로 쓰이는 단문을 말하고 마는 수준이 아니라, 영어 어순에 맞는 옳은 문장을 스피킹에서 창작해내는 수준을 목표로 잡았을 때를 말합니다—에  도달하기는 역시 거의 불가능하게 되어있다는 주장입니다. 

 

두 번째의 전제는,  8,9세에 이르러 우리말이 더욱 굳건히 자리잡고 난 뒤, 이제 전혀 다른 언어의 구조를 받아들일 만한 <여력>이 생겼을 때 더욱 인텐시브하게 시작하는 영어 학습이 정말 확실하게 결실을 보아나가는 방법이라는 주장을 깔고 있었던 겁니다.

 

엄마들께서 자신은 이렇게 충분히 성과를 보았다라고 말씀하시는 것으로 저의 주장이 곧 엉터리임을 증명했다라고 생각하시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성공적이라고 주장하는 엄마들이 열 분 계시다면 똑 같은 방법과 열정을 동원했을 지언정 성공과는 전혀 거리가 멀다고 토로하시는 분들이 그보다 몇 배 많을 것임은 자명합니다.  성공했다라고 증언하는 유독 뛰어하신 몇 몇 분들 뒤에는 낭패감과 자괴감에 입을 닫고 계시는 수많은 다수가 존재하는 게 엄연한 현실입니다.  이 사실을 부정하시면 안됩니다.

 

또한 성공적이라고 주장하는 분들이 말하는 기준이 제가 말하는 기준 보다 낮은 단계로 설정되었던 것일 가능성이 큽니다.  즉, 나의 자녀가 지금 한창 영어능력이 향상되고는 있을지언정, 우리가 원래 선정했던 ‘비교적 자유로운 문장구사 능력’이라는 목표에는 한참 멀리 있음을 인정해야 할 겁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어느 단계인지는 몰라도 영어학습 방법론이 뭔가 잘못돼있었다라고 의심해봐야 합니다.  제가 이렇게 감히 주장하는 이유는, 4, 5, 6,세의 미국아이가 같은 계열인 독어 등을 우리 한국 엄마표 영어의 열정으로 학습했다면 이미 그 기간 전에 일찌감치 그 외국어를 완벽히 마스터를 해버렸을 거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저는 한국의 엄마분들이 어린이 영어 때문에 얼마나 큰 희생을 치루고 있으며 또 좌절이 큰 지를 정말 안타깝게 지켜보는 사람입니다.  저의 글과 같은 돌출된 주장이 많은 분들께 혼란을 줄 수도 있음도 잘 알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제 아이들에게 한국말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깊은 슬픔을 안고 사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된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만14, 16, 18세의 아이들입니다) 아이들이 영어를 확고한 저희들의 모국어로 만들기 전에 한국어를 동시에 배우면서 커다란 혼동을 겪고 그만 한국말을 배우는 동기를 점차 잃고 말았던 데 있습니다.  (물론, 더 일찍 한국말을 모국어로 가르쳐주는 기회를 잃었기 때문에 영어가 모국어가 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 있습니다)   저의 뼈아픈 실패를 거울 삼고 제가 배우고 연구한 지식을 총동원하여 말씀드렸던 겁니다.

 

마지막으로, 저의 글이 파문을 던졌다면 전 다행이었다라고 칩니다.  그러나 엄마분들에게 상처를 주거나 풀을 꺾으려는 의도가 전혀 없습니다.  단지, 좀 더 효과적이고 또한 인간적이기도 한—엄마도 살고(좀 자유롭게 살고) 아이도 더 즐겁게 살수있는—학습방법을 개발해야만 할 때라고 믿어 저의 생각을 개진해본 겁니다.  

 

우리 한국엄마분들의 열정은 불가능도 가능으로 버젓이 바꿔놓는다지만, 간혹 그것이 스스로에게 던지는 너무 가혹한 주문이라고는 생각 안하십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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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혁맘
  • |
  • 2007-12-28 10:28
답댓글

쓰신글들과 답변글들을 흥미롭게 읽고있습니다.

다들 말씀들을 너무 잘 하셔요. 감탄하고 있습니다.^^

이분 의견을 들으면 맞는 말씀이라 고개 끄떡.

다른 분 의견을 들으면 또 맞는 말씀이라 고개 끄떡.

한글 한글이 다 소중하고 흥미롭습니다.

 

아이가 초1이고 쑥쑥을 통해서 6살 되면서 본격적으로 영어를 시작했습니다.

한글을 5살에 깨우쳐서 영어를 늦게 한 경우입니다.^^;;

아직 아이가 초1이라 특목고니 대입이니 하는 이야기는 먼 나라 이야기 같기도하고

또 아주 가까운 나라 이야기 같기도 합니다.

전 그냥 단순하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영어를 시작한 것은 3년 되었네요.

엄마가 영어를 못하는 경우라 10개월 엄마표로 하다가

유명영어학원의 도움을 받고 그곳에서 아이들 너무도 잘해서

조급해하고 그러면서도 영어를 하고 있습니다.

아, 현재는 영어학원을 2달째 쉬고 있습니다.

쉬면서 정말 많은 것이 보였습니다.

학원다닐때는 엄마의 조급함으로 보이지않는 부분들이 많았다는걸

새삼 최근에 뼈져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모르죠...또 다시 학원으로 보내면 사람 맘이 달라질지도...-..-;;

 

학원 안 다니면서 엄마표로 진행해야지 하는데 잘 안되네요.^^;;

그냥 영화관 열심히 다니고 디비디 영화 아이가 좋아하니까 무진장 보고 있습니다.

알아서 반복을 잘하며 보고 있습니다.

아이가 초1이이라서 초1만큼의 기대치에 만족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사실 공부는 아이인 본인이 선택하고 하는 것이다라는 생각이 강한 저인지라

영화관에서 영어보면서 알아듣고 웃고 영어로 대답하는 모습만 봐도

성공이다라고 감격해하고 있습니다.^^;;

특목고나 경쟁영어를 생각하면 이런 여유로움 있을수 없다는 걸 알지만

어디까지나 현재 아이 그릇에서는 만족을 하고 있습니다.

 

학원을 쉬면서 느낀점은 우리 아이가 영어를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들이고 느끼는지?에 많은 생각과 깨달음이 있은 시간이었습니다.

단순하게 아이가 영어로 말할 때의 표정을 많이 보게 되었습니다.

눈이 반짝이며 좋아하며 말할때 힘이 느껴지고

미소가 꼭 보입니다.

(학교에서 담임샘께서 지어준 별명은 미소천사~)

학원 놀면서 영어강사분들 몇분 아이와 상담했는데

"아이가 영어를 즐긴다."이 말에 조급함이 싹 가셨습니다.

초심으로 시작할때는 아이가 영어를 즐기는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했는데....

3년이 되면서 이 초심을 잃고 있었더군요. 제가요...^^;;

이 초심을 쑥쑥에서 얻었고, 또 쑥쑥에서 상실감을 느끼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저와는 반대로 아이는 아직까지 초심을 유지하고 있었구나하고

생각하니 말로도 다 제 맘을 전하기가 어렵네요.^^

 

그래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하고

전에 다니던 학원에 다시 전화했습니다.

학원쉰것도 아이의견보다 제가 지쳐서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엄마의 욕심, 조급함...나쁜 감정들...

아이가 좋아하니까 시험이런것 다 신경안쓰고

편하게 가방만 들려보내겠다고 했습니다.^^

제가 초1머리라서 그럴까요?(친구가 아이연령이 엄마연령이라고 놀리더라구요.^^)

학원 다닐때 시험 못치면 다른 엄마들이 어떻게 볼까?이런 나쁜 감정을 느꼈지만

 

아이가 언제든지 자신이 알아서 잘 해나갈수 있을거라는 믿음이

최근에 생겼어요.

 

제 객인적인 경험만 비추어보면

유아영어 나쁘지 않습니다.

나쁜건 욕심내고 조급하게 군 저였습니다.

잘하니 더욱더 잘하기를 몰아치는 저였어요.

아이는 유아영어를 해서 즐거워하고 영어가 재미있다고 본인이

맨날 이야기하는데도 "넌 잘하니까 더 잘해야돼~~"이런 저의 나쁜 마음이

일을 더 꼬이게 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부모의 기대치나 욕심만 없다면

쑥쑥의 아이들 다들 영어를 좋아하지 않을까합니다.

(제아이만 봐서 이런 섣부른 말을 건네는것인지도 모릅니다.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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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력하자
  • |
  • 2008-01-02 00:59
맞네여. 잘하는 아이 더 잘하지 않는다고 조급증을 부리고 있는 저를 봤습니다. 새해 첫날부터 또 한번 반성합니다. 왜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는 걸까요..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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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크
  • |
  • 2007-12-28 04:13
답댓글

저는 새미 아빠님의 글을 그냥 편안하게 읽어내려갔습니다 , 사실 조기 영어라고 할 만큼 아이들에게 일찍 영어를

시작한 것도 아니고 ..엄마표 영어라는 것을 곧이 곧대로 따라하지도 않아서인지 ..대부분 그럴수도 있다라고 생각하면 읽었는데요.. 몇몇 분들은 반응이 너무 지나치시네요.. 본인들이 아니면 아닌거죠 ..긴글 올리신 분에게 그렇게 까지 격하게 표현하실일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도 아이들 학원 안보내고 집에서 영어를 어떻게든 끌어가고 있는 미약한 엄마지만 .. 사실 아이가 이 방법으로 아주 영어가 최고가 될거란 기대는 하지 않습니다,,단 아직은  학원을 보내는 것 보다는 이것이 낫다는 믿음이 있을 뿐이지요 ..

평상시 안그러시는 분들이 날카로운 반응을 보이시니 좀 의아해서 글 올렸구요,,

정말 태어나서부터 영어와 한국어 이중언어로 큰 아이들 두 가지 언어 모두 무리없이 잘 소화하고 있는지

그런 통계나 있음 좋겠네요 ..그럼 이런 고민들도 반론들도 없을 텐데요 ..

하지만 가장 중요한건 바로 아이들 개개인의 성향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 같아요..

방법 보다는 역시 본인의 의지와 타고난 능력도 (특히 영어와 수학에는 ) 간과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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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른바다
  • |
  • 2007-12-28 02:54
답댓글

새미아빠님께서 말씀하신 한국말을 배우는 동기를 점차 잃고 말았다는데 핵심이 있습니다.

여기 아이들은 한국말이 모국어로 충분히 자리잡았고, 영어를 배우는 동기를 우리 사회가 충분히 부여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한국말을 배우는것 보다 한국에서 영어를 배우는 것이 당연히 더 쉽죠...^^

그리고, 주위에 아빠는(시민권) 영어만 쓰고 엄마는 한국말만 써서 2개국어를 잘 하는 아이도 있는데요..

영어와 한국말은 상극이라 함께 배울수 없다는 말은 수긍하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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