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가득님의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를 읽고..
저의 글이 심정적으로 엄마분들의 마음을 건드린 것 같군요.
죄송합니다.
제 글이 전하고자 하는 뜻 자체가 그렇다보니, 저에게 동의하지 않는 분께는 반대만으로 그치지 않고 동시에 기분을 상해주기까지 하리라는 것 잘 압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그 글을 썼습니다. 주장하는 논지 자체는 적어도 여러 엄마분들께서 읽어봐줄 만 하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저의 글을 만약 더욱 신중히 읽으셨다면 간파하셨으리라 봅니다만 그 글 전체에 걸치는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그것을 간과하고 읽으셨기 때문에 님의 비판이 논지에 대한 반론의 근거를 제시하기보다는 감정적인 반대 선언에 그치고 말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소위 '엄마표영어'를 반대한다고 적었던 윗 글의 전제는,
첫 째, 아이가 <우리말에 대한 대체적인 얼개를 충실히 소화하기 전에 배우는> 영어공부에 대해 반대하다는 것입니다. 즉, 저는 만5세 이전에 시작하는 영어공부에 대해서는 절대적으로 그 효용을 불신한다는 뜻이고 초등저학년인 만 7,8세경까지의 영어공부도 영어를 저 스스로 문장으로 ‘만들어서’ 쓰게 만드는 목표 달성에는 거의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아무리 좋은 교재를 사용하더라도 그 목표—통상 반복으로 쓰이는 단문을 말하고 마는 수준이 아니라, 영어 어순에 맞는 옳은 문장을 스피킹에서 창작해내는 수준을 목표로 잡았을 때를 말합니다—에 도달하기는 역시 거의 불가능하게 되어있다는 주장입니다.
두 번째의 전제는, 8,9세에 이르러 우리말이 더욱 굳건히 자리잡고 난 뒤, 이제 전혀 다른 언어의 구조를 받아들일 만한 <여력>이 생겼을 때 더욱 인텐시브하게 시작하는 영어 학습이 정말 확실하게 결실을 보아나가는 방법이라는 주장을 깔고 있었던 겁니다.
엄마들께서 자신은 이렇게 충분히 성과를 보았다라고 말씀하시는 것으로 저의 주장이 곧 엉터리임을 증명했다라고 생각하시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성공적이라고 주장하는 엄마들이 열 분 계시다면 똑 같은 방법과 열정을 동원했을 지언정 성공과는 전혀 거리가 멀다고 토로하시는 분들이 그보다 몇 배 많을 것임은 자명합니다. 성공했다라고 증언하는 유독 뛰어하신 몇 몇 분들 뒤에는 낭패감과 자괴감에 입을 닫고 계시는 수많은 다수가 존재하는 게 엄연한 현실입니다. 이 사실을 부정하시면 안됩니다.
또한 성공적이라고 주장하는 분들이 말하는 기준이 제가 말하는 기준 보다 낮은 단계로 설정되었던 것일 가능성이 큽니다. 즉, 나의 자녀가 지금 한창 영어능력이 향상되고는 있을지언정, 우리가 원래 선정했던 ‘비교적 자유로운 문장구사 능력’이라는 목표에는 한참 멀리 있음을 인정해야 할 겁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어느 단계인지는 몰라도 영어학습 방법론이 뭔가 잘못돼있었다라고 의심해봐야 합니다. 제가 이렇게 감히 주장하는 이유는, 4, 5, 6,세의 미국아이가 같은 계열인 독어 등을 우리 한국 엄마표 영어의 열정으로 학습했다면 이미 그 기간 전에 일찌감치 그 외국어를 완벽히 마스터를 해버렸을 거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저는 한국의 엄마분들이 어린이 영어 때문에 얼마나 큰 희생을 치루고 있으며 또 좌절이 큰 지를 정말 안타깝게 지켜보는 사람입니다. 저의 글과 같은 돌출된 주장이 많은 분들께 혼란을 줄 수도 있음도 잘 알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제 아이들에게 한국말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깊은 슬픔을 안고 사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된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만14, 16, 18세의 아이들입니다) 아이들이 영어를 확고한 저희들의 모국어로 만들기 전에 한국어를 동시에 배우면서 커다란 혼동을 겪고 그만 한국말을 배우는 동기를 점차 잃고 말았던 데 있습니다. (물론, 더 일찍 한국말을 모국어로 가르쳐주는 기회를 잃었기 때문에 영어가 모국어가 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 있습니다) 저의 뼈아픈 실패를 거울 삼고 제가 배우고 연구한 지식을 총동원하여 말씀드렸던 겁니다.
마지막으로, 저의 글이 파문을 던졌다면 전 다행이었다라고 칩니다. 그러나 엄마분들에게 상처를 주거나 풀을 꺾으려는 의도가 전혀 없습니다. 단지, 좀 더 효과적이고 또한 인간적이기도 한—엄마도 살고(좀 자유롭게 살고) 아이도 더 즐겁게 살수있는—학습방법을 개발해야만 할 때라고 믿어 저의 생각을 개진해본 겁니다.
우리 한국엄마분들의 열정은 불가능도 가능으로 버젓이 바꿔놓는다지만, 간혹 그것이 스스로에게 던지는 너무 가혹한 주문이라고는 생각 안하십니가?


쑥쑥몰
체험이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