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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박씨부인전이 생각나서..

  • mjmom
  • |
  • 2007-12-28
6

게시판의 글들을 보면서 가슴이 답답해지네요

초등시절인가..박씨부인전을 읽고 느꼈던 답답함과 마찬가지의..

 

아주 오래 전에 읽었던 책이라 시대배경이나 기타 등등은 생략하고..기억나는 것 한가지는..

 

흉한 외모로 첫날밤에 남편으로부터도 외면을 받았던 여인이..어찌어찌해서 나라를 구하고..등등

결국 다시 흉한 허물을 벗고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서야 다시 남편의 사랑을 받게 되는..그런 이야기

이후 읽었던 거의 대부분의 명작동화도 마찬가지의 구성..

아름다운 외모가 다가 아니라면서 결국은 그렇고 그런 뻔한 결말들..

 

뜬금없이 왜 이 책이 생각났냐하면요..

유아영어 이런 길이 낫다, 저런 방법이 낫다, 해롭다, 독이다, 아니다 득이다....

에서 주장하는 건..오로지 효율과 효과 면에서만 접근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거기서의 목표는 하나지요..우리 아이 어떻게 하면 영어를 잘 하게 할 수 있을까..

그런 점에서 보면 저 역시도 6,7세 이전의 유아영어는 크게 효용이 없다고 생각하는 편에 속하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지금 유아영어를 시도하고 있는 건..목표가 영어를 잘 해야한다..의사소통이 되어야한다. 토론이 되어야 한다. 자유롭게 읽고 쓰기가 되어야 한다..가 아니기 때문이에요

 

어느날 아이를 데리고 근처 공원에 간 적이 있어요. 가서 이런 저런 활동들을 하면서 재미있게 보내야지..가 제 계획이었기에 저에게는 아이를 공원에 데리고 가는 게 중요했어요. 그래야 제가 생각하고 있던 걸 아이와 재미있게 해볼 수 있었으니까요. 빨리 데리고 가는 게 목적이었기에 안고 가고 유모차에 태워 가고 업고 가고..가끔 남편에게 차태워 달래고..그래야 자꾸 한눈 파는 아이때문에 옆길로 새지 않을 것이기에..

 

그러다 어느날은 그냥 아이 앞세워서 먼저 걸어가게했더니 ..지나가는 개미 쳐다보고 나뭇잎 쳐다보고 입간판 만져보고..조금이라도 제 눈에 신기한 게 보이면 멈춰서 몇 십분이고 그거 가지고 놀고..결국 공원에는 가지도 못하고 동네 한바퀴만 빙빙 돌다가 집에 돌아왔는데..아이는 너무나 만족한 표정으로 잠들더군요..딴에는 피곤했는지 잠투정도 안하고 ..

 

쑥쑥 식이 낫다. 잠수네 식이 낫다. 학원표가 낫다. 엄마표가 낫다, 어학연수가 필요하다, 필요하지 않다 등등

 

영어를 남들보다 혹은 남들만큼 잘해야 한다는 데 목표가 있는 엄마라면 어떤 식으로든 제가 아이를 공원에 빨리 데리고 가려고 했던 것처럼 이런저런 정보들을 취합해서 보다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을 찾으실테지요..고민도 하실 테구요. 포기니 실패니 하는 말씀도 그런데서 나오는 것일 테구요.

 

하지만 잠자코 계시는 어머님들 중..유아영어에 실패해서 눈물 흘리면서 후회하시는 분들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것..

쑥쑥 맘은 오로지 영어에만 올인하는 분들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것..

목표가 성공이 아니라 그 과정에 있다는 것..

 

저 같은 맘들도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글을 쑥쑥에서 많이 읽었거든요. 제가 보기엔 잘 해야 한다는 맘들보다 오히려 슬로우, 슬로우를 외치면서 아이와 같이 가라고 조언해주시는 분들이 더 많으시던데..왜 항상 쑥쑥의 엄마표 유아영어가 이런 대접을 받는지 그게 너무 의아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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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현사랑
  • |
  • 2007-12-28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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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글솜씨에 감탄하고 갑니다. 오늘도 저는 아이와 함께 슬로우, 슬로우를 외치면서

공원에 가는 과정을 즐기겠어요. 말없이 추천 누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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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jmom
  • |
  • 2007-12-29 09:48
슬로우를 외치면서 그 과정을 즐기게 된 건..다 쑥쑥 덕분이에요. 저도 너무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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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래된회원
  • |
  • 2007-12-28 17:01
답댓글

mjmom님, 한구절 한구절 다 공감해요.

왜 이런 얘기를 들어야 하나요? 쑥쑥이 그런 얘기를 들어도 마땅한 사이트였나요?

언제 우리가 급하게 한곳만 좇아서 가자고 했나요?

훌륭한 선배들이 먼저 저 앞길 개척해놓고 뒤에 따라오는 저희들을 보고

가이드해주면서 천천히 쉬엄쉬엄 따라오라고 하는 곳 아니었나요?

누가 한국에서 해도 누구나 영어도사가 되고 미국아이들 뒤지지 않는 영어실력 자랑하게 된다고 했나요?

이렇게 간 아이들도 있으니까 참고해라, 하고 도움을 주고 정보를 나누는 곳 아닌가요?

그걸 꼭 그렇게 딴지 걸어가며 너네는 특별하잖아, 아니면 그런게 어디있어 하면서

찬물을 끼얹어야 하나요?

그렇고 그런 동화의 결말. 저도 박씨부인전은 어린 마음에도 이해가 안되었어요.

 끝에가서 영어를 얼마나 잘하게 되는지만 두고 보자는 결과론만을 가지고 따지는 분들.

우리는 이렇게 아이를 보듬어가면서 즐겁게 영어를 하려고 하는데

왜 그런 말로 무지하고 시류에 휩쓸리는 엄마 취급을 받아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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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jmom
  • |
  • 2007-12-29 09:56
그렇지요..가끔 쑥쑥이 이런 대접을 받을 때는 제가 다 마음이 아파요. 쑥쑥에 대한 애정으로 좋은 글 많이 올려주시는 분들 마음이야 오죽하시겠어요. 유아영어에 회의적이던 남편도 요즘엔 영어비디오 틀어주고 영어동화책 아이에게 한번씩 읽어주려고 노력하는 걸 보면서 ..유아영어에 회의적인 분들..일단 한번 시도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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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하루
  • |
  • 2007-12-28 15:29
답댓글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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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jmom
  • |
  • 2007-12-29 09:47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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