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의 글들을 보면서 가슴이 답답해지네요
초등시절인가..박씨부인전을 읽고 느꼈던 답답함과 마찬가지의..
아주 오래 전에 읽었던 책이라 시대배경이나 기타 등등은 생략하고..기억나는 것 한가지는..
흉한 외모로 첫날밤에 남편으로부터도 외면을 받았던 여인이..어찌어찌해서 나라를 구하고..등등
결국 다시 흉한 허물을 벗고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서야 다시 남편의 사랑을 받게 되는..그런 이야기
이후 읽었던 거의 대부분의 명작동화도 마찬가지의 구성..
아름다운 외모가 다가 아니라면서 결국은 그렇고 그런 뻔한 결말들..
뜬금없이 왜 이 책이 생각났냐하면요..
유아영어 이런 길이 낫다, 저런 방법이 낫다, 해롭다, 독이다, 아니다 득이다....
에서 주장하는 건..오로지 효율과 효과 면에서만 접근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거기서의 목표는 하나지요..우리 아이 어떻게 하면 영어를 잘 하게 할 수 있을까..
그런 점에서 보면 저 역시도 6,7세 이전의 유아영어는 크게 효용이 없다고 생각하는 편에 속하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지금 유아영어를 시도하고 있는 건..목표가 영어를 잘 해야한다..의사소통이 되어야한다. 토론이 되어야 한다. 자유롭게 읽고 쓰기가 되어야 한다..가 아니기 때문이에요
어느날 아이를 데리고 근처 공원에 간 적이 있어요. 가서 이런 저런 활동들을 하면서 재미있게 보내야지..가 제 계획이었기에 저에게는 아이를 공원에 데리고 가는 게 중요했어요. 그래야 제가 생각하고 있던 걸 아이와 재미있게 해볼 수 있었으니까요. 빨리 데리고 가는 게 목적이었기에 안고 가고 유모차에 태워 가고 업고 가고..가끔 남편에게 차태워 달래고..그래야 자꾸 한눈 파는 아이때문에 옆길로 새지 않을 것이기에..
그러다 어느날은 그냥 아이 앞세워서 먼저 걸어가게했더니 ..지나가는 개미 쳐다보고 나뭇잎 쳐다보고 입간판 만져보고..조금이라도 제 눈에 신기한 게 보이면 멈춰서 몇 십분이고 그거 가지고 놀고..결국 공원에는 가지도 못하고 동네 한바퀴만 빙빙 돌다가 집에 돌아왔는데..아이는 너무나 만족한 표정으로 잠들더군요..딴에는 피곤했는지 잠투정도 안하고 ..
쑥쑥 식이 낫다. 잠수네 식이 낫다. 학원표가 낫다. 엄마표가 낫다, 어학연수가 필요하다, 필요하지 않다 등등
영어를 남들보다 혹은 남들만큼 잘해야 한다는 데 목표가 있는 엄마라면 어떤 식으로든 제가 아이를 공원에 빨리 데리고 가려고 했던 것처럼 이런저런 정보들을 취합해서 보다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을 찾으실테지요..고민도 하실 테구요. 포기니 실패니 하는 말씀도 그런데서 나오는 것일 테구요.
하지만 잠자코 계시는 어머님들 중..유아영어에 실패해서 눈물 흘리면서 후회하시는 분들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것..
쑥쑥 맘은 오로지 영어에만 올인하는 분들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것..
목표가 성공이 아니라 그 과정에 있다는 것..
저 같은 맘들도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글을 쑥쑥에서 많이 읽었거든요. 제가 보기엔 잘 해야 한다는 맘들보다 오히려 슬로우, 슬로우를 외치면서 아이와 같이 가라고 조언해주시는 분들이 더 많으시던데..왜 항상 쑥쑥의 엄마표 유아영어가 이런 대접을 받는지 그게 너무 의아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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