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영어 경시 대회 초등부 대상 받은 김민준 군
미국에 있는 좋은 교재 한국 서점에 다 있어, 공부환경·본인의지 있다면 장소는 무관
“미국을 다녀와서 깨달은 사실이지만, 영어를 배우겠다고 굳이 외국 갈 필요는 없어요.” 제2회 국제영어경시대회(코리아타임스 주최)에서 초등부 대상을 받은 김민준(세륜 6) 군과 어머니 신수영(41) 씨가 입을 모았다. 다녀온 자의 여유인가 깨달음의 조언인가? 그렇다면 1년간의 미국 어학 연수가 민준이의 수상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는 말인데… 어머니 신수영(41) 씨의 교육법이 궁금해진다.

한글이 먼저
민준이가 어릴 때 유아 영어 광풍이 불었다. 어머니 신씨는 생각이 달랐다. 한글을 먼저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을 굳히고 영어 교육은 비디오와 교육용 CD 몇 편 보여 주는데 그쳤다. 초등학교에 입학해 ‘YES 전화 영어’를 1년쯤 했다. 3학년 때 동네 영어 학원을 보냈더니 못 알아듣겠다고 해서 그만뒀다. ‘윤선생 영어’도 3개월 정도 했다. 우왕좌왕 하다 보니 영어는 진짜 오리무중이었다. 민준이는 선천적으로 책을 좋아하는 아이였다. 책 읽은 내공으로 스스로 한글을 깨우쳤다. 그래서 영어도 빨리 익힐 줄 알았는데 영 진도가 안 나가니 답답한 노릇이었다.
이유를 살펴 본 결과, 민준이는 한글을 익혔던 방식으로 영어도 스스로 규칙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었다. 한글과 다른 영어의 원리를 어린 학생이 혼자 끙끙 댄들 통달할 수 있을까. 여기서 그만! 영어 공부는 새로운 모색이 필요했다.
간 큰 시도
신씨의 선택은 온 가족의 미국행이었다. 민준이의 영어 공부를 위해 큰 결심이었다. 마침 정형외과 의사인 아빠가 의학 연수 떠나는 게 계기가 됐다. 2005년 8월, 민준이가 4학년 2학기 들어가는 시점이었다.
듣기 말하기가 전혀 안 되는 민준이는 미국 학교에서 유치원 수준인 ELS반에 배정 받았다. 1학기 동안은 우리 나라 영어 유치원에서나 배울 공부를 했다. 그 사이 현지 친구들도 많이 사귀면서 영어실력은 자연스럽게 늘어갔다. 평소 책을 많이 읽은 아이라 미국의 교과 내용을 파악하는 데 별 문제가 없었고, TV를 보며 어휘 실력이 크게 향상됐다. 역시 어린이들은 문화적 흡수가 빠르다. 미국에 간지 몇 개월 안돼 TV 프로그램을 보며 웃게 됐다. 문화를 이해한 것이다.
돌아와보니
한국에 1년 만에 돌아온 민준이는 깜짝 놀랐다. 또래 친구들의 실력이 몰라보게 높아 있었기 때문. 심지어 영어 프로그램도 미국보다 앞서 있었다.
“미국 연수의 성과는 영어 환경에 많이 노출됐었다는 것 뿐(?).” 이라는 신씨. 이 땅에서도 충분히 외국 방송과 비디오로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 준다면 미국에서 공부한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아니, 오히려 다른 과목을 포함해 훨씬 훌륭한 성적을 올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꼭 외국에 가서 영어를 배울 필요는 없다고 봐요. 미국에 있는 좋은 교재는 벌써 한국 서점에 다 있더라구요.” 외국 연수를 다녀온 사람의 배부른 소리로 치부할 말은 아니다. 영어적 환경을 만들어주고 본인의 의지만 있다면 한국에서도 충분히 영어에 통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영어의 기본도 안돼 있던 민준이가 일 년 만에 경시대회 대상 받을 정도의 실력을 쌓은 것은 어디까지나 열심히 공부한 덕이다. 장소의 문제가 아니었던 것.
외국선 트렁크 속옷을
수상 후 ‘민준이는 어느 학원을 다니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신씨의 학원 선택 기준은 단순명쾌하다. 송파구 오금동인 집에서 얼마나 가까운지, 아이에게 잘 맞는지를 본다. 민준이는 요즘 귀국학생 전문학원으로 유명한 ’폴리 어학원‘을 다닌다. 집에서 가까워 정했다. 동네 소문난 학원 한 두개쯤은 있게 마련이니 그 중 고르면 된다. 학원마다 다른 교육 철학과 특징ㆍ강점을 직접 가서 상담 하며 파악했다. 아무리 좋은 학원이라도 아이가 싫어하면 보내지 말아야 한다. 어차피 공부는 스스로 하는 거니까.
민준이는 경시대회 대상의 부상으로 캐나다에 4주 동안 연수를 다녀왔다. 캐나다로 유학 가는 아이들을 위한 민준이의 충고 한마디. 체육 시간에 운동복을 갈아 입는데 캐나다 친구들이 모두 박스 스타일의 속옷을 입고 있더란다. 한국에서 입던 대로 삼각 팬츠을 입은 민준이는 외국 친구들의 시선 집중에 ‘대략 난감’. 학생들이 미국보다 착하고 수업도 자유로워 만약 또 유학 갈 기회가 있다면 미국보다는 캐나다로 가고 싶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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