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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월 11일 토요일]

-개구리네 한솥밥 / -혜화동 연우소극장
-2003년 1월 10일 금요일~3월 2일 일요일까지
그 나라 말을 오래 보존하는 길은 오직 한 가지,
그 나라 문학을 높은 수준에 올리는 것이다.
또 하나 우리 나라 말을 후세에 이어가게 하는 방법은
좋은 아동문학 작품을 남기는 일이다
-백 석-
시의 형식에 동화적 내용을 담은 것이 동화시라고 한다.
내가 읽어본 백석의 동화시는 ?_blank'개구리네 한솥밥'과 '집게네 네형제' 뿐이지만 이 두개의 동화시에서 따뜻한 마음과 자신의 소중함을 보여주는 내용을 읽을 수 있다.
'개구리네 한솥밥'은 동화책으로 두군데 출판사에서 나와 있는데 난 유애로씨 그림(갯벌이 좋아요 / 쪽빛을 찾아서 / 견우직녀 / 반짝반짝 반디각시 / 으악 도깨비다의 그림도 모두 같은 사람이 그린거라고 아이에게 보여주니 다른 그림책을 읽어줄 때에도 그림을 그리는 작가에 관심을 갖고 '어 나 아는 사람이 그린거네' 하며 기억하기도 한다) 팬이기에 보림의 것을 골랐다.
내용이 좀 긴 것 같아서 갖고 다니면서 주로 지하철에 읽어주던 책이었는데..읽다보면 긴 내용과는 다르게 반복되고 운율이 있어서 춤추듯 읽히기에 어느새 결말에 다다른다.
신경림의 '시인을 찾아서'를 읽다보면 '백석 시인의 다른 시나 마찬가지로 서도 사투리에 대한 약간의 예비지식을 필요로 하는 시' 라는 글에서도 나타나듯이 이 시에도 사투리가 나오지만 의미가 끊기기는 커녕 부드러운 내용에 글이 술술 넘어간다.
아이와 책을 읽을 때 역할분담을 해서 읽어도 좋아한다.
개구리의 물음은 대상만 바뀌고 반복이 되기 때문에 글의 흐름을 이해한다면 엄마가 '개구리는 뿌구국 물어보았네' 하고 읽고 말을 멈추면..아이는 그림을 보고 '소시랑게야,너 왜 우니' 하고 바로 물어보게 된다.
처음 연우극단에서 '개구리네 한솥밥' 연극을 시도했다고 해서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현지야~ 개구리네 한솥밥을 연극으로 만들었대. 너무 보고싶지?"
"응 나 그 책 재밌는데..지금 그 책 읽어줘"
"개구리가 어떻게 물어보았지?"
"뿌구국"
"뿌구국이 어떻게 물어보는걸까?"
"개굴개굴 그러는거"
"개구리가 울 때 턱밑에서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잖아..엄만 그 모습이 뿌구국 하는 것처럼 보여서 그런것 같아"
"엄마..우리도 이렇게 한솥밥 먹고 싶다"
"백석이란 사람이 이 시를 지었는데..동화책 같지? 시처럼 리듬이 있고..그래서 동화시라고 하는거야..이 사람이 이 책에서 뭘 말하고 싶었을까?"
"친구들 도와주라는거지"
"그래..평소에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면 언젠가는 그 사람들이 현지를 도와줄 수도 있어..개구리가 그랬던 것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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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 카페 '연우가족극장'이라는 곳에 들어가면 학부모 무료초대권을 받을 수 있고, 사랑티켓을 끊어간다면 3,000원으로 부모와 아이가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나는 이미 초대권을 신청해놨지만 다음날이나 되야 받을 수 있다고 해서 아이와 내 사랑티켓 모두 사용해서 10,000원에 관람했다.
시작된 지 하루밖에 안지나서 초대권 작업이 좀 늦어진 모양이다.
연우소극장..좌석이 등받이가 생겨서 편하게 바뀌었다.
책상, 걸상과 벽에 붙은 아이들의 그림들..이게 연극이 시작되기 전 살펴본 무대배경이다.
다섯명의 아이들이 스케치북에 등장인물들을 그려 각자의 특성을 포함한 자기소개를 하면서 무대가 펼쳐진다.
전체적인 구성은 개구리와 만나게 되는 등장인물들의 인형이 배우의 조종에 따라 움직이며 동화시의 일부를 인용해 대화를 한다.
그리곤 다섯명의 아이들이 등장해 초등학교 아이들의 실제 있었던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고..개구리라는 아이가 나와 중제역할을 한다.
소시랑에, 방아깨비, 쇠똥구리, 하늘소, 개똥벌레가 차례로 나오는데 이때 각 에피소드마다 등장하는 아이들 중 인형과 같은 역할을 맡은 아이의 의상만 다르다.
에피소드들은 유아가 이해하기엔 생소한 경험이지만 유치원에 다니는 연령만 되어도 따돌리는 것이 무엇인지..하고싶지 않은 것을 부모의 강요에 따라 해야만 하는 갈등같은건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부모가 자각해야 할 문제점을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서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부모의 꿈에 아이를 맞추려고 아이의 특성 따윈 무시해 버리는 부모..욕이 자연스럽게 난무하는 교실..따돌림..어린아이들의 자살에 관한 극단적 선택..학원에 시달리는 아이들..부모의 그릇된 교육에서 비롯된 아이의 갈등..아이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아이의 장래를 위해 부모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보게 해주는 부모가 봐야할 연극이다.
에피소드를 보면서 설정된 발로차고, 욕하고, 떼리고..그런 것에 눈살을 찌푸리기보다는 초등교사의 시각으로 학교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문제점을 보여주는 연극이니 현실을 이해하고 그 안에서 전해주고자 하는 의미를 받아들이는 관대한 시선이 필요하다.
이 동화시를 읽다보면 생경한 의성어가 자주 나와 읽는 재미를 더하는데 연극에서는 그런 의성어의 맛을 느낄 수 없어 아쉽다.
현지는 처음에 아이들의 에피소드가 나오는 부분에서 발로 차고..욕하고..그런게 불편했던지 "짜증나" 하면서 보기 싫어했다.
그래도 나중에 개구리가 무사히 벼를 받아 집으로 돌아오는 장면에선 인형들만 나와 이야기가 책에서 본 것과 비슷해서인지 재밌어하면서 보는 것 같았다.
모두 한자리에 모여 한솥밥을 먹는 개구리와 친구들의 모습이 맑아보인다.
현지도 흐뭇한 웃음을 하며 엄마를 껴안는다.
개구리가 시원한 북소리와 소리로 친구와의 소중한 관계에 대해 한바탕 노래한 후 배우들이 모두 나와 사이좋게 어울려 놀았던 옛 시절을 떠올리려는 듯 널뛰기와 윷놀이, 제기차기 등을 보여주다 노래를 부르며 연극은 끝이 난다.
전체사진을 찍은 후, 하늘소 언니가 제일 예쁘다며 또 한번 사진촬영을 하기도 했다.
어떻게 이 동화시가 이런..아이들 문제와 연결시킨 고리가 만들어졌는지..가벼운 연극으로 알고 왔던 나에게, 그리고 책의 이야기에 충실했던 아이에게 조금은 어려운 과제가 아니었을까.
인형들의 동화적 캐릭터와 연극다운 배우들의 연기가 사회의 문제점을 주제로 다루는 어른들의 깊은 연극의 참맛을 즐기기 위한 첫걸음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유치원에 다니며 사회생활에 대해 경험한 아이들이라면 관심있게 볼 것이고, 초등학교 아이들은 살제 벌어지는 친구들 이야기이기에..마음으로 반성하는 마음으로 공감하며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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