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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컨텐츠

책 안 읽는 아이 vs 책더미 들이미는 엄마

  • 새벽달
  • |
  • 2008-02-26
17

부제 : 책 억지로 읽히기 vs 책 스스로 꺼내읽게 하기

부제 : 책은 '억지로' 읽힐 수가 없습니다.

 

<대한민국은 '저급 전집, 학원' 공화국>이란 글에 대한 답글 중
도로시님의 글이 마음에 와닿아서 오늘 출근길에 이런저런 상념에 빠져들었습니다.
 
도로시로지님 글 중 일부
.....................
그런데 물론 좋은 전집 가리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전집도 그리 나쁘지 만은 않은거 같아요.
유아시절엔(저희 아이들이 아직 어려서..) 분야별로 고루 독서를 해야 하는데.. 단행본으로 고루고루 갖추기가 힘든거 같더라구요.. 과학, 문학, 수학 이런 여러분야의 책들을 균형있게 고루고루 단행본으로 사려면 정말 시간도 많이 걸리고 돈도 더 많이 들구요......지나고 봐도 단행본으로 전집처럼 많은 책을 읽어 주긴 쉽지 않을 거 같아요. 책 많이 읽어 주는게 좋다는 건 분명하잖아요...............
 
우리가 빠지기 쉬운 함정 중 하나가..
전집 = 편식이 아닌 분야별 독서 가능. 다독 가능.입니다.
단행본 = 편식 확율 높음. 검증된 좋은 작품 선정하기 어려움. 고르다 지침. 책 많이 못 읽어줌.(무한경쟁시대에 옆집 아이는 한달에 300권 읽는다는데.. 우리애는 100권이 왠말이냐...)   
 
그런데 정작 중요한 몇가지 사실을 잊고 있습니다.

 

1. 독서의 주체인 '아이'가 내 뜻대로 조정되는 로봇이 아니란 사실이요. 

그것도 지독하게 말 안듣고 고집 센 녀석이란 사실은 살짝 잊어버립니다.

전집을 골고루 사다 놓으면 아이가 책 읽는 기계인양.. 그렇게 많은 책을 다 읽어낼 것이란 허황된? 꿈을 꿉니다.

(물론 엄마가 사주는 대로 허겁지겁.. 신나게 먹고 소화하는 아이들도 있긴 있습니다. 소수의 경우지만요)

 

2. 허접한 책일수록 첫페이지 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끈기있게 완독하는게 고역이란 사실이요 

어른도 쓰레기 같은 책은 읽다가 던져 버리고 싶습니다. 시간과 돈이 너무 아깝지요. 

아이들은...? 자꾸 딴짓하거나 or 엄마 무서워 그렇게는 못하고.. 억지로 읽는척 합니다. 몸 비비꼬며. 

전집중에는 양서도 있지만 급조된 쓰레기가 많이 섞여 있습니다.  

 

공부도 그렇지만..
책 읽기 또한, 책장에 책이 많다고, 엄마가 억지로 시킨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더라구여.  

책 읽기의 관건은, 어떻게 하면 아이가 책맛을 알아서 스스로 참지못해 읽게 만드느냐.

아이를 꾸준히 관찰하고, 힌트를 얻어, 그 비결을 알아차리는데 있다는 걸 경험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저희 아이는 제가 쑥쑥을 처음 가입한 2000년도부터 지금까지...

'책맛'을 알게 하기 위해 밤마다 소리내어 책을 읽어준 세월이 장장 7년입니다.

그런데도 녀석은 뉘집 애들처럼 다섯살 전에 한글 떼고, 여섯살이면 읽기독립해서 책을 쌓아놓고 읽질 않더라구여.

언제나 시큰둥입니다. 물론 엄마가 책을 읽어주면 너무 좋아라하고.. 억지로라도 읽기 시작하면 몰입해서 읽고, 필 꽂힌 날은 좀 읽어주곤 합니다. 그렇게 필 꽂히는 날이 한달에 몇번 안되서 그렇지.


우리 애는 지난 세월 그렇게 많은 책을 함께 읽고 정성껏 추억을 쌓아 왔는데

왜 아직도 '책맛'을 못 느낄까.. 왜그럴까... 뭐가 잘못된 걸까.. 원인이 뭘까..

아이한테 내색은 못하고 고민한 세월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 원인은 저한테 있었습니다.

 

그건 바로, 아이가 '책맛'을 느낄만한 '걸작'을 읽어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한참 고민하던 시기에 만난것이 <하루15분 책읽어주기의 힘> 입니다.

덕분에 지금껏 가져왔던 편견 3개를 날려버리고,

아이와 함께! '맛있는 책!'을 몇권 읽다보니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편견타파 1. 초등1학년인 아들한테 엄마가 소리내서 책을 읽어준다는 건 상상도 못했습니다.

당연히 혼자 묵독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애한테 책만 던져줬는데, 그게 사실상 방치였던 겁니다. 

이젠 생각이 바뀌었어요. 이젠 아이가 원하면 초등 6학년..중학생이 되서도 읽어주렵니다. 지금처럼 같이 묵독배틀 (누가누가 집중해서 빨리 읽나) 할껍니다.

 

편견타파 2. 책을 그리 좋아라하지 않는 것처럼만 보이는, 책말고 재미있는게 너무 많은 초1짜리 아이에게, 200 page가 넘는, 초등4,5학년, 중학생권장도서인 아동서를 들이민다는 건 상상도 못했습니다. 90 page 짜리 Horride Henry도 오디오 틀어놔여 꾸역꾸역 듣는 시늉하는 아이로만 보였으니까요. 그런데.... 지금은 저랑 Charlie and Chocolate Factory를 원서로 읽고 깔깔대며 Magic Tree House를 손에서 놓지 않고 읽는 아이로 180도 바뀌어 버렸습니다! 저에게는 기적과도 같은 변화가 그저 놀랍기만 합니다.

 

편견타파 3. 예전엔 하루에 몇권을 읽었나?에 병적으로 집착했다면, 이제는 이번 달에 어떤 책이 가장 재미있었나를 이야기 합니다. 한권의 책을 아이와 함께 일주일간 읽습니다. 하루에 30분씩. 15분씩. 때론 1시간씩..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궁금증을 가득 안고 잠이 듭니다. 잘고른 한권의 책이 가진 힘!

 

 

그 변화의 일부를 쑥쑥엄마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우리 아이는 언제 챕터북을 읽을까..? 한탄하는 시간에

우리 아이에게 장편동화 한권 소리내어 읽어줄까..? 하고 직접 해보시면....

저처럼 오랜세월 기다림에 지친 '책 읽어주는 엄마'분들은 너무나 놀라운 시간안에 변화를 체험하실수 있을꺼예요. (쓰다보니 무슨 허위광고 같네요. ㅋㅋ)

 

 

====================================================================

제목 : 몇일새 Magic Tree House 10권 독파, 장편 명작동화의 힘!  

작성일 : 2008, 2, 24 (아직은 1학년이라네)

글쓴이 : 새벽달

 

Magic Tree House

by Mary Pope Osborne

Illustrated by Sal Murdocca

page : 68 p

 

#1 Dinosaurs Before Dark
#2 The Knight at Dawn
#3 Mummies in the Morning
#4 Pirates Past Noon
#5 Night of the Ninja
#6 Afternoon on the Amazon
#7 Sunset of the Sabertooth
#8 Midnight on the Moon
#9 Dolphins at Daybreak
#10 Ghost Town at Sundown

 

나에게도 이런 날이 오긴 오는구나...............!

주말 내내 (엄마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Magic Tree House 를 손에 꼭 쥐고다니며 몰입해서 읽어대는 1호를 보면서 장편동화의 힘을 느꼈다.

 

- 다 큰 1학년 아이에게, (4살이면 한글떼고, 6살이면 읽기독럽 해야한다는 강박증 탈피)

- 200 page 넘는 장편동화를, (1살=1줄동화, 2살=2줄동화, 애 수준을 무시한 글밥위주 독서 타파)

- 엄마가 밤마다 '소리내어 읽어주기'를 (애 크고 나서는, 소리내어 읽어줄생각안했는데..)

- 두달간 꾸준히, 열심히, (뭐든 꾸준히 하면 낙숫물이 바위를 깨는 놀라운 변화가...!)   

해준 결과 생긴 변화를 나열해보자.

 

1. 책맛을 알게됨

 

작품성 있는, 대대로 물려주어 읽어주고 싶을 정도의 가치가 있는 좋은 책을

선정해서 (사샤와이고리 블로그에서 다 퍼다온 wish list.. 이게 없었다면 책 선정하다 지쳐서, 또 허접쓰레기 전집으로 눈길 돌렸을꺼다. 도서관에서 빌려다보는 실험도 하루이틀 하다보면 지친다.) 읽어주다보니, 책이 이렇게 재미있단 말인가....! 책'맛'을 알게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정말 신기한 건... 정말 재미있는 책은 그림책보다 '장편명작동화'에 더 많다는 점이다! 그러니 내가 그토록 갈망하던 '1호가 책맛!만 알게되면 게임 끝인데......!' 의 실현은 시간문제 였던 거다. (32개월된 성윤이도, 몇일간에 걸쳐서 읽어야 하는 장편동화를 읽으면서 몰입한다니... 우리 2호에게도 슬슬 장편동화를 읽어줘야 겠다. 아직은 Frog and Toad (64p) 와 Little Bear(64p) 정도만 읽어줬는데 말이다. 갸도 책 맛을 알 권리가 있으니. ^^)   

 

2. 다독이 제일 쉬워

 

200 page 가 넘는 로알드달이나 린드그렌류 장편소설을 즐겨 읽다보니,

이젠 도서관에서 읽는 그림이 많은 그림책은 만화책 읽듯이 휙휙 읽는다.

초1에 두꺼운 명작소설을 읽는 아이도 있다지만, 우리 애는 도서관에 가도 억지로억지로 읽어라 읽어라 해야 몇권 어거지로 읽던 아이였다. 그런 1호가 어제 도서관에서 그림책을 쌓아놓고 가볍게 읽는 걸 보고 놀랐다! 집에서 Magic Tree House 나 두꺼운 글자만 있는 책들을 읽다가 이런 책은 식은죽먹기였다보다. '내가 글자만 빼곡한 Charlie and Chocolate Factory'를 읽는 수준의 형아인데..'란 자부심도 한 몫했나보다. 자기가 먼저가서 책을 몇권 고르더니 나한테 보여준다. "와..! 너 책 고르는 수준이 장난아닌데...? 그런 책은 어디서 찾는거야? 책을 많이 읽더니 책 고르는 안목도 무지 높아졌다야." 오바해서 칭찬해주니 으쓱한다. 한번 읽어보고 재미있는지 얘기해줄께. 한다. ^^

 

3. 수다가 늘었다!

 

책 읽고나서 확인하는 질문을 하는 것처럼 어리석은게 없다.

그래도 호기심을 못참고 묻게 된다. '재미있어? (무슨 내용이야..?라는 질문을 목구멍에서 꾹 삼킨다)' 하면 '어. 재미있네.' 썰렁한 대답만 하던 뚝뚝한 1호였다. 그런 1호가......! 주말에 Magic Tree House를 4권 내릴 읽어내려가면서 조잘조잘조잘.... 읽는 중간중간에 흥분하면서 줄거리를 나한테 얘기해주는거다! 이럴수가..........!!!!!  오.. 마이..갓.이다. 이 Magic Tree House는 1호의 영문 묵독속도가 나보다 더 빨라서...처음에 한권 차이로 읽기 배틀을 시작했는데, 지금은 5권 차이로 벌어졌다. 난 5권을 읽고 있고, 1호는 10권을 다 읽었다. 그러니 엄마한테 앞서간 내용 조잘조잘 얘기해주면서 수다를 떠는 것이다.  

 

4. 사랑니 사건 ^^  

 

더 이상 말이 필요없다. ㅋㅋ 

더 부드러워지고. 엄마에 대한 애정표현도 늘었다.

남자애들은 크면 다 무뚝뚝해지고.. 자기만의 굴속에 들어갈 궁리만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엄마가 그렇게 만드는 것일수도... 숙제 다했어? 피아노는 쳤니? tv 좀 그만봐라....이러고 있으니 아이가 마음의 문을 닫을수밖에...... 요즘 엄마랑 같이 책읽고. 자기가 읽고 있는 책을 엄마도 열심히 읽는 모습을 보면서.. 자기와 엄마가 단단히 connect 되어있다는 충만함을 느끼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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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천사맘
  • |
  • 2008-03-05 21:24
답댓글

우~~와  넘 넘 넘 부러워요.^^

우선  그런 맛있는 책맛을 알게 해주신 님에 노력이 부럽구요.

좋은책으로 행복할 1호가 부럽구요,

아이와 그렇게 이야기할게 많이 많이 있어서 넘 부러워요.

저도 항상 로보트처럼 숙제했니? ......했니?..........했니?

흑흑흑 이런 대화였는데.......저도 반성하고  제 사랑스런 딸과

다시 책속에서 만나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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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호맘
  • |
  • 2008-03-04 00:40
답댓글

6세 아들을 둔 맘입니다.

 

남아가 좋아할만한 책 추천해주세요...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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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오맘
  • |
  • 2008-02-28 14:46
답댓글

우리아들은 아직도 영어책읽기 독립을 못했다네...

너무 높은 곳을 보고 비교하여 스트레스받지 말고 낮은 곳과 비교하면 스트레스 덜 받지!!

 

이제 알파벳과 음가 배우는 2학년올라가는 아이들이 우리 동네에는 아주 많다네!!! 

나는 항상 그 엄마들의 여유를 배우지.

 

한국의 1학년짜리 아이들이 영어 리딩레벨 2. 3.대가 웬말인가? 너무 앞서가려고 하면 탈나지...

여유를 가지고 책읽어주고 이야기 나누고 ...

 

그치만 지오야!!! 이제는 좀 니 혼자 좀 읽어주었으면 좋겠다...어쩌다 한번씩 읽어주지만 엄마 목아프다.

낮에 너무 열강을 해서...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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