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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월 21일 화요일]
회사에 같이 다니던 기자 친구가 날씨도 좋으니 종묘나 가자..한다.
종로3가에서 만나..종묘에 갔더니 화요일은 휴무란다.
가까운 창덕궁으로 향하던 중 떡카페 질시루에 들렀다.
지난번 잠깐 들렀을때 석탄병이 나왔었는데..오늘은 없다고 해서..맛을 볼 수가 없어 시루꽃차와..두텁떡..그리고 단골 메뉴인 떡 샌드위치를 먹었다.
현지도 어느새..나와 입맛이 비슷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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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yhome.naver.com/ehtrue/>
지난번..작년 6월..세종즉위식때문에 보러와서..창덕궁 표를 끊었더니..창경궁이라고 해서 그 표를 지금껏 보관하고 있다가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사이..300원이 올라 2,500원이었지만 추가요금은 받지 않고 들어갈 수 있었다.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문화유산인 창덕궁.
상식이 없어서 위대한 문화유산을 접하고 와서도 장황하게 늘어놓을 말이 없다.
돈화문 앞에서 10분 정도를 기다리다 내국인 관람객 입장 시간이 되었다.
전체를 다 돌아보는데 1시간 30분이나 소요된다니.. 이렇게 큰 궁이구나..
친구는 이곳에 자주 와봤는지..안내의 설명을 따로 듣지 않아도 척척박사다.
아이때문에 따라다니며 설명을 제대로 들을 수 없었지만..친구가 이건 뭔지 아니..저건 저래서 그런거래..하며 설명을 잘해준다.
단체로만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 불편하고..진지하게 살펴볼 시간도 없이 감시당하며 뒤쫓아 다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마음이 조급했다.
현지는 다른 사람들이 기웃거리는 곳은 뭐라도 꼭 참견하려는지 꼭 봐야하고..뭐냐고 물어보고..
?_blank"여기가 금천교야..밑에 보면 거북이가 있어..오래된 돌다리래.."
인정문을 들어서니 확 트인 공간이 나타난다.
"현지야..여기는 왕과 왕비가 살던 곳이야..여기는..국사를 논하던 곳이래..국사가 뭐냐면..나라를 어떻게 하면 잘 다스릴 수 있을까..왕하고 신하들이 대화하는 곳이거든.."
왕이 거처하는 곳이라 왕을 상징하는 용마루가 없다는 대조전.
"여기는 대조전인데..지붕 위에..다른 지붕들은 용마루라고..끝에 삐죽 장식되어 있는거 있지? 그게 왕을 상징하는거래..여긴 왕이 주무시는 곳이라 저게 없는거래..엄마는 아빠랑 같이 자지? 왕하고 왕비는 따로 자고 같이 자는 날이 정해져있었대"
낙선재라는 곳에서 덕혜옹주와 이방자여사가 거처하던 곳이라는 소리에 안타까운 마음이 스친다.
윤석화가 주인공이었던 가슴아팠던 연극이 떠올라서였을까..
소박한 듯, 고요한 내부를 돌아보고 나와 낙선재의 전체 모습을 보니 아담한 풍경을 이루고 있었다.
볕만 좋았지 바람이 차서 손이 얼었다.
후원에서 잠깐 멈춰 따뜻한 캔커피를 손에 쥐고 이리저리 굴려보아도 손이 녹질 않는다.
연인과 이곳에서 자주 데이트를 즐겼다는 친구의 말에..난 도대체 연애할 때 뭘 하면서 다녔는지..
날이 따뜻해지면 아이와 같이 연인이 되어 다시 거닐고 싶다.
후원은..말로만 듣던 상상속의 환상적인 모습과는 달리..겨울때문이었는지 아름다움이나..감동적인 느낌은 없었다.
사대부집의 모양을 그대로 만들어 놓은..99칸..연경당.
방이 99개가 아니라 정사각형 공간의 단위가 한칸이라면..99칸의 범위라는 소리라고 한다.
사대부 집이라고 해도 으리으리하거나..사치스럽지 않게 살만큼의 적당한 방크기와 실용성이 돋보인다고..지금처럼 돈 있다고 내보이는 세상이 아니었다고 안내자가 얘기한다.
사랑채를 먼저 둘러보고 안채로 향했다.
"여긴..남자들이 사용하던 공간이야..옛날엔 남자랑 여자랑 같이 방을 쓰거나..이러지 않았거든..남녀칠세 부동석이라고 해서 일곱살만 되어도 남자, 여자는 서로 조심하고 자리를 같이 하지 않았대"
"어..나는 다섯살인데..어린이집에서 친구들하고 같이 노는데?"
"옛날에는 일곱살이 넘으면 그러면 안됐대"
400년으로 추정된다는 매화나무 밑에..나무 한그루와 어울리게 담장을 장식한 예사람들의 미적 감각이 돋보인다는 글을 보고 둘러보니..쓸쓸한 듯한 담장 구석에 절개있는 매화향이 느껴지는 듯 하다.
임금님의 변을 보고 건강상태를 확인했다는 곳을 신기한 듯 들여다보기도 하고, 난방을 담당했던 아궁이에 들어가도 보고..
단청의 색을 새로 칠했는지 인위적이어서 옛스런 멋을 떨어뜨리는 부분도 있었고, 왕..왕비..조선시대..하면 옛날옛적의 이미지만 떠올랐는데 조선말기에 사용하던 세계에 몇대 안된다는 외제자동차나 테이블과 의자를 보면서 그리 오래전의 역사만이 아닌 근대까지의 궁궐을 둘러보며 왕과 왕비의 생활상을 떠올려 보았다.
걸어도..걸어도..끝이 안보이는지 다리가 아프다며 투정을 부린다.
길에 떨어진 솔방울을 주우려 하길래..왕이 살던 곳이기 때문에 너의 것이 아니다..했더니 그럼 누구것이냐며 갖고 가고 싶단다.
"여기 있는 모든 것들은..함부로 손대고 가져가고..그러면 안돼..나무도, 나무에서 떨어진 것도..다 소중하거든..왕의 혼이 여기 있는 거..다 지키거든..다 주인이 있는거야"
"현지야..왕과 왕비가 살던 궁궐에 와보니까..언젠가 와 본곳 같지 않아? 우리..예전에 여기서 살았었잖아..기억 안나?"
"어..나 기억나!"
"그래..엄마가 왕비고 현지가 공주였잖아..ㅎㅎ"
한두번 와서 고궁의 매력을 느끼기는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이렇게 한번..두번..다니면서 어느 순간..매력에 빠져들 때가 오겠지.
후원의 부용지에서 피어날 연꽃과..그곳에 서있는 정자 하나하나 둘러볼 수 있는 여유로운 봄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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