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그동안 제가 쓴 내용과 중복되는 내용이 많은데요. 어느 잡지사에서 기고해 달라고 해서 쓴 내용이니 그냥 편안히 한번 읽어보세요. 4장 분량으로 써 달라고 해서 좀 길어졌네요.
영어, 배워서 언제 쓸 건가요? 유아, 초등학생들 영어학원 좀 보내지 마세요. 엄마가 스스로 자녀의 영어 선생님이 되세요.
외국에서 오랫동안 살면서 아이들을 외국학교에서 공부를 시키고 최근에 귀국하여 아무래도 영어에 많은 관심을 가져왔기에 한국에서는 영어를 어떤 식으로 생각하고 어떻게 가르치고 있는가에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 이를 위하여 연령별로 아이들을 둔 엄마들과 인터넷 싸이트나 많은 대화를 나누어왔다. 그런데 너무나 영어학습이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그 중 가장 심각한 문제는 부모님들이 영어를 하나의 학문으로 생각하여 부모님 세대가 배워온 데로 아이들을 학원으로 내 몰고 있었으며, 영어도 하나의 언어일 뿐인데 영어를 단기간에 완성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상당히 비싼 학원비를 지불하고 있다. 물론 한국 부모님의 고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나, 언어는 문화의 산물인 만큼 한국어를 주로 쓰면서 영어를 쓸 기회가 많지 않는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학원이 아닌 가정에서의 영어환경을 만들어 간다는 차원에서 온 가족이 함께 하는 영어를 전파하고 자 한다. 나 자신이 한국에 돌아와서 처음으로 영어학습에 목말라 있는 조카들에게 한 것은 아이들이 20만원씩 내면서 다닌 영어학원을 중단시킨 것이다. 동생부부를 중단하도록 설득시킨 이유는 “ 내가 영어는 책임져 줄 테니 학원비 아껴서 젊은 부부의 노후를 생각해서 연금보험 하나 더 들어라.” 라는 것이다. 지금 그 동생부부는 아이들과 함께 아주 열심히 즐겁게 영어학습을 하고 있으며 5년 내에 그 가족은 전부 영어로 완전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또한 부모와 아이, 부부간의 관계도 그전보다 훨씬 더 화목해 지고 있다는 얘기를 듣는다.
이에 영어전문가가 아닌 두 아이를 키워오면서 배운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10세 이하의 아이들을 둔 부모님들께 영어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영어, 배워서 언제 쓸 건가요?
한국에서 영어 붐이 많이 불고 있고, 모든 부모들의 관심사이다. 그런데 한가지 함께 생각해 볼 것은 “영어, 배워서 언제 쓸 것인가요?” 라는 데에 대한 정확한 방향을 가지는 것이 영어라는 외국어로서의 언어를 배우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시발점이며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 글의 전제 조건은, 한국은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나라가 아니고, 하나의 외국어로 영어를 배우며, 사회에 나가기 전에 영어로 말할 기회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즉 20세 이상 되어서야 영어를 제대로 쓸 수 있는 장이 마련된다는 것이다. 물론 유학 같은 특수한 경우는 제외하고, 또한 구술 테스트가 강화되는 토플 같은 시험의 경우도 별도로 하지만, 결국 외국인으로서 어느 곳을 가더라도 (그것이 전문적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영어로 아무런 문제없이 의사소통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 영어교육의 목적이 아닐까 생각한다. 즉, 아주 제한된 환경에서만 영어를 쓰며,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학교 영어시험 잘 보기 위해 영어를 배우는 것을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유아들이 영어를 공부하는 시간은 어쩌면 15년 이상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많은 엄마들은 만나보면, 내일 당장 영어 못하면 어떻게 되는 식으로 생각하여 아주 조급하게 영어유치원(월 100만원), 영어학원(월 15만원에서 45만까지), 원어민 영어과외(최소 월 30만원), 비싼 교재 구입 등으로 아이들을 몰아가고 있다. 결코 조급할 필요도 이유도 없는데도 그렇게 하고 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의 이야기는 2년 이상 해봐도 효과가 별로 없다는 말을 하곤 한다. 효과가 있다는 분들의 이야기도 대부분 아이들이 영어 단어를 몇 개하고, 몇 마디 한다는 건데 그건 그렇게 많이 투자한 효과는 아닐 것이라고 과감히 말할 수 있다.
그럼 어쩌란 말인가요?
첫 번째로 중요한 것은 앞으로 계속 배워야 하는 영어에 대해 부모님이 조급증을 없애야 제대로 된 영어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회에서는 영어를 매일 쓸 수 없게 되어 있는 만큼 가정에서(가정은 엄마 맘대로 할 수 있는 곳이니까..) 영어 한마디라도 하는 분위기를 만들면 될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필히 엄마와 아빠가 아이와 함께 영어를 시작하는 것이다. 아무래도 엄마, 아빠가 아이보다는 더 영어에 대해 기본을 가지고 있으므로, (물론 단어와 문법위주로 영어에 대한 사고체계가 굳어져 있지만, 그것을 아이와 함께 살아가는, 살아있는 영어로 만들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엄마, 아빠가 아이의 선생님이 되면 되겠다. 이 부분에서 많은 부모님들이 걱정하는 것이 발음 문제인데 그것은 원어민의 녹음한 테이프나 CD를 활용하거나 영어동화 전용 방송을 이용하면 될 것이다. 이렇게 할 때 부모님의 영어발음도 자연스럽게 교정될 것이다.
또한 엄마, 아빠도 영어를 잘 못한다는 것을 아이에게 알려주고 함께 노력하자고 할 때 아이들도 신나서, 덩달아서 열심히 하게 된다. 또한 이렇게 할 때 아이들에게 영어가 외국어가 아닌 "그냥 집에서 쓰는 다른 언어"로 편안하게 아이들에게 인식이 될 것이다. 이러한 인식만 심어주어도 영어의 반은 점령된 것이라 생각된다.
구체적으로는 어떻게?
수 많은 교재, 교육방법에 너무 현혹되지 말고, 그냥 아이들이랑 매일(하루 10분이 되더라도) 놀 수 있는 뭔가를 찾아야 한다. 외국에서 외국인들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방법은 우리 한국사람이 아이들에게 한국말을 가르치는 방법과 똑같다 라고 생각하면 엄마, 아빠도 충분히 아이들의 영어선생님이 될 수 있다. 여기서 추천하고 싶은 방법은 영어동화를 활용한 학습방법을 소개하고 싶다. 이 영어동화 학습법은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계획에 의해서 구성되어야 한다.
1. 매일 영어동화를 들으면서 그것을 가지고 엄마 아빠와 함께 놀이처럼 이야기 한다. 이때 영어동화와 같은 내용의 한글 동화가 있다면 더 좋을 것이다. 이렇게 될 때 아이는 한글과 영어가 별개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비디오의 경우도 효과는 있지만 그림이 소리보다 먼저 아이들에게 접목되어 소리 듣기가 소원해 질 수 있다. 영어는 언어일 뿐이다.
2. 영어 듣기 놀이 할 때, 단어이든 문장이든 상관이 없지만 가능하면 문장으로 말하는 습관을 들인다. 예를 들어 숲을 이야기 할 때, forest라고 하지 말고, 숲 속에는 이라는 in the forest로 학습한다. 이때 in이라는 전치사, the라는 정관사, forest라는 명사를 저절로 습득하게 된다.
3. 초기에는 글자와 책에 대한 미련을 버려라. 책을 아이들에게 밀어 넣는 순간 아이들은 공부하는 것으로 알게 되며, 부모님들은 단어시험을 떠올리게 되어 아이들이 영어는 외국어, 공부라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영어를 멀리하게 된다. 따라서 이 단계는 물론 계속되어야 하지만 사전을 버리고, 문법을 생각하지 않고, 번역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 그냥 들리는 데로 발음하는 연습이 가장 중요하며, 엄마도 그렇게 해야 한다. 사전을 찾아서 발음기호를 보고 발음하는 습관을 버리고 시작해야 한다.
4. 동화로 들리는 내용을 너무 집중해서 듣도록 강요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역효과가 나기 쉬우며, 집중해서 듣는 대신 반복하는 학습법을 추천하고 싶다. 즉 시간이 있을 때, 식사를 하면서, 놀면서 듣는 방법인 것이다. 아이들은 한꺼번에 두 가지, 세 가지를 할 수 있다.
5. 듣기는 영어학습을 하는 동안 계속 지켜져야 하는 것이지만, 어느 정도의 수준에 도달한다면 그때 책을 천천히 도입하여야 한다. 이때 선택하는 책은 그 전에 듣기로 몇 번 연습한 영어동화책을 선택하여야 한다. 듣기에서 배운 영어발음을 책 읽기에서 그대로 아이들과 부모님들은 따라 하게 된다. 영어 동화책 읽기를 시작할 때도 단어 그 자체의 스펠링을 외우게 하는 것이 아니라 단어를 보고 저절로 읽는 연습을 해야 한다. 즉, Apple을 보면 바로 애플이 나오도록 해야 하며, A P P L E – 애플 –사과로 학습한다면 단어에 빠져들게 되어 단어나 문장을 분석하는 습관을 가지게 된다. 이는 영어학자가 공부하는 방법이다.
6. 영어 동화책 읽기 단계에서는 책의 선택을 다양하게 제시하여야 한다. 또한 철저한 읽기 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책 읽기 단계에 들어가면 하루에 동화책 한 권은 전혀 어렵지 않게 된다.
한가지만 추천하고 싶은 방법은 영어동화 하나를 선택해서 테이프로 아이랑 몇 번 듣고, 책을 보면서 영어 동화 외우기(암송) 시합을 아이, 엄마, 아빠가 함께 해 본다. 그리고 서로 평가해서 점수를 서로에게 준다. 평가할 때는 발음(테이프와 동일한 발음을 구사하는지)20점, 리듬 30점(시간으로 측정- 테이프 속도를 기준으로), 정확도 20점, 내용파악 20점(단어 능력이 아님, 전체 줄거리), 표정 10점(구연 동화 처럼 할 수 있는 지를 기준으로) 식으로 한다면 영어학습을 통한 가정의 화목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방법과 원칙으로 영어학습을 한다면 5살짜리 아이가 10살이 될 때,영어는 한국말처럼 자유로워 질 것이며, 부모님 특히 엄마의 영어수준도 원서를 마구 읽는 수준이 되어 있을 것이다. 또한 아이들이 학교에서 하는 영어는 너무나도 시시한 영어가 되어 있을 것이다. 따라서 너무 조급한 나머지 수입의 상당한 부분을 아이들의 영어에 투자하는 대신, 아이들과 함께 엄마가 영어 선생님이 될 때, 커 가는 아이와의 대화하는 소재도 넓어지고, 가정의 화목도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내가 생각하는 “한국인이 영어를 잘못하는 이유”이며 이중 7가지 이상이 나에게 해당된다면 나도 영어를 잘 할 줄 모르는 사람이며, 같은 방법으로 아무리 열심히 해 보았자 영어를 정복할 수는 없을 것이다.
• 문법, 단어 및 문장 해석위주의 학교 영어 공부 (시험영어)에 너무 익숙하다
• 영어는 학문이기 때문에 열심히 분석하고 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 단어 하나라도 놓쳐서는 그 문장이나 글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 단어 많이 아는 것이 영어 잘하는 지름길이다. 사전을 씹어먹어야 한다고 믿는다. Vocabulary 33,000은 기본으로 외워야 한다.
• 영어라고 쓰여진 놈은 무조건 번역해야 한다 라고 생각한다.
• 영어로 말하면 무지하게 창피하다고 생각한다.
• 말 많이 하면 양반이 아니다.
• 문법, 어휘, 단어구사, 발음이 틀릴까 봐 말할 때 전전긍긍한다.
• 영화는 전부 더빙이 되어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 영어공부에 대한 상업적인 전문가가 너무 많아서 쉽게 현혹하지만, 한 달 이상 지속하지 않는다.
• 좋다는 어학교재를 알게 되면 자신의 노력과 상관없이 그렇게 되리라고 믿어버린다.
• 학원가서 열심히 하면 저절로 된다.
• “영어 100일 완성” 같은 말을 들으면 진짜 그렇게 되는 줄 안다.
• 제대로 된 듣기 연습을 해 본적이 없다.
• 외국인과 얘기해 본적이 많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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