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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씽'과 격돌한 불운의 '메이지'

  • 김형란
  • |
  • 2005-02-24
3

 

'메이지'는 '영어 교육'을 염두에 두고 제가 아이들에게 보여준

'제대로 된 첫 영어 비디오'라서 

개인적으로 말할 수 없이 정이 들었습니다.


전문가들의 조언에 충실하여

적어도 두 돌 이후의 아이에게 영어 비디오를 접해준다는 전제하에

저는 아이의 첫 영어 비디오로서 '메이지'를 강력 추천하곤 합니다.


제가 남달리 '메이지'를 사랑하는 이유는 대강 이렇답니다.


첫째. 메이지는 순수하고 따뜻합니다.


아이들 대상의 비디오라도 극적 이야기 전개상 '갈등 상황'을  연출하다보면

본의 아니게 아이들이 보고 배우지 않았으면 하는 말과 행동 등을 접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메이지'에는 '어려운 상황'은 있어도(아이들 눈높이에서의 어려운 상황)

'갈등 상황'은 없습니다.


어차피 살아가는 일에서 '갈등'을 배제할 수 없는 일이지만

아이들이 '갈등'보다 먼저 배워야 할 것은

'주변 사람과 세상에 대한 호의'입니다.


메이지의 하루 하루는 잔잔하면서도 명랑한 시냇물처럼 흘러갑니다.


'잔잔하면서도 명랑하게'


제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어린 아이의 하루 하루 생활 모습이랍니다.


메이지에는 미움도 싸움도 말다툼도 없고

메이지와 그 친구들의 순수한 마음과 따뜻하고 다정한 사귐이 있을 뿐입니다.


둘째. 메이지에는 '어른'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어른'이 등장하지 않으므로

일방적 훈계나 교훈은 '메이지' 비디오에서 찾아볼 수 없습니다.


'어른의 훈계나 교훈'은 그 내용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아이의 자발적이고 즐거운 공명을 이끌어내지 못하기 쉽습니다.


남자 어른 목소리로 가끔씩 끼어드는 나래이터도

'메이지 어디 가니?', '메이지 뭘 하는거니?'하고 다정하게 물어보거나

'정말 잘 하는데~' 하고 격려하는 것 뿐입니다.


이처럼 '간섭이 아닌 '따뜻한 관심'을 담은 나래이션은 

자꾸 아이에 대한 집착과 간섭을 하고 싶어지는 어른들에게

진정으로 아이가 필요로 하는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의미 있게’ 주변을 의식할 수 있는 시기가 오기 전까지

어린 아이다운 ‘자기 중심적인’ 사고와 인식은 지극히 당연한 일로서

어른이 등장하지 않고 화면이 오로지 메이지를 따라가는 것은

아이들 눈높이에도 딱 맞는 것일 듯 합니다.


세째. 메이지는 ‘자기주도적’이면서도 ‘자기중심적’이지 않습니다.


텔레비전 교육 방송에서 멜빵바지 입은 메이지를 처음 보았을 때

저는 '당연히' 메이지가 남자 생쥐일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자기 주도적으로 활동적인 놀이를 하는 메이지를 '남자'아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은

교과서나 방송, 여러 책에 배어있는 '차별적 성역할 '에 대해 느끼던 분노와는

너무나 이율배반적인 모순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나중에 메이지가 여자 아이라는 사실을 알고

이론과 실제가 달랐던 저의 '뼛속부터의 선입견'에 허를 찔린 부끄러움을 느낌과 동시에

두 딸의 엄마로서 메이지가 여자 아이라는 사실이 무척이나 기뻤습니다.


메이지는 '스스로'결정하고 '스스로' 행동합니다.


세상을 산다는 일은 이렇게 '스스로 가는 일'이라는 것을

'스스로 해야하는거야' 이런 쓸데없는 '말'이 필요없이

아이들 눈높이 딱 그만큼의 높이로 아이에게 보여줌으로써

아이들은 '부드럽고도 긍정적으로 의식화'됩니다.


자기 주도적으로 의사 결정을 하면서도

자기만을 고집하지 않고 친구들에게 다정한 배려를 하는 메이지에게

마음으로는 싫은데 억지로  하는 '감정의 왜곡'이나

남을 위한 희생이라는 '거창한 의식'같은 것은  없습니다.


어린 아이다운 ‘세상의 중심으로서의 자기중심적인 모습’은 가지고 있지만

그것이 자기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모습의 자기중심적인 모습인 것은 아닙니다.


아이가 커가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마음에 없는'말과 행동을 해야 하는 때가 있다는 것도 배우게 되겠지만

메이지 또래의 아이들에게 그 같은 ‘현실’을 ‘일부러’ 학습시킬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넷째. '메이지'에서는 다정하고 예쁜 영어를 들을 수 있습니다.

모든 메이지 책과 비디오 전 내용에 걸쳐

단어 하나조차도 다정하지않거나 예쁘지 않은 말, 바르지 않은 말이 없습니다.


아이들에게 ‘하면 안 되는’ 것들을 보여주며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가르치기보다는 

‘하면 좋은’것들을 그저 보여주고 들려주는 것이

바람직한 인성을 형성하고 내면화하는데 훨씬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냉혹한 현실’세상에서의 말은

아이가 살아가면서 저절로 배우게 될 일일 것입니다.

 

이렇게 예쁜 영어와 함께

아이들이 기본적으로 익혀야 할 덕목이나

간단한 인지적 영역의 학습도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내용이라는 것도

엄마로선 기쁜 일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메이지가 어린 아이의 비디오로서 훌륭하다 해도

현란한 화면과 노래와 율동으로 무장한 ‘위씽’과 격돌하는 일은   

메이지로서는 ‘불운’이 아닐 수 없습니다.(^_^)


위씽이 좋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 ‘화려함’은 ‘잔잔한’ 비디오들을 잠식하기 십상이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메이지를 알기 전 위씽을 접했거나

위씽과 함께 메이지를 접하는 것이라면

메이지 외에 등장 인물도 변변히 없고

스펙타클한 볼거리나 드라마틱한 내용 전개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메이지의 잔잔한 일상이 보여지는 메이지 비디오는

아이에게 자칫 그 ‘잔잔함’이 ‘따분함’처럼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좀 더 명철한 판단력을 가지게 된 어른들에게도

시각적, 청각적으로 강렬한 것을 맛 본 후에  강렬함이 덜한 다른 것들의 진면목을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두 종류의 비디오를 비슷한 시기에 접하게 될 경우

상대적으로 ‘덜 현란한’ 비디오를 먼저 접하게 한 후 

화려한 비디오를 나중에 접하도록 신경쓰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텔레비전 시청을 극도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텔레비전은 아예 '없는 물건'쯤으로 알게 하려 했고,

지금도 하루에 많아야 세 프로그램 이상은 보지 않도록 

한 두 시간내에서 두어개의 프로그램정도를 선택하여 시청하도록

시청 시간과 프로그램을 선택, 제한하고 있습니다.

이미 아이가 위씽을 접하여 메이지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라면

‘엄마와 함께 비디오 보기’외에

(대부분 플랩북 형태여서 아이가 흥미를 가지기 쉬운)

메이지 책들을 아이와 함께 읽어보는 것도 아이의 흥미를 유발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제 두 딸의 경우 메이지 헝겊 인형과 메이지 소꿉놀이 입체북 등으로 놀며

엄마와 함께 가히 폭발적으로 메이지에 열광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올해 초등학교 들어가는 작은 아이와 5학년 올라가는 큰 아이가

아직도 메이지 인형을 가지고 논답니다.(^_^;;)


조만간 우리 아이들의 ‘타임 캡슐’에 들어가게 되겠지요.


메이지 말고도 좋은 영어 비디오는 많습니다만

제가 워낙 메이지 열성팬이어서 이렇게 장황한 답글을 달게 되었네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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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피송
  • |
  • 2005-02-25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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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이 있는것은 님덕에 처음 알았어여. 자세한 답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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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형란
  • |
  • 2005-02-24 13:22
답댓글
몇 년전 일이라 기억이 잘 안나는데요, 예전에 메이지 관련 패키지들을 주로 판매했던 키즈덤이라는 곳에서 발행하는 카탈로그를 우연히 보고 메이지 종이 박스 가방과 메이지 인형을 구입했었던 것 같습니다. '인형'이라는 구체물이 있으니까 아이들이 역할놀이도 하면서 메이지 인형에 감정 이입을 하며 메이지에 열중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솜씨와 열성이 좀 있으면 메이지 인형 옷도 만들어 줄텐데 제 아이들 메이지 인형은 '단벌'신세라 손 때가 꼬작꼬작 고색 창연하게 묻었네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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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가다
  • |
  • 2005-02-24 13:10
답댓글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죄송하지만, 메이지 헝겊 인형은 어디서 구입하셨나요? 쑥쑥몰에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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