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을 다니면서 퇴근후 아이랑 매일 책상에 앉기란 정말 힘든 일이다.
직접 겪고 있는 나로서는 매일 밤이면 기절의 수준으로 쓰러져 잠을 잘 지경이니..
그래도 포기할 수 없는 아이..
그 아이를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물론 토,일은 푸욱 쉬지만 ^^) 하루의 계획을 성실히 해내었다.
1년여전부터 시작한 엄마표 영어..
물론 그 전에도 이것저것 들쑥날쑥 집에서 놀이삼아 뭔가를 가르치긴 했지만 영어의 딜레마에서 헤어나질 못하다가 1년여전부터 드뎌 코뿔소마냥 돌진하기 시작했었다.
영어의 방황기~!!
그 얼마나 어렵고 힘든 날들이었던가.. ^^;;
알파벳도 모르던 어리버리 녀석을 앉혀다가 테입 틀어주고 책 읽히고 난리부르스..
깜깜하던 시절이었는데 그렇게 1년여를 지내고 보니..
그 어리버리 녀석이 드뎌 나에게 기쁨을 주기 시작했다.
전혀 진도가 나갈 것 같지 않던 책읽기와 듣기..
학원처럼 시험을 보는 것도 아니니 이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어 답답하기만 하고 늘 그 수준인 거 같아 이 짓을 내가 왜 하나.. 하는 생각을 수천번도 더 했지만..
그 녀석이 준 기쁨..
드뎌 영어가 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단어가 들리고.. 그 들리는 단어로 뭔 내용인지 대충 짐작을 하고..
그리고 무엇에 관한 이야긴지를 나에게 이야기를 해준다..
100% 맞는 이야긴 아니었지만 다시 글을 보며 듣고 나서는
"엄마~ 이제 확실히 알겠어~!! 이건 말야~~...."
기쁨에 겨워 perfect~!!를 외쳤다. brilliant~!!를 외쳤다.
해석을 해주지 말라, 단어 하나하나 짚어가며 직역해주지 말라.. 는 말이 나에겐 큰 부담이고 길이 없는 막다른 곳같이 느껴졌었는데 어제 녀석의 "알겠어"라는 말에 난 드뎌 빛을 보기 시작한 것이다.
매일 한권, 매일 한장, 매일 한줄을 1년여 동안 해온 일이 너무나 값진 것임을 조심스레 깨달았다.
아직도 갈길이 멀고 이제 겨우 한발 디딘 것 뿐이지만 선배맘들의 엄마표가 그들만의 것이 아니었구나라는 걸 어렴풋이 안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다.
아침마다 스카이보는 아들에게 자막가리라는 잔소리.. 퇴근 후에 지친 몸으로 매일 같이 책상에 앉기..
이제는 스트레스가 아니라 나에겐 사탕처럼 달콤한 말이고 보물처럼 값진 일들이 되었다.
여태껏 잘 따라준 어리버리 녀석에게 고맙다.
여태껏 미뤄진 설겆이를 묵묵히 해준 남편에게도 고맙다.
갈길 먼 엄마표..
앞으로도 갈길이 멀지만 아들이 내게 허락해주는 날들까지는 아무리 힘들어도 거북이처럼 달팽이처럼 느리게 느리게 조금씩 걸어가야 겠다.
기쁨에 겨워 잠시.. 직장에서 일은 안하고 적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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