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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길먼 엄마표.. 그러나 기쁨에 겨워..

  • 빨강머리
  • |
  • 2008-05-22
8

직장을 다니면서 퇴근후 아이랑 매일 책상에 앉기란 정말 힘든 일이다.

직접 겪고 있는 나로서는 매일 밤이면 기절의 수준으로 쓰러져 잠을 잘 지경이니..

그래도 포기할 수 없는 아이..

그 아이를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물론 토,일은 푸욱 쉬지만 ^^) 하루의 계획을 성실히 해내었다.

1년여전부터 시작한 엄마표 영어..

물론 그 전에도 이것저것 들쑥날쑥 집에서 놀이삼아 뭔가를 가르치긴 했지만 영어의 딜레마에서 헤어나질 못하다가 1년여전부터 드뎌 코뿔소마냥 돌진하기 시작했었다.

영어의 방황기~!!

그 얼마나 어렵고 힘든 날들이었던가.. ^^;;

알파벳도 모르던 어리버리 녀석을 앉혀다가 테입 틀어주고 책 읽히고 난리부르스..

깜깜하던 시절이었는데 그렇게 1년여를 지내고 보니..

그 어리버리 녀석이 드뎌 나에게 기쁨을 주기 시작했다.

전혀 진도가 나갈 것 같지 않던 책읽기와 듣기..

학원처럼 시험을 보는 것도 아니니 이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어 답답하기만 하고 늘 그 수준인 거 같아 이 짓을 내가 왜 하나.. 하는 생각을 수천번도 더 했지만..

그 녀석이 준 기쁨..

드뎌 영어가 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단어가 들리고.. 그 들리는 단어로 뭔 내용인지 대충 짐작을 하고..

그리고 무엇에 관한 이야긴지를 나에게 이야기를 해준다..

100% 맞는 이야긴 아니었지만 다시 글을 보며 듣고 나서는

"엄마~ 이제 확실히 알겠어~!! 이건 말야~~...."

기쁨에 겨워 perfect~!!를 외쳤다.  brilliant~!!를 외쳤다.

해석을 해주지 말라, 단어 하나하나 짚어가며 직역해주지 말라.. 는 말이 나에겐 큰 부담이고 길이 없는 막다른 곳같이 느껴졌었는데 어제 녀석의 "알겠어"라는 말에 난 드뎌 빛을 보기 시작한 것이다.

매일 한권, 매일 한장, 매일 한줄을 1년여 동안 해온 일이 너무나 값진 것임을 조심스레 깨달았다.

아직도 갈길이 멀고 이제 겨우 한발 디딘 것 뿐이지만 선배맘들의 엄마표가 그들만의 것이 아니었구나라는 걸 어렴풋이 안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다.

아침마다 스카이보는 아들에게 자막가리라는 잔소리.. 퇴근 후에 지친 몸으로 매일 같이 책상에 앉기..

이제는 스트레스가 아니라 나에겐 사탕처럼 달콤한 말이고 보물처럼 값진 일들이 되었다.

여태껏 잘 따라준 어리버리 녀석에게 고맙다.

여태껏 미뤄진 설겆이를 묵묵히 해준 남편에게도 고맙다.

갈길 먼 엄마표..

앞으로도 갈길이 멀지만 아들이 내게 허락해주는 날들까지는 아무리 힘들어도 거북이처럼 달팽이처럼 느리게 느리게 조금씩 걸어가야 겠다. 

 

기쁨에 겨워 잠시.. 직장에서 일은 안하고 적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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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둥이엄마
  • |
  • 2008-05-22 23:46
답댓글

저랑 비슷하네요

우리 아이들도 영어한지 딱 1년됐지요

현재 무자막 비디오는 장르 불문하고 몰입해서 봅니다

얼마전 나니아 연대기를 보러 갔는데 초1이라 처음엔 좀 무서워 하더니 나중엔 즐기며 보더군요 ^^

요즘 리더스북 3종류를 매일 집중듣기하고 있어요

가끔 그 문장들이  저절로 입으로 나오기도 하구요 (이럴때 엄마는 @.@)

아직 시작에 불과한지라 뭐라 말할 단계는 아니지만 몇달이 지나보면 부쩍 자란 아이들 모습에

엄마인 전 on,off를 넘나들면 책사냥에 나서지요^^

그게 바로 엄마표의 매력이 아닐까 싶어요

저도 그 기쁨을 나눌수 있어서 정말 기뻐요

축하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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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빨강머리
  • |
  • 2008-05-22 23:36
답댓글

앙..

늦게 들어와 보니 감사한 글 많이 달아주셨네요.. 감사 꾸벅~

오늘은 시어머님이 잔뜩 뭐 주신다길래 부산을 댕겨와서 암것도 하지 못하고 금방 마악 잠이 들었네요.. ^^

그래도 덕분에 완전 자연산 굴이랑 바지락이랑 속(아실랑가?ㅋ)이랑 등등.. 절대 아무나 맛볼 수 없는 남해산 건강덩어리들을 왕창 얻어 왔습니다.

그 동안 힘들었던 머슴아들에게 내일은 맛난 음식으로다가 뇌에게 좋은 것들을 많이 많이 먹여줘야 겠어요. ^^

 

steady님~ 엄청난 프로젝트를 맡을 만큼 멋진 일을 하신다니 그만두시면 너무 아까울 거 같아요.

조금이나마 희망이 된다고 해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네요.. ^^;;

직장맘 특별히 홧팅입니다~!!

엄마랑 놀자님, 내마음의비님, 라케시스님 넘 감사해요~

어제는 아들덕에 기쁨에 겨웁고 오늘은 많은 님들 덕에 기쁨에 젖어드네요.

내일은 바지락이랑 해물을 넣은 칼국수를 해먹을 생각에 또 기쁨에 빠져 봅니다. ^^

지방이라 초대할 수 없는 이 안타까운 마음.. ㅋㅋ

김해 사시는 분~ 저랑 자연산 바지락해물칼국수 드실라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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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teady
  • |
  • 2008-05-24 19:44
빨강 머리님 같은 글들이 많이 올라 왔음 좋겠어요.
동기 부여 팍팍 되도록 ^^
일과 육아 사이에서 고민하는 분들이 저희만 있진 않겠죠?
일은 해볼때 까지 해볼랍니다.
대신 부족하더라도 애 한테 혼자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겠죠.
바지락 칼국수 먹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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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케시스
  • |
  • 2008-05-22 20:00
답댓글

우와~ 정말 기쁨이 느껴지는 글이네요~ 더듬더듬 읽기 시작할때

정말 신기하고 너무 기쁘지요~~

한걸음 한걸음..엄마와 함께 하는 영어가 너무 즐겁고 감동을 주네요~

저도 화이팅 외쳐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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