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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개월+25]안데르센 동화와 원화전-〈전시〉

  • 봉황
  • |
  • 2003-04-18

1!@#$
[2003년 3월 15일 토요일]



안데르센 동화와 원화전
2003년 3월 14일~2003년 4월 6일까지
예술의전당 디자인미술관


집에서 예술의 전당까지는 한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인지라 하나만 보고 가기엔 귀찮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지난번 '로댕展'처럼 미루고 미뤘을지도 몰를 이번 전시회는 운좋게도 미리 예매해놓았던 공연과 전시일정이 겹쳐서 부담을 덜었다.

만 4세(5세)이상부터는 입장권을 구입하여야 한다는데..'으아..현지는 이제 갓 만 4세가 되었단 말이에요~자 고무줄 나이 준비~'
만 5세미만(6세) 입장 불가공연은 '얘가 작아보여서 그렇지 여섯살이에요~' 하고 거짓말도 잘도 하고, 장화에 손수건까지 접어넣어 키를 커보이게 하고 들어간 적도 있었는데..이랬던 엄마가~
"현지야..누가 너보고 몇살이냐고 물으면..잠깐동안 네살이라고 말해야 해?"
"왜?"
"응..여기 전시회는 나이가 많은 어린이들은 시끄럽게 뛰어다니고 돌아다닌다고 못들어가게 한대" "그래..그럼 난 네살"
이렇게 "아이는 네살인데요" 하고 들어가는 나도 속으론 왠지 민망하다.
'아 다음부턴..미리 몇살이라고 얘기안하고..알아서 판단하게 내버려 둬야지..적어도 거짓말은 안하고 들어가잖아'

입구부터 바닥에 붙여있던 방향을 표시하는 발바닥을 따라 그대로 밟고 들어가는거라며..물을 건너듯 콩콩 뛰어대고 발을 맞추며 내부로 들어갔다.
안데르센이 직접 그린 원화가 전시된다고 생각하고(너무나 무지하게도) 갔었는데..안데르센 원작을 세계의 작가들이 이야기를 다듬고, 그림을 그린 원화전이었던 것.
안데르센이 지은 동화를 여러나라에서 그 나라의 그림작가들에 의해 새롭게 상상되고 창작되어 다양한 표현기법으로 그려져 그림책으로 많이 나와있겠지만 우리가 시중에서 보아오던 원색적인 그림책의 수량에 비교한다면 거의 찾아보기도 힘든 작품들이 아닌가.

원화라는게..일반적인 그림책 사이즈보다 작은것도 있고..크다고 해봤자 아이들 사용하는 8절크기 정도여서 현지를 안고 다니며 체력소모를 감당해야만 했다.
같은 이야기라도 다른 스타일의 그림을 경험하며 아이에게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것은 아이만의 다른 상상력을 자극할 것이다.
나처럼 안데르센 동화라고는 대표작 몇개만 알고있는 사람에겐 그림과 간단한 설명과 맥이 부드럽게 이어지지 않는 전시작품들을 보다보면 이야기의 부재에 맞닥뜨리게 되자 나중에는 그림 밑에 나와있는 설명을 바로바로 읽어주지않고..그 전의 그림 이야기를 해준 후 다음은 무슨 내용일까..스스로 얘기해볼 수 있도록 유도하며 이야기를 끌어내니 아이가 생각하도록 도와줘서 좋고..나도 억지로 이야기를 꾸며내지 않아서 다행인 셈이었다.
은은하게 번지는 기법의 그림부터 펜와..흑백그림..부드러운 색연필로그려진 그림 등..'같은 이야기, 다른 그림'으로 자신의 취향도 살펴보기도 하며, 그렇지 못한 작품이라도 색다른 맛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동화구연이 이루어지는 곳에 가 완두콩 오형제와 벌거숭이 임금님 이야기를 아무런 무대장치나 소품같은 시각적인 자극은 없더라도 귀로 듣는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히 재미는 느낄 수 있어 아이도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앉아있는다.
안데르센의 작품들에 관한 내용이 상영되는 곳은 큰 전시장을 돌아보는데 지친 발이 머무는 작은 쉼터가 되었고, 안데르센 동화를 포함한 여러 그림책들이 바닥에 장판처럼 깔려있는 곳은 원화에 좀더 친숙하게 다가서기 위한 배려의 공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아기자기하거나 동화같은 전시장 분위기가 아쉽다.

"이건 고미타로가 그린 안데르센 이야기네~ 고미타로 아니? 미아가 된 아빠랑..악어도 깜짝, 치과의사도 깜짝이랑..spring is here도 고미타로거고..창문으로 넘어온 선물도 그렇고..다 기억나니?"
"응"
"그거 그렸던 사람이 이 것도 그린거래"

전시의 마지막 부분엔 우리나라 작가의 그림도 있다.
작가의 이름을 보지 않았더라도 그림스타일만 보고 바로 그들의 그림책이 떠오를 정도로 개성이 강했다.
"이 그림 보니까..현지 생각나는 그림책 없니? 이건 눈사람이 된 풍선 그린 사람이 그런거고..이건 황소와 도깨비 그린 사람이 그린거네? 그림 스타일이..그림책하고 비슷해..잘 보고 집에가서 확인해보자~"

아이는 규모가 큰 듯한 전시장을 돌아다니는 것이 지루한 모양이었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캐릭터라도 나오면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를 다 해달라고 하기도 해 오히려 내가 귀찮아지기 시작했다.
'아..이것도 안데르센 원작이구나..' '어, 난 이런거 모르는데..' '어머, 저 엄마는 이 동화도 아나봐..'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듯 이야기 전개를 하고 싶어도 내용을 모르는 동화까지 있어 어렸을 적 그림책을 접하지 못한 티를 내나보다..싶었다.

이번 전시회는 안데르센의 동화를 표현한 다양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 것과 안데르센이 얼마나 아이들을 사랑했던 작가였는지도 엿볼 수 있는 전시다.
나도 아이들을 위해, 아니 적어도 내 아이를 위한 동화 한편 남길 수 있을까?
아..예전에 '현지랑 닮은 현자이야기 '라는 창작동화가 있었지~

2002년 2월 27일에 아이의 단것 찾는 버릇을 잠재우기 위해 지어낸 창작동화..
(주인공 이름이 현자인 이유..현지와 아주 닮은 아이임을 강조한 것임)

"현지야~ 옛날에 현지랑 아주 비슷하게 생긴 현자라는 아이가 살고 있었대.
그런데 현자는 쵸코렛이랑..사탕이랑..과자랑..음료수랑 너무 많이 먹어서 어느날부턴가 점점점점 작아지더래..
그러더니 개미만큼 작아졌대.
현자 엄마가 "현자야~ 밥먹어라~"하면서 현자를 찾아 돌아다니다 현자가 너무 작아서 보이지 않으니까 모르고 현자를 발로 밟을 뻔 했대.
"엄마, 저 여기 있어요~"하고 소리를 쳐도 현자는 너무 작기때문에 엄마가 현자의 소리를 들을 수가 없었대.
그래서 현자는 얼른 냉장고를 열고 밥이랑 국이랑 김치랑 나물이랑 떡이랑 엄마가 끓여놓은 차를 마셨대.
그러니까 현자가 원래대로 점점점점 커지더래.
"아이구..우리 현자 여기있었구나.." 하고 엄마가 현자를 꼬옥 안아주면서 "사랑한다 현자야~~"그랬대.
그리고나서 현자는 개미만큼 작아지면 엄마도 못알아보고..개미들이랑 살아야 하니까 사탕이나 쵸쿄렛이나 과자..음료수를 안먹고 밥이랑 떡이랑 차랑 나물이랑 김치랑 정말정말 잘 먹고 쑥쑥 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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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관람 후에 아이를 그곳 어린이나라에 맡긴 후 오페라 하우스로 향하는데 그곳 광장에서 예술의전당 개관 10주년을 맞아 행사를 하고 있었다.
아, 미리 알았더라면 군것질 안하고 여기서 분수쇼와 더불어 공짜파티를 즐길 수 있었을텐데..
예술의 전당의 어린이나라는 현지에겐 '보성이어린이집'이다.
보성이 엄마랑 공연보러다닐 때 보성이와 같이 이곳에 현지를 맡기고 공연을 보곤 했는데..평소에도 "엄마, 나 보성이 어린이집 가고싶어~" 할 정도다.
11시가 다 되어서 아이를 데리고 나오니 그때까지도 분수와 음악은 계속되고 있었다.
아이는 졸립지도 않은지 색색의 레이져가 이루어내는 빛이 분수에 투영되면 색깔폭탄이 터진다며 소리지르며 같이 그곳에서 놀아 이미 낯익은 아이들과 손을 잡고 뛰어다닌다.
클래식과 어우러지는 야경이 아이들의 환호성과 함께 즐거움을 준다.
동심으로 안내하는 안데르센 원화전..오페라 한편..그리고 오페라에 나왔던 음악이 연주되었던 분수쇼까지..모든걸 현지와 같이 하진 못했지만 우린 서로에게 만족한 행복한 하루를 보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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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관람 그 후...
안데르센 동화들을 다 꺼내어 읽어주었다.
가기전에 읽어주고 갔으면 좋으련만, 이놈의 게으름병 때문에 결국은 다녀와서야 골라 읽어주게 된다.
찾아보니 의외로 안데르센 원작의 동화가 많이 있다.
'하늘을 나는 가방' '전나무' '나이팅게일' '인어공주' '성냥팔이 소녀' '벌거숭이 임금님' '닭과 소녀' '엄지공주' '양치기소녀와 굴뚝 청소부' '미운오리새끼' '완두콩 다섯형제'
전시중에 다리가 한쪽인 장난감병정과 발레공주가 있는 그림이 있길래 디즈니에서 나온 '환타지아 2000' 비디오에서 봤던 영상이 떠올라 현지에게 말해주니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어떤비디오였는지 자꾸 얘기를 해달란다.
집에 와서 잊지도 않고 "엄마, 아까 발레공주랑 병정 나오던 비디오 틀어준다며!" 하여 틀어주니 그제서야 눈여겨 보며 재미있단다.
영상이 없다하더라도 음악만으로도 훌륭한 비디오임엔 틀림없지만 아이가 그다지 잘 보려했던 것 같지 않았는데, 그 한편의 원화를 보고나서는 몇번이고 다시 보겠다며 스스로 비디오를 집어넣는다.
그림책도 대부분 내용이 길어서 한꺼번에 다 읽어주려면 '고생'을 감수해야 하지만 그렇게 한번 읽을때마다 붙여지는 스티커(몇번 읽었는지 표시해두는)가 위로를 해준다.

아..그리고 전시장에서 고미타로에 대해 얘기해준 것이 기억났는지..고미타로의 그림책만 골라서 꺼내온다.
이젠 자기도 그림스타일만 보면(물론 책을 읽어줄때 작가의 이름도 항상 같이 읽어주어서 그렇겠지만) 같은 사람이 그렸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안목이라도 생겼나보다.

똑같은 내용의 그림책 찾아서..서로 다른 그림스타일로 그려져 있는 것을 보고..이것은 어떤 느낌인지..저렇게 그려진 것은 어떤 느낌인지..비교해보는 놀이를 했다.
팥죽할멈과 호랑이 책만 두권..빨간모자 두권..벌거숭이 임금님(공룡을 의인화해 꾸민 이야기와 그냥 벌거숭이 임금님 이야기)은 대상이 사람에서 공룡으로 바뀌었을 때 느낌 또한 어떻게 달라지는지..또한, 그림책 중에서 부드럽게 그려진 그림책들 찾아보기..펜화로 그려진 그림 찾아보기도 그림을 보는 눈을 길러주는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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