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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개월+8]인사아트센터 "봄을 부르는 전시"-〈전시〉

  • 봉황
  • |
  • 2003-05-14

1!@#$
[2003년 3월 26일 수요일]

엊그제 다니러 왔을때 하얀 대리석 사과나무가 있던 자리가 그새 비워져 버렸다.
지하1층으로 먼저 내려가니 정말 봄맞이 대청소를 끝낸 후 산뜻하게 단장한 아이들 가구가 전시되어 있다.



?_blank'가구와 그림이 있는 어린이방' 展
2003년 3월 26일~2003년 4월 13일까지
인사아트센터 제1전시장


그림과 가구가 함께 하긴 했지만 그림보다는 '가구'의 귀족바람에 잠시 기가 죽었다.
아..유년시절을 이렇게 꿈같은 곳에서 보낼 수 있었다면~ 하는 풍요로운 꿈..
현지같이 어린 아이들도 이렇게 꾸며놓은 방을 보고 부러움과 아쉬운 느낌을 갖는 것은 아닐까..
아이는 인형의 집에 온 듯, "엄마, 나 공주같지~" 하며 신발과 점퍼를 벗고 살금살금 올라가 핑크빛 침대에 누워본다.
"아! 너무 좋아~"

인디언 천막에 같이 들어가..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그려보기도 하고, 목마를 타며 "목마먀~ 목마먀~ 씽씽달려라~" 노래를 부른다.
가구와 어우러지는 그림작품엔 전혀 상관없이 그저 누워보고, 들어가보고, 눌러보고, 만져보는..인형의 집 또는 장난감 왕국에 온 듯 놀기만 한다.

'프린스 앤 프린세스'에서 이미 접했던 작가 권기수의 검정밤송이머리 아이와, 이곳 전시장에서 예전에 이미 전시되었던 사석원의 강아지그림들..그리고 이미 '목수일기'라는 책을 통해 알고 있던 목수김씨의 나무의 고요하고 안정된 가구와 어울린 닥지를 이용한 이종한의 벽면장식은 아이들 방에 설치했다가는 남아나지 않았을 테지만..은은한 정서가 베어나와 내 맘에 쏙 들었다.
화려하고, 놀거리가 많은 방을 아이들은 더 좋아하겠지만..이런 방에서라면..마음이 절로 따듯하게 자라지 않을까..
허나 죄다 한번쯤 갖고 싶은 방이다.

"현지에게도 특별한 방이 있지..그림작품들은 아니더라도, 고급스런 가구가 아니더라도..추억이 담긴 갖가지 전시, 공연 포스터들이 빼곡하게 붙여진 벽면들..사람마다 자기에게 맞는 특별한 공간이 있다는게 행복한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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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피, 야노쉬 원화전
2003년 3월 26일~2003년 4월 1일까지
인사아트센터 4층 갤러리


야노쉬의 친구들 보러가기

4층의 야노쉬, 미피 원화전시회에 올라갔다.
야노쉬 작가는 처음 들어보긴 하지만..리틀타이거와 타이거 덕의 우정이 재미있을 것 같은 따뜻한 수채화의 이야기다.
?_blank"펜으로 그린 다음에 색을 칠한거야..수채물감으로.."

딕 부르너의 미피원화는 2년전..예술의전당에서 했던 전시와 같은 것으로 생각된다.
작품제작과정이나..작품들이 대부분 낯이 익다.

"여기 큰 그림으로 자세히 보면..검은색 선은 점으로 찍어서..그 점들은 연결시켜서 그린거야..그런 다음에 색을 칠한거지."
"색먼저 다 칠한 다음에 선 그으면 안돼?"
"그럼 어떤 그림을 그리는지 잘 알수가 없잖아..형태를 먼저 그려야 어느 곳에 어떤 색을 칠할지 알지.."

커다란 캐릭터 인형 앞에서 사진 촬영도 가능했는데..오늘따라 무거운 카메라 가방을 팽개치고 왔더니만..
그래서 지나가는 디지털 카메라는 갖고있는 여자분께 두컷을 부탁하고는 메일 주소를 남겨주었다.


〈메일로 받은 현지 사진-미피, 보리스와 함께~〉

그곳에 앉아 그림책을 읽는데..현지가 똑같은 그림을 발견하고는 원화와 비교하러 간다.
원화로 볼 때 지글지글한 선이 뚜렷한 반면 그림책으로는 작아서 잘 보이진 않지만 매끈한 선은 아니라며 엄마의 설명을 자기화시켰다.
서너번 원화와 똑같은 그림을 그림책에서 찾아보려하니 이책, 저책 다 들춰보느라 부산하기만 하다. 어쨋든 그림책에 나오는 그림의 실제작품을 보며 그렇게 인쇄되고 축소되면서..어떻게 달라지는지 스스로 조금의 변화를 찾아본다는 것도 그림책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게되는 중요한 과정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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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으로 내려오니 기다란 천과 은박종이가 내려쳐진 곳이 보인다.
새벽이 밝아오는 숲속에 들어온 듯 하다..금붕어가 사는 작은 연못을 발견했다.
물론 영상으로 만들어 놓았지만..그곳에서 숲속의 숨바꼭질이라도 하듯 아이와 돌아다녔다.
그리고 2층으로 내려가 이어지는 김경아의 섬유전을 둘러보았다.
비닐과 끈, 한지를 재료로 한 갖가지 실이 이루어낸 카오스가 가느다란 실의 씨줄과 날줄의 조화로 현실화되었다.

"이런 섬유(종이노끈으로 만든)로 만든 옷은 어떤 사람이 입을 것 같아?"
"응..옛날 사람.."
"아..원시인? 여기 여러가지 색으로 나뉘어져 있네"
"엄마 색이 잘 안보여서 언짢아?"
"왜 언짢아? 아니..멀리서 보면 핑크색..주황색..푸른색..세가지 색이지만..
가까이에서 보면..핑크색 안에도 여러가지 비슷한 색이 모여있어..그거 보려고 하는거야. 신기하지?"

"이 작품은 카오스래..카오스라는 것은..어지럽고 혼란스러운 걸 말하거든?
이 섬유는 여러가지 복잡한 색으로 질서없이 이리저리 엉킨것 같지?"
"엄마..이것도 카오스지..막 엉켜있잖아"
"그래..여기있는거 대부분 다 카오스네.."
처음엔 섬유의 패턴도 읽을 수 있고..차분했는데..지날수록 실험적인 작품성향이 커진다.

"엄마..저거 가볼까?"
오픈을 위해 준비한 음식들에 군침이 도는 모양이다.
"저건 오늘 전시 오픈했어요~ 하고 사람들 초대해서 축하해주는건데..지금 안하려나봐..나중에 사람들 다 가고 하려나본데?"
그렇게 차려놓고 있으니 신경이 쓰이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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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전시회가 입장료를 받지 않아 부담 없이 건물을 누빌 수 있었다.
주말에 길게 늘어섰던 호떡줄이 오늘은 단 두명뿐이어서..우리도 저거 한번 먹어보자..며 두개를 샀다.
호떡이야..그렇게 맛있는 군것질 거리가 아니어서 그런지..이걸 그리들 줄서서 먹으려고 했었나..했지만 아이는 의외로 다른 호떡에 비해 끝까지 맛있다며 다 먹어버린다.

"엄마..물감으로 종이에 스며들게 하는거 해야지"
"펜으로 그린 다음에 물감으로 색칠하는거 하자"

부지런한 엄마가 되어야겠다.
아이가 원하는 걸~ 미루지않고 해주려면.
아..하고싶다는 걸 다 해주기에는..나는 너무 게으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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