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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이유는 뭘까?

  • 부족맘
  • |
  • 2008-06-17
8

제가 쑥쑥에 처음 들어와 기웃거린 게 올해 1월부터입니다. 

아이가 초등학교를 들어가게 되고, 여러가지 심란하기도 하고, 뭔가 큰 밑그림을 가지고 학교를 보내야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이곳에 회원가입도 하고 글도 읽게 되었습니다.  저도 책을 읽어주는 건 집에서 곧잘 해오던 것이고, 목숨 걸고까진 아니더라도, 그저 책읽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 노력은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사실 제가 부끄럽게도 초, 중고등때 책 참 안읽는 아이였어요. 초등때 저희 어머니는 동화책 읽는 걸 별로 안좋아하셨는지 집에 동화책말고, 백과사전이나 엄청 두꺼운 천편일률의 전기문이 책장을 차지하고 그 책들을 계속 읽기를 강요하셨죠... 그래도 제가 책읽는데 관심이 많았다면 어떻게든 다른 책들을 찾아서 읽었을텐데, 그닥 관심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읽고 문제풀고 하는 학교 공부는 따라가기 힘들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대학만 들어가면 정말 도서관서 소설책만 빌려볼려했는데, 그것도 사람들 만나고 노는 재미에 잘 안되었구요...

 

  일년여전 <민들레 영토>라는 책을 봤는데 그 사장님이 전도사님 하시다가 이혼경력때문에 여러가지 제약이있어서 목회일을 그만두고 무작정 3년동안 도서관서 책만 읽으셨다더군요. 결국 성공스토리의 가장 큰 원동력은 책이었다는 는 거죠.

 

 책을 읽는 이유라는게 삶이 답답할때 위안도 주고, 때론 나아갈 방향도 보여주고, 그곳으로 걸어갈 힘도 주는 것이라는 생각을 여러모로 했답니다. 그러면서 우리 아이도 나중에  삶이 잘 안풀릴때 뭔가 해결해야할 문제가 생겼을때 책 속에서 그 실마리를 찾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그런 의미에서 독서를 멀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봤습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그 책읽기라는데 회의가 들기도 합니다. 아이의 인생전반을 윤택하게 해주려고 읽는 것인지 책을 읽기위한 책읽기인지 헷갈리기도 합니다. 단지 배경지식을 만들어주고, 다방면의 관심을 잃지 않게하고 앞으로 다가올 학습에 기반을 만들어주기 위한 독서로 몰고가는 것이 아닌가하는 자책에 자꾸 가슴 한켠이 답답합니다.

 

 제가 책을 그나마 읽게 된게 언제였던가 생각해보면, 직장생활하면서 결혼하면서부터 였던거 같습니다. 그럼 그 전에 왜 책 읽기에 관심이 없었을까 생각해보니..... 청소년기에 꿈도 많지만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해야할 일도 많았고, 청년시절에는 만나고 싶은 사람도 많고, 즐길일도 많았고, 웃을일도 많아서 그다지 책에 관심을 갖을 필요성을 못느꼈던 것이죠. 대학생이 책을 일년에 몇권밖에 안읽는다는 것은 생각해보면 당연한 이야기 인지도 모르죠. 그렇게 혈기 왕성한 시기에 가만히 앉아서 책장만 넘기기를 요구하는 것이 우스운 일일지도 모르죠. 제가 그랬던 것 처럼, 친구도 사귀고 하고싶은 일들도 해보고, 객기도 부려보느라 책을 조금 멀리하겠죠. 그러다 어느 날 나이를 먹고, 인생에 그리 즐거운 유혹들이 서서히 사라지면 자연스레 책 읽기가 다시 시작되리라 생각도 해봅니다.

 

저는 반성을 해봅니다. 아이가 힘들때 책에 기대기를 바라는 엄마인가?  공부를 잘하게 하기위한 수단으로 독서를  습관화시키려는 엄마인가? 

 

가끔 이곳의 고수님들이 아마존에서 긁어온 책을 소개해주셨을때 멋도모르고 링크된 사이트에 들어가서 얼마나 허거덕했는지.... 저는 돈이 있더라도 그곳서 책주문하는 방법을 몰라서 못하겠더군요..... 그 빽빽한 글들을 보는 순간 놀라서 빠져 나가기 바빴던 모습을 기억합니다.

적어도 내 아이는 아마존에서 저처럼 줄행랑 치지 않게하고 싶다는 욕심을 가졌었습니다. 그런데, 그것도 욕심이겠죠. 말은 그렇게 해도 아마 제 맘속 다른 곳에선 '학교에서 영어성취 때문이지...'라는 또다른 외침이 들려옵니다.

 

 이곳에 며칠 열심히 들락거리며 글들을 읽노라면 정말 답답해져 옵니다. 제 마음속 원론자체부터 흔들리기 일쑤입니다. 마음을 다잡으러 왔다가 불끈하고 무언가 올라오기도 합니다. 그 올라오는 것이 때로는 질투인지, 화가 나는 것인지도 제대로 모르겠습니다.  

 

왜 자꾸 머리가 복잡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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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울
  • |
  • 2008-06-18 01:42
답댓글

부족맘님  쑥쑥에 온지 1년이 넘었는데  여러글을 읽고서는    울아이가 책을 너무 않읽었구나 많이 초초해지더라구요  다른분들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마음이 급해지더군요   울아이도 놀고 싶은게 ... 하고싶은게 넘많아서 책읽을 시간이 없는아이입니다

    저는 울아이가 살아갈때 인생의 길을 책이 아니라 경험에서 얻기를바랍니다   책붙잡고 있는대신 나가서 친구랑놀라고 했구요 책한두권 읽을시간에 늘..새로운거 지가 하고 싶은거에 도전하게 했어요    저도 어릴떄 책무척좋아 했지만  지금내가 살아가는데는 책보단 실제적인 경험이 나 사회성이나 위기관리능력이나 이런것이더 도움이 많이 됩니다

 정말 좋아서 읽는거 .....책은  책읽는 즐거움 그이상도 그이하도 아니라고 혼자 생각해보는데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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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삐삐
  • |
  • 2008-06-17 23:32
답댓글

 부족맘님글은 정말 많은 식견을 가진 분이 쓴 글처럼 느껴지는데요

글쓰는 솜씨도 있으신 것 같구요..사실 부족맘같은 회의를 느끼지

않은 대한민국의 엄마는 거의 없다고 봅니다.독서의 중요성은 우리 모두

아주 잘알고 있지요..그것도 우리 아이들이 왜 꼭 해야하는지..

나중에 아이들이 성인이 되서 그때를 기억해보면 아무것도 아니었던 일 들에

대해 사실 우리는 지금 목숨을 걸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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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들국화
  • |
  • 2008-06-17 19:45
답댓글

부족맘님 글,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마 지금 독서와 영어, 많은 정보의 홍수속에서 조금 지치셨나 봅니다.

아마 그건 님께서 그동안 열정적이었다는 반증이기도 하지 않을까요?

누구나 초기에 다 그런 과정을 겪는 것 같아요.

과도한 정보속에서 미처 자기 것으로 다 소화시키지 못하면 탈이 나게 마련이지요.

숨이 탁 막히기도 하고, 왠지 늦은 것 같아 조바심도 나고...

그러면서도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인가?

이게 정녕 우리 아이를 행복하게 해 주는 길이란 말인가??

결국 아이가 웃지 않고, 행복하지 않다면 아무 소용 없는 일이니까요.

 

부모가 현명해서 실패하지 않고 아이를 기를 수 있다면 좋겠지만,

때론 실패를 통해 아이도 부모도 성장하는 것이고 그 과정을 겪으면서 새로운 대안이 나오기도 하겠죠.

지금 부족맘님께서 그런 과정에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드네요.

 

저도 가끔 님과 같은 생각을 해 보곤 해요.

독서....그렇지만 저는 성적과 연관해서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그건 음악시험을 위해 악기를 가르치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예요.

악기의 즐거움을 배우고 느끼다 보니 저절로 악보도 보게 되고 이론도 알게 되는거고 그래서 수행평가도

잘 치르게 되는 것이지, 뭔가 결과를 얻기 위해 악기를 가르치는 것은 아니잖아요.

 

독서를 통해 배경지식도 쌓고 간접 경험도 하고,

나와 다른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과도 조우하면서,

삶이 더 윤택해지고 세상 보는 눈이 깨어 있으면 좋겠지만,

레이지님 말씀 마따나 '인식의 힘은 문자만으로는 절대 불가한 것'이라는데에 절대 공감합니다.

그건 여행이나 경험을 통해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것이며,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배려 없이는 '죽은 아이 귀 만지기'같은 것 아닐까요?

더욱이 요새같은 시국에 드는 생각이,

공정하고 따뜻한 시선이 없이는 외국 좋은 대학에서 박사학위 받아와서 뭐 하냐~이런 생각입니다.

올바로 듣지 못하고,

올바로 바라 보지 못하면서 두꺼운 서류 백날 파야 무슨 소용인가~~이런 생각이 드네요.

결국은 따뜻한 인간으로 키우는 독서가 되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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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opy
  • |
  • 2008-06-17 22:10
참 좋은 말씀들 잘 담아 갑니다. 부족맘님(이름이 안 어울려요.^.^)글 덕분에 저도 오늘 많은 생각을 하며 지냈는데 제 나름 많은 환기가 되더군요.
"냉철한 머리, 따뜻한 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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