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내외는 반평생을 미국에 살고 있습니다. 어언 20년이 넘었지요.
형부는 일 때문에 한 3,4년 전엔 가아끔 한국행을 하시긴 했지만,
언니는 10년에 한 번 꼴?로 한국에 나오는 것 같습니다.
암튼 너무도 반가운 방문이고, 친정 엄마, 아빠께서 모두 미국에 가 계신 시기라,
천상 약 열흘간 저희 집에 머물게 되었습니다.
기훈이는 언니 내외와 만난 경험이 그래도 몇 번 있었지만, 기혁이라는 애는 세상에 나와서 친 이모 부부를 처음 대면합니다.
공항에서 만나자 마자, 배꼽인사를 시키니깐 넙쭉하고는 “새로 배운 인사”라고 자신의 인사에 대한 설명을 합니다.^^;
기훈이는 18개월~24개월 무렵 미국 방문 때 만났던 이모와 이모부에 대한 기억은 없지만, 차고(garage)의 문이 자동으로 열리고 닫혔던 것과 사촌형한테 있었던 K'NEX 장난감에 대한 기억은 생생합니다.
늘 품앗이 모임서 이모들이 워낙 많은지라, 그냥 많은 이모 중에 한 분인 줄 착각?했던 기훈이는 한참 만에야 제가 “언니,언니”하는 말에 고개를 돌리면서, “누가 언니야?” 그러고는 둘을 번갈아 보더니, “아! 닮았다!” 그럽니다. @@
오는 길에 차 안에서 워낙 아이들을 잘 다루시는 형부는 뒷자리에 앉아 아이들과 금새, 돈독한 사이가 되어 버렸습니다. 늘 엄격하고 잔소리 많은 지들 아빠한테 보다도 더 껌처럼 달라붙어서 떨어질 줄 모르는 아이들,,ㅠㅠ
어쩌다가 기훈이와 간단한 영어가 오가게 되었습니다.
영종대교를 건너면서 “다리가 영어로 뭐냐?”는 형부의 질문에 저 조차도 기대하지 않은 대답이, 몇초 후(항시 신중을 기하는 시간을 요합니다.)나옵니다. "브리쥐“(별 것도 아닌데 저, 으쓱!) ”그럼, 우리가 이층 다리를 건너고 있는데, 여기 이층 다리는 뭐라고 하는지 알아?“
기훈 왈 : ”투 브리지? ㅎㅎ 몰라요.“ (간만에 자존심 꺾입니다.)
형부 왈 : “어펄 댁! 그리고 아래는 로월 댁!”
지니 왈 : “기훈이 알 것 같은데,, 브러쉬 유얼 티쓰, 업펄 티쓰, 로월 티쓰~~”
기훈 왈 : “응, 어펄 댁(Upper Deck), 로월 댁, 할머니 댁, 하하하”
기혁 왈 : “어, 외할머니 댁. 우하하하”
모두 왈 : “그러네! 맞아, 맞아! 우하하하”
그리고 기훈이는 그간의 쉬운 문제에 답을 잘 하다가 처음 난관?에 부딪쳐 좌절을 맞 본 후 기가 살짝 죽었는데, 철없는 막무가내 기혁인 이제 더 신이 나서,
기혁 왈 : “고양이는 영어로, 캣, 00는 영어로00..."(갖은 영어실력 다 드러냅니다.)
반대로 기훈이는 이제, 자신이 시험 당한다는 느낌이 들었는지,
“미국 사니깐, 다 알잖아요! 왜 물어 보세요?”그러면서 잠시 대답을 거부합니다.
형부 왈 : 아냐, 우린 한국사람들만 맨날 만나서 영어 몰라~, 기훈이가 가르쳐 줘야지.“
단순한 기훈이는 다시 책임감을 느끼면서 장전하는 분위기..
-아이들에게 외국어 교육을 시킬 때, 느을 완급을 조절해야하고, 연기를 잘 수행해야하고, 인내를 가져야 하고, 정말 용기와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하고,, 짧은 대화 가운데에서도 너무나 극명한 원칙을 다시 새겨 볼 기회였습니다.^^:-
애들 답이 분분한 “퍼피와 독”에 대해 형부가 물었습니다.
“What's different between dog and cat?"그랬더니, 기훈이는 정확하게 대답해 주었습니다.
오늘 아침 기훈이 등교 후 우리가족과 언니 네는 차가 안 다니는 뒷길을 산책했습니다.
진달래, 개나리 목련, 그리고 산 밑에 작은 텃밭의 상추며, 파들,, 상쾌했습니다.
산책로에 있는 기훈이 학교에도 가 보고, 도서관도 잠시 구경하고, 교실도 슬쩍 들여다보고, 귀가했습니다.
언니 내외는 점심, 저녁 약속이 각각 있어서, 외출하고 저는 스토리텔링 타임을 위해 도서관으로 향했습니다. 오늘은 아침 산책길에서 밭가는 아저씨한테서 본 농기구가 등장하는 이야기였지요.~ 이 이야긴 다음 기회를 봐서 해 보겠습니다.^^;
스토리타임 이후에 늘 앞자리에 앉아서 ‘저 아줌마, 재롱 재밌네!’하는 표정으로 저를 지켜 봐주는 영어모범생 모녀한테서 한 수 배웠거든요.
그 얘기에도 좀 더 비중을 두어 다음 기회에 얘기해요..
그럼~ 인내와 믿음과 격려가 준비된 유쾌한 영어환경! 쭈욱 만들어 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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