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어디선가 들었던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 처음으로 미국에 출장을 온 사람이 만원 버스를 타게 되었는데 자기가 내릴 정거장이 되자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나올 준비를 했다. ‘저기요, 잠시만요. 잠깐만 비켜주실래요?’ 그 사람의 머리 속에 맴도는 이 말들을 영어로 해야하는데 난감했다. 뭐라고 말하지? 직역하면 어떨까? ‘Hello?? Wait a minute?? Can you?????’ 라고 해야 하는것 같기도 하고 머리 속이 복잡해 지기 시작했다. 빨리 내려야 하는데 머리 속에 맴도는 말을 영어로 말하지 못해 결국 내려야 할 정거장을 지나치고 말았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다.
‘저기요, 잠시만요, 잠깐만 비켜주실래요?’ 이 말은 사실 ‘Excuse me~’ 하나로 간단히 해결되는 상황 이었을 것이다. 우리 식으로 말하려고 하니 문장은 길어지고 표현은 외계어가 되고 만다.
얼마 전에는 한국에서 손님이 오셨다. 미국에 처음 오셨으니 미국식당에 한번 가보자며 외식을 하러 나갔다. 그런데 이게 왠일. 가는 곳마다 식당에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최소한 30분 이상씩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주말도 아닌데 왜 이렇게 사람이 많을까 아리송해 하며 식당을 다섯군데도 더 가봤지만 가는 곳마다 상황은 마찬가지. 결국 마지막 식당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아마도 처음 간 식당에서 기다렸다면 지금쯤 저녁을 다 먹고도 남을 시간이었다.
그런데 식당을 계속 다니며 똑같이 겪는 상황 한가지가 있다. 우리나라처럼 아무데나 가서 앉으면 편하련만 입구에서 기다리면 웨이터가 와서 안내를 해주는 곳에 가서 앉아야 하는것이 미국식당. 문을열고 들어가면 마주치는 직원에게 뭐라고 말해야 할까? 아니, 꼭 무슨 말을 해야만 하는걸까? ‘저녁 먹고 싶은데요.’, ‘자리좀 안내해 주시겠습니까?’, ‘얼마나 기다려야 하나요?’ 우리는 식당에 들어갈때 이런 문장을 머리속에 준비해 가야 한다. 왜? 영어를 못하니까..^^
직원과 얼굴이 마주칠 때까지 영작을 하기 시작한다. How long do we need to wait???? Can you guide us???? 문장은 갈수록 어설퍼 지고….
말하기도 귀찮고 해서 큰 아이한테 얘기하라고 한번 시켜봤다. 그런데 식당에 들어가고 혀 꼬부라진 발음으로 우리 아이가 내뱉은 한 마디,
‘Seven’
아니 이건 또 무슨 경우? 앞뒤 다 빼고 그냥 숫자만 얘기해도 되는 거였어? 그냥 ‘7명이요~~’그러고 만 것이다.
쓸데없는 말은 안하는게 좋다는 진리를 깨달은 날이다.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은 말을 짧게 한다는데. 사실 영어에서도 굳이 길게 말하지 않아도 될 때가 많다. 의문문을 말할때도 굳이 의문사, 조동사 붙여가며 길게 말할 필요 없이 평서문으로 말하고 끝에만 의문문 처럼 올려주면 그게 다 의문문으로 통하게 된다. ‘연필 있어요?’라고 말할 때도 꼭 ‘Do you have a pencil? 이라고 정식문장으로 말하지 않고 You have a pencil? 이라고 해도 의사소통 하는데 아무 문제 없다는 것이다.
영어와 친해지기 두 번째 미션, 가능한 구어체로 짧게 말할 것.
우리가 영어로 말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이유중의 하나가 너무 고급문장을 얘기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이다. 쉬운 문장으로 얘기해야 하는데 꼭 어디 책에 나오는 문장으로만 말하려고 하니 머리 속에서 준비하는 동안 대화는 끝나버릴 때 가 많고 지나고 나서야 아! 하고 무릎을 치게 된다. 우리 나라 말도 너무 문어체로 주절주절 말하다 보면 주위 사람들의 썰렁한 시선을 느낄 때가 있듯이 영어에서도 문어체 보다는 구어체로 가능한 짧게, 간단하게 하는 연습이 필요한 것 같다.
영어책에서 많이 보던
‘How are you?’
‘I’m fine. And you?’
라는 대화는 평상시에는 별로 듣기 어려운 문장들이다.
이보다는
‘How are you?’
‘Good, how are YOU?’
라는 표현이 실생활에서는 많이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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