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에 발을 들여놓고 아주 게시판은 물론 웹칼럼 부터 시작해 종횡무진 요사이 무쟈게 바쁜 맘입니다.
많은 현명하신 쑥맘님들 덕분에 제 스스로를 무척 많이 돌아보고 있는 요즘이기도 하구요..
그런 의미에서 제 얘기도 털어놓습니다.
제겐 두 아들이 있는데요,
나름 시키면 시키는대로 본전 생각은 안나게 뭐든 잘 해주는 큰 아이가 있구요,
연연생 이라고 차별 안하고 똑같이 뭐든 시키면 시키는대로 본전 생각 꼬~옥 나게 하는 둘째가 있습니다.
그 둘째 얘깁니다.
작은아이 학교 입학과 함께 영어학원엘 보냈습니다.
영유는 또래에 비해 말이 많이 늦어 보내지 않았습니다.
나름 동네서 가깝고 시설과 인원면에서 메릿이 있는 학원을 골라 등록을 했지요.
큰 애때 생각해서 파닉스 라도 집에서 좀 가르쳐 보려했으나 테입듣기 완전 싫어하고 이해도 늦고 하여 큰 기대없이 학원엘 보냈습니다. 그저 파닉스 정도는 떼겠지.. 히면서 말이죠..
대략 9개월 가량이 흐르고 - 그간 영어단어 숙제랑 테입듣기 정도를 봐주었구요.
뭐 학원서 배운 책은 그런대로 읽고 단어도 곧잘 외워가길래 별 신경 안썼습니다.
근데 나중에 학원책 외 다른책을 읽혀보니 글쎄 쉬운 단어도 전혀 못 읽는겁니다.
알고보니 학원서 배운 책은 그냥 외워 읽는거 였구,
단어도 그날 외우고 다음날 까먹는 식의 허술한 기초공사 였던게죠..
누굴 탓할 것도 없이 제 무관심한 불찰이라 여기며 가슴을 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그 학원비로 쑥맘님들 처럼 영어책을 듣고 읽게 했더라면.. 하나마나한 생각을 하곤 합니다.
어쨌거나, 마음을 가다듬고 일단 학원을 미련없이 끊은후 파닉스 교재와 아주아주 쉬운 스토리북으로 집에서 저와 함께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한 두달전쯤 일인거 같네요.
여느때와 같이 아이와 밥상만한 책상에 앉아 영어를 시키면서
" 자, 이거 읽어봐.. 아까 엄마랑 읽었잖아.. "
".................(자다 봉창소리) "
" 뭐? 그거 아니잖아.. 이런 바보~ 조금전에 읽은건데 것두 몰라!! 으이구.." (가슴 쾅쾅 치며)
" 너 바보지!! 그치? 맞지? 너 바보 맞지?? " (애 머리 콩콩 쥐어 박으며)
딴 때 같으면 "아니요.. 저 바보 아니에요.." 하고 변명이라도 했을 아이가..
그날따라 그냥도 찌끄만 눈으로 절 바라보더니 금새 닭알 만한 눈물을 뚝뚝.. 흘리며
" 네.. 저 바보예요.." 그러는겁니다..
덜컥 하는 마음에
" 뭐? 니가 왜 바보야? " (이런 앞뒤 안맞는 엄마 같으니라구..) 했더니
" 아니요.. 전 바보예요.. 훌쩍~ 영어도 못하고, 수학도 못하고.. 전 바보예요."
하며 엉엉 목놓아 우는겁니다.
허걱!! 순간 정신이 번쩍 나더군요.
대체 내가 애 앞에서 무슨 짓을 하고 있나?
그날밤 아이들 재우고 많은 생각이 뒤엉킨 가운데 많은 반성을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후로 버럭증이 없어진건 아니지만 작은 아이에게 바보란 얘긴 삼가하구 있구요.
칭찬도 많이 해줘서 그런지 방학동안 부쩍 자란 느낌입니다.
연산 못한다고 구박구박을 했었는데 방학동안 구구단도 제법 외우네요.
저 역시 이러저러한 계기로 여름방학을 맞아 이렇게 쑥쑥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구요. ^^::
제 변변치 못한 얘기를 풀어놓는 이유는 두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 마다 다 제 각기 그릇이 있는건데
그걸 인정하지 못했던 뒤늦은 제 자책 때문입니다.
걱정 없이 모든걸 잘 소화하고 이해하는 아이들을 가진 맘들도 계시겠지만..(제가 무척 부러워라 하는 엄친아)
아마 저와 똑같은 고민을 하시는 맘들도 여기저기 계시리라 생각하면서요..
장군의 아들에 나왔던 배우 박상민은 동네서 제법 이름난 병원장집 막내 아들이었다죠.
근데 동네서는 그 집에 막내 아들이 다 크도록 있는줄도 몰랐다네요.
똑똑하고 잘난 두 아들과는 다르게 말썽꾸러기에 공부 못하는 막내는 쉬쉬 했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의사가 된 두 형들보다 더 유명해 졌으니 사람일은 모를 일이죠.
그래서 제 작은 아이도 믿고 오래도록 기다리기로 했답니다.
아직 저학년이니 숨겨진 달란트와 가능성이 꼭 있을거라 믿으면서 말이죠.
참고로 울 막내 잘하는거중 1등은 밥 잘먹기 입니다.
혹여 형 보다 밥이 작다 싶으면 어느새 돌려놓는 민첩함도 있구요. (늘 밥 먹 듯이 공부 좀 해라가 제 노래죠)
아이를 가졌을때 손가락 발가락 열개에 건간한 아이였으면 좋겠습니다..
하는 바램이 완벽히 이루어졌음에도 저 참 못난 엄마 맞습니다. ㅠㅠ
절기에 탄성을 아니 지를 수 없습니다.
말복 지나니 이리 높고 시원한 바람이 부는걸 보면 말이죠.
개학도 얼마 안남았네요. 밀린 숙제며 아쉬운 마음에 오늘도 저만 조바심낸 하루였습니다.
혹여 남은 기 있으시면 제게도 좀 팍팍!! 넣어주세요..
힘내서 새 나라 새 일꾼 한 번 맹글어 볼랍니다. ㅎㅎ
너무나 많은 분들께 요즘 많은걸 배우고 얻어갑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모두들 건강 조심하시구요.. 화이링~~ 입니다..
별 도움도 안되는 글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도 감사를..
저희 작은 아이처럼 언어감이 늦고 이해가 늦는 아이에게 맞는 재미난 책 있으면 소개도
함께 부탁 드려도 될까요?( 이제 초2구 쉬운 문장 보면 조금 입을 떼는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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