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와 친해지는 방법으로 제일 쉽게 실천할수 있는것이 '이름 기억하기'가 아닌가 싶다. 우리나라는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 누구누구 엄마라는 호칭이 익숙해지기도 하지만 미국 사람들은 아이엄마는 물론이고 모든 사람들의 이름을 부르는것이 생활화가 되어있다. 그래서 사람을 만나면 꼭 서로 이름을 부르는데 이름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는 도대체 저 사람의 이름이 Mary 였는지 Meredith 였는지 'M'으로 시작한것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뒤에 까지 기억한다는것이 그리 쉬운일은 아니다.
예전에 작은 아이반에서 자원봉사를 할때 한반에는 24명정도의 아이들이 있었는데, 처음에는 아이들의 이름을 몰라서 이름을 부르지도 못하고 정말 혼자서 끙끙 앓았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미국 엄마들은 아이들의 이름을 죄다 알고 있는 것이다. 처음엔 같은 동네에 사는 아이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반 전체아이가 그럴리는 없고 어떻게 그렇게 이름을 잘 외우는지 부럽기만 했다.
내가 이름을 부르지 못하고 아이들을 보면 그냥 이름빼고 누구에게나 'Hi~'만 하고, 심지어는 이름을 바꿔 부르기까지 하니 선생님도 나한테 '아직 처음이라 아이들의 이름을 외우지 못하겠죠?'라며 날 위로하기도 했다..
그래도 자주보면 정이 드는건지 일주일에 한번씩 가서 자원봉사를 한 수확은 이제 아이들의 이름을 전부 외웠다는것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이름을 다 외울무렵 학기가 끝났다는 것이다. 큰 아이반에 있는 아이들은 한 학년이 끝날 즈음에서도 전부다 이름을 외우지 못했다. 거의다 외웠는데 두세명은 자꾸 헷갈린다. 아이친구의 이름을 잘 외워야 아이하고도 대화가 즐겁게 이어진다. 오늘 그애가 어땠고 저애가 어땠고 서로 수다떨면 어느새 아이도 자기도 모르게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재밌게 얘기하기도 한다.
아이들의 이름을 외우는 방법으로는 점심때 가서 자원봉사(Lunch volunteer)를 하는게 제일 좋은 방법이다. 학교마다 다른데 어떤 곳은 아이들의 점심을 도와주는곳이 있지만 우리 큰아이의 경우에는 그냥 가서 자기 아이랑 같이 밥 먹고 오면 된다. 그러면서 아이가 학교에서 점심먹을때 친구들하고 무슨 얘기를 하는지도 슬쩍 들어볼수있고, 같은반 아이들의 이름이며 얼굴도 좀 익숙해질수가 있다.
이름을 부른다는것은 영어를 말할때 반은 자신감을 먹고 시작하는것 같다. 아주 친한 사이가 아닌데 이름을 부르는게 좀 어색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몇번 본 아이 친구의 엄마라면 그냥 밋밋하게 'Hi~'라고 하는것보다 'Hi, Brenda~'라고 이름을 함께 불러주면 말하는 나도 자신감이 생기고 'Hi~'라고 끝날 대화를 조금은 더 길게 이끌어갈수가 있다.
미국사람들은 이름문화에 익숙해서 인지 다른사람의 이름도 쉽게 잘 기억하는것 같다. 우리는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의 인상착의나 아이들의 모습을 떠올려 기억하는 경우가 많아서 '누구누구 엄마'라든지 '키크고 안경낀 사람','빨간 원피스 입었던 사람'이라는 식으로 기억하는 경우가 많은데 미국 사람들은 몇번만 만나면 내 이름을 기억하고 있어서 신기할때가 자주 있다.
상대방이 내 이름을 불러주면 왠지 친근감도 느껴지면서 거리가 조금은 좁혀진 기분이 든다. 그래서 나도 요즘은 되도록 이름을 함께 부르며 인사하려고 노력한다. 'Hi~, Sandy~'라고 말하면 상대방도 내 이름을 불러주며 'Hi~, Amy~'라고 대답해 준다. 그럼 그러고 쓱 지나가는게 아니라 'How are you~'도 한번 더 하게 되고, 그냥 이런저런 얘기 한마디라도 더 하면서 조금씩 가까워지고 편해지는것 같다.
예전에 큰 아이가 프리스쿨을 다닐때 학기가 끝날때 쯤이면 부모들이 다 모여서 대청소를 하곤 했었는데 어느날은 회장엄마랑 무슨 얘기를 하다가 오늘 왜 혼자왔냐고 물었더니 갑자기 누군가에 대해서 얘기를 하는데 'John'이 이러쿵 저러쿵 하며 얘기를 한참을 했다. 그래서 얘기가 다 끝난다음에 도대체 'John'이 누구냐고 물었더니 자기 남편이란다. 요지는 남편이 요즘 너무 바쁘고 일이 많고 해서 자기가 오늘밤에 혼자 왔다는 내용이었다.
우리같으면 이름은 절대 얘기안하고 'My husband~'이라고 말하며 '내 남편이 이러쿵 저러쿵' 헸을텐데 이름도 모르고 얼굴도 모르는 나에게도 자기남편의 이름을 언급하며 한참 복잡한 얘기를 하니 나로선 도대체 누굴 얘기하는건지 너무 헷갈렸던 기억이 난다.
우리는 이웃집의 남편 이름도 모르는 경우가 많고 심지어는 늘 얘기하고 놀았던 옆집 아줌마의 이름조차도 모르는 경우가 사실 허다한데 말이다.
영어와 친해지기 그 세번째 미션, 상대방의 이름을 기억하라. 작은 사물 하나에도 고유 이름을 부르고 상대방을 만나면 늘 이름을 물어보는 문화인 미국문화에 익숙해지자. 이름을 듣고 흘려버릴게 아니라 잘 기억해 두었다가 다음에 만날때 이름을 붙여서 인사를 하면 서로 조금은 가까워진 기분이 들고 영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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