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가 오늘(헉...어제가 되었군요) 아침에 자기도 뜨개질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누가 뜨개질 하는 것을 TV에서 보고선 저도 하고 싶었나 봐요. 우리 집에는 뜨개 바늘이며 실이며 하는 것이 하나도 없으니... 내일 뜨개방에 가서 재료를 사 오자고 했다가, '돈 안들이고 할 수는 없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너, 바느질을 하는 건 어떠니?" 했더니, 흔쾌히 좋다고 합니다. 근데...우리 집에는 천도 없네요...ㅠ.ㅠ 마침 손수건이 옆에 있길래 그 위에 자기 이름을 넣자고 제가 제안 했고, 그렇게 해서 아이의 첫 바느질이 시작되었습니다. 아이는, 바늘을 실에 꿰는 일은 하는 데 아직 실의 매듭 짓는 일은 못하는 처지라 바느질 틈틈히 도움을 요청하더군요. 손수건 위에 색실로 자기 이름을 새기고 나서 신기해 하더니, 재미가 들었는 지 자기 반에서 친한 친구의 이름을 죄다 적고는 하나씩 새겨 놓기 시작했습니다. 왜 하필이면 친구들 이름이냐니까, '영원히 기억하려고.'라나요... 얼마 후에 아이가 화장실에서 엄마를 부르더군요. 가 보았더니, 변기에 앉아 바느질을 하고 있으면서 저 보고 자기 엉덩이를 닦아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기가막혀서...잠깐 서서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가, 아이 무릎에 있는 손수건과 바늘을 조심스럽게 바닥에 내려 놓고선, 단호한 목소리로 "네 손으로 닦아." 했습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내심으로는 아이가 조르고 찡찡대면 혼내줘야 하나 생각하고 있었는 데, 순순히 그렇게 하네요. 아이는 친구들 이름을 다 새기고 나서는 다른 무늬를 만들고 싶어 했습니다. 손수건에 마침 꽃 무늬가 그려져 있길래 그것을 꾸며 보라고 했더니, 좋아라하며 색실까지 바꾸어 가면서 열심히 바느질을 하더군요. 이제 기술이 늘어서 어떤 것은 매듭도 짓네요(천 뒤로 엉킨 실이 한 웅큼씩 있었지만^^) 그렇게 하루 종일 바느질을 하며 일요일을 보내더군요. 그저께는 밖에 나갔다 왔더니, 집안 곳곳에 차압딱지 같은 게 붙어 있었어요. 엥?? 이게 뭐야? 하고 봤더니... 글쎄....색종이로 집안의 물건이란 물건 마다 영어이름을 지어서 붙여 놓은 것이었습니다. 이를테면 인터폰은 '해스배르'고, 시계는 '배니워스'랍니다. 지금 이 컴퓨터에도 붙어 있어요. '데라스'라고.... (신데렐라의 '데라'에다가 그냥 '스'를 붙인 거래요) 어떻게 이 많은 이름을 지었냐고 했더니, 무슨 표를 보여 주는 데, 가나다 순으로 사전처럼 죽 써놓고는 철자를 조금씩 바꿔가며 이름을 지어 놓은 것이었습니다. 그 날은 하루 종일 그렇게 하고 놀았던 거죠. "너, 방학 숙제는 하고 있니?"했더니, 자기가 집안 곳곳에 붙여 놓은 그 명찰들을 가리킵니다. "이게 '만들기'야" (에고...선생님이 이걸 '만들기'라고 생각하실까요?) 서로는 방학을 이렇게 하루 하루 보내고 있습니다요..... (스키 캠프는 잘 갔다 왔습니다. 사흘새 얼굴도 넓적해지고 발도 더 넓어 져 가지고 왔네요^^)


쑥쑥몰
체험이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