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넘게 눈팅만 하면서 교육이나 육아에 대해 많은 도움을 얻었지만, 책만 사재끼고 실천에는 무능한 귀차니스트맘이에요.
제가 이번에 목돈이 생겨 차를 바꿀까 하다 큰일 한번 저질렀어요. 런던에서 6주, 에딘버러에서 4박5일, 더블린에서 7박8일 5학년, 3학년 아이들과 갔다 왔어요.
사실 전 93년 영국 가서 99년 까지 살았기 때문에 저한테는 관광이 별 의미 없지만, 큰 아이가 한번씩 태어난 곳에 가보고 싶다고 해서 (기저귀 차고 서울로 돌아왔기 때문에 아무 기억 없는), 저의 20대 후반기를 보낸 곳이라 그리웠지요.
무지하게 비싼 교통비, 담배 한갑에 만원이나 하는 살인적인 물가가 좀 그렇기는 하지만 50여개의 박물관, 미술관 등이 거의 무료고 만으로 11세 이하는 지하철, 버스가 무료라 그나마 다행이었지요. 방학동안 한국에 가기 때문에 비어있는, 유학생 원룸 스튜디오를 6주 렌트해서 밥해 먹고 다니지 않았으면 두달 여행 자체가 불가능했을것 같네요.
구구절절한 여행정보는 여행책자나 개인 블로그들 보면 잘 나와있으니 생략하구요. 저희가 느낀것 위주로 알려드릴께요.
런던에서 1주일 지나자 큰 아이가 "여기는 학원이 하나도 없네" 2주일째 "여기 놀이터가 100배는 좋은 것 같아"
3주 "여기 아이들은 컴퓨터 게임 할 필요가 없네. 나도 여기 살면 컴퓨터 게임 별로 안 할것 같아" 4주째 "나 여기 살고 싶어"
한국 사람들이 모여 사는 뉴몰든이라는 곳에는 물론 한국식 학원이 있지만 영국 전역에 우리식의 보습학원이나 학원 같은 것이 없죠. 하긴 예네들은 영어 배울 필요 없어서 그럴지도 모르지만 영국 사람들은 아이들은 노는게 우선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 곳에서 본 신문기사 내용을 잠깐 올리자면 쓰기 교육을 강화한다고 했더니 아이들을 로봇처럼 다룬다고 비난이 빗발치더라구요. 우리 엄마들은 학교 선생님이 공부 잘 안 시킨다고 불만이 많은데.
저랑 아이들이 제일 부러웠던 것은 아마도 공원, 가든, 놀이터에요. 영국의 개인당 녹지 비율이 세계 최고라는 것은 비행기에서 런던 히드로 공항 착륙할때 부터 할 수 있어요. 우리는 런던하면 하이드 파크만 떠올리는데 실제로 런던데 가보면 복잡한 수도임에도 불구하고 크고 작은 공원이 얼마나 많은지 놀라실거에요. 저희 6주 있으면서 다 못가봤다면 말 다했죠.
놀이터에 대해 생각해보신 적 있나요? 전 이번에 가서 참 부러웠어요. 런던 전역에 크고 작은 놀이터 등을 우연히 가기도 하고 찾아가기도 했었는데 우리 아이들 참 안됐다는 생각을 참 많이 했어요.
일단 5세 이하와 그 이상은 구분을 해 놨드라구요. 큰 아이들이 (14세까지) 노는 곳은 보통 Adventure Playground라고 해서 우리 아이들을 열광하게 했지요. 좀 큰 아이들은 그네, 미끄럼, 정글짐 별로인데도 우리 나라 놀이터 그것도 아파트 단지에나 있는 놀이터는 그 이상은 거의 없잖아요. Adventure Playground는요 어른이 봐도 놀고 싶은 만큼 잘 되어있어요.
암벽타기, 고무 타이어에 달린 줄에 매달려 황단하기(군대에서 본것같음), 대형거미줄과 트램폴린등이 있는데 저희 아이들 손바닥에 물집이 여러번 잡혀도 아랑곳 하지않을 만큼 좋아하더라구요. 서울에 있는 친구들 데려오고 싶다고 하면서.
아일랜드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자연을 가진 나라였어요. 저 개인적으로는 아이들 뺴고(!) 친구들이나 혼자라도 다시 한번 여행을 하리라 다짐한 곳이기도 해요. 특히 서해안이나 더블린에서 벨파스트 가는 기차안의 풍경은 정말 압권이라 못잊을거 같아요. 원래 아일랜드는 여행 계획에 없었는데 건너건너 아는 분이 민박을 하고 있고 영화 원스 생각에 갔는데 정말 갔다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일랜드는 근래 조기 유학이나 연수를 오기 시작했는데 더블린에 한인 민박도 한국슈퍼도 있더라구요. 그 곳에서 오래 사신 분의 말을 들어보니 저도 아이들을 아일랜드에서 공부시키고 싶어졌어요. 런던 만큼 비싼 물가 떄문에 주저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학비는 런던 보다 저렴한 편이라네요.
선생님들이 격려를 많이 해주신데요. 아이의 재능이 무엇이든지 간에 칭찬을 아끼시지 않는 분위기라네요. 이러다 보니 아이들이 대학에 잘 가고 한국서는 포기한 아이들이 잘 풀리는 경우가 많아 엄마들이 대만족이래요. 어떤 분은 여기 좋다고 한국 사람 너무 많이 오면 물 흐린다고 알려지는 것 싫다는 분도 있었어요.
이건 대학이 거의 평준화 되어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은까 싶은데 물론 이런 경우 대학 졸업이 싶지는 않죠. 이곳에서는 대학 어디 나왔냐고 따지면 정신 나간 사람으로 본답니다.
제 개인적으로 남자아이들만 둘이라 맘에 들었던 부분은, 운동을 참 많이 시키고 권장한다는 점이요. 사춘기 아이들은 충동조절이 잘 안되고 많이 풀어줘야 하는데 운동만큼 좋은게 있나요. 더블린 주택가를 밤에 다니다 보면 잔디밭에서 축구하고 테니스 하는 아이들 많이 볼 수 있어요. 여름에는 서핑도 하고 참 신나게 보내더라구요.
영국이나 아일랜드에 살고 있는 한국 사람들중에는 주재원이나 다른 일로 왔다가 아이들 때문에 남게 되는 경우가 참 많았어요. 그분들 대부분이 하는 말이 한국 애들 불쌍하다는 겁니다. 이 곳 아이들은 감당할만큼의 공부만 하는데 한 국 아이들은 공부를 잘하던 못하던 간에 학원 순례 하는라 잠도 제대로 못자고 제대로 놀지 못해 스트레스 만땅인 경우가 대부분이죠.
재미없는 천국, 재미있는 지옥 무슨 뜻인지 아시지요.. 5학년 짜리 큰놈은 영국은 알고 보니 재미있는 천국이랍니다.
그래도 제가 그랬읍니다. 그래도 우리 나라니까 재미있는 지옥에서 살아야 한다고. 지옥도 사람들 뜻을 모으면 천국 만들 수 있다고 . 지옥이라고 다 떠나가면 영원 지옥되잖아요.
콜린 퍼스, 휴 그린트 스타일의 색시한 영국남자들 구경을 많이 해서, 위키드, 빌리 엘리어트, 오페라 유령, 라이언 킹을 보고 와서 이번 여행 후회 없네요. 참 런던을 하루라도 가시는 분은 빌리 엘리어트 이왕이면 좋은 자리에서 꼭 보시길 바랍니다. 아이들은 말할 것도 없고 저는 보다가 펑펑 울었읍니다. (전 참고로 거친 풍파에 눈물이 메말렀던 사람입니다). 에딘버러는 토요일 밤 밀리터리 타투(군악대 행진 )와 하이랜드 투어를 권하구요. 하일랜드 투어는 해리포터 촬영지가 간간히 들어있어 아이들도 좋아합니다.
지금껏 여행 갔다온 흥분으로 두서없이 떠들었네요. 영국도 한국도 경제 상태가 별로 안좋아서 다녀 오시기 뭐 하겠지만 혹시 여행 가실 분 질문 있으면 쪽지 주세요. 자주 확인은 하지 않지만 아는 대로 알려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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