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올 봄 영감의 성화에 못이겨 테니스에 입문을 했더랬습니다.
영감은 라켓 잡은지 10년, 제대로 레슨 받은지 6년쯤 되었지요.
운동을 하다보니 마눌하고 같이 치며 시간보내면 좋겠다싶은지 몇 년 전부터 심히 조르더라구요.
-거절하는 저나 조르는 영감이나 좀 질기게 몇 년을 갔네요.(으헉! 집안 망신.)
그런데 다들 아시겠지만 테니스가 약간은 과격한 운동이라 이 나이에 시작하기가 겁이나
핑계를 대며 차일피일 미루다 막내도 컸고해서 간신히 맘을 먹은 거였답니다.
참고로 저는 구기 종목 참 좋아하고,
중학교 때는 전교생 이 천명을 동시에 운동장에 세워놓고 벌인 줄넘기 오래하기 시합에서
최후까지 남은 두 명에 끼일 만큼의 체력도 있었더라는 얘기를 해야겠네요.
길지 않은 시간 테니스를 배우면서 느꼈던 점을 쓰려고 합니다.
------------------------------------------------------------------------------------
------------------------------------------------------------------------------------
테니스를 배우면서 중간에 코치를 한 번 바꿨다.
난 가르치는 사람이 기본적으로 수업시간에 성실하지 않은 것을 못참는데.
어느 날 연락도 안되면서 수업을 제껴서 다섯 사람이 레슨을 못하고 돌아갔다.
다음 날 알고보니 점심에 막걸리를 먹고 뻗어서 오후 레슨을 못하고 잤다는 것이다.
내 생각은 선생도 어느 날 기분 뭐 그래서 술 먹고 뻗을수야 있지만, 문자라도 해주고
다른 날 보강을 안내한다던가 정도의 기본은 지켜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적어도.
-물론 뭐 그런 기분을 잘 다스려 수업 후에 자기 시간 갖고 술먹어야 옳지만.
그런데 그건 그렇고 한 번 자세를 가르쳐주면 도통 수정을 안해주고 주욱 걍 그대로 내리 가는거다.
간신히 공은 받아치고 있었는데 가끔 게임을 하는 고수들이 조언을 해줬다.
그러다가
근처 다른 단지 코치로 레슨을 바꾸었다.
이렇게 말하면 돌맞을테지만 나는 그러저러한 운동인들의 정신수준을 그리 믿지않는 편이다.
-여기다 올림픽이나 월드컵 수준의 선수를 거론하면 물론 안된다.
그런데 이 뉴 코치는 이전 코치와는 거의 극적으로 대치점에 있는 사람이었다.
처음부터 세세하게 하나하나 폼 교정을 너무도 시시콜콜 해주길래
처음에는 내가 교정할 부분이 많은가보다 생각했다.-물론 많긴 하다.
한동안을 그 많은 잔소리를 견디며 뭔가를 했다.
-이렇게 말 할 수밖에 없는것은 라켓을 한 번 휘두를 때마다 뭐라고 뭐라고 계속 주절댔기 때문에
종국에는 내가 헷갈려서 이걸 이러랬나 저러랬나 갸우뚱해지는 상태가 왔기 때문이다.
이 번에 치고나면 뭐를 고치라고 주절댈지가 미리 염려가 되는 지경이 됐다.
가끔은 저 입을 어떻하면 닥치게 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급기야 운동이 스트레스가 되는 상태가 되었다.
심지어 다소 불성실했던 예전 코치가 그리워지기까지 하였다.
지금 나의 진도는 포핸드, 백핸드, 포발리, 백발리까지인데,
그 네가지를 돌아가며 뭐라고 뭐라고 계속 수정을 해대니 그 네가지가 뒤섞여서 나중에는
" 그려 난 몸치에다 돌인겨. "
즐거움이 사라지고 체념의 순간이 왔다.
나는 테니스 선수가 되려는게 아니라 운동으로 체력을 기르고 건전한 사교활동 정도를 하려는 사람이다.
다음 달에도 내가 등록을 할지는 나도 알 수 없다.
나는 이 두 선생을 겪으면서 내나름의 교훈을 얻었다.
기술적으로나 가르치는 본질에 모자라고 불성실하여 좋은 선생이 될 수 없는 것도 문제려니와
기술이 넘치고 능력이 출중해도 학생의 기를 꺾는 선생은 좋은 선생이 아니라는 결론이다.
엄마가 아이를 이끌 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무엇을 잘 가르치고 조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배우고자하는 기를 살려주고
즐겁게 나아갈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엄마야말로 아이를 격려하고 칭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선생일 터이다.
언젠가 lazy님이 하신 말씀이 다시 한 번 되새겨지는 시간이다.
' 선생이란 자고로 희망을 주는 사람이어야 한다. '


쑥쑥몰
체험이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