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은 삶의 표현이며 창조다. 어린이의 글이든 어른의 글이든 다 그러하다. 그이 정직한 삶의 표현이 되고 삶의 창조가 되자면, 그 글을 쓰는 사람의 마음이 자유로워야 한다. 강요받아서 쓴 글은 거짓글이며, 남의 것을 흉내 내어 쓴 글은 개성이 없는 죽은 글이다.
어린이들에게 글을 쓰게 하는 까닭은 그들의 삶을 풍부하게 해 주기 위해서다. 삶을 가꾸는 일이 없이는 어떤 교육도 이뤄질 수 없다. 더구나 글쓰기를 통한 교육은 불가능하다. 삶을 북돋우는 일, 그것은 글쓰기의 출발점이자 마지막 도달점이다. 어린이의 다양한 개성과 무한한 창조력을 믿고 그들의 편이 되어 그 순수와 자유를 지키고 그 삶을 옹호해 주고 싶어 하는 사람만이 참된 글쓰기 교육을 할 수 있다.
사물을 바르게 인식하고 보다 풍성한 삶을 영위하는 진실한 인간이 되도록 하기 위해, 모든 교과에서 배운 지식과 현실에서 얻은 체험과 생각들을 종합해서 주체적으로 판단하여 자신의 삶을 개척하고 창조해 나가도록 도와주는 일, 이것이 글쓰기 교육이다.
이오덕 선생님의 책들을 찬찬히 읽어봐야 겠다고 생각은 하였으나 이래저래 미뤘더랬다. '글쓰기교육'이라는 어떤 지침서적인 분위기 혹은 어떤 실용서적인 느낌 역시 머뭇거리게 했던 것 같다. 하지만 나의 우스운 우려와는 별개로 이오덕 선생님은 그 오래전에 이미 '글쓰기'에 대한 '삶'에 대한 이야기를 '바른'철학으로 일관성있게 풀어내고 계셨다.
논술이다 뭐다해서 책읽기/ 쓰기 (사)교육이 초등 1학년 아니 그 이전에까지 영향력을 뻗치고 있다. 읽고 쓰는 것, 잘 읽고 잘 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에 누가 반론을 제기하겠냐마는 어떻게 읽고 써야 하는지, 어떤 것이 잘 읽고 잘 쓰는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이루어지고 있지 않는 것 같다. 게다가 우리의 삶"과의 연결점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숱하게 쏟아져나오고 있는 책읽기/ 쓰기에 관한 이야기는 매년바뀌는 대입제도에 함께 넘실거릴뿐이다.
삶을 북돋우는 일, 이것을 출발점이자 도달점이라고 하시니 이 얼마나 명쾌한가.
초등 3학년때 글짓기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던 적이 있다. 사실 나는 깜짝 놀랬다. 별로 쓰고 싶지 않았던 기억, 그래서 잘 썼다고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내가 최우수상이라니.-3학년치고는 꽤 조숙한 생각이었던것도 같다. 어쨌거나 그 이후로 나는 초등학교때 소위 글짓기를 잘 하는 아이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나는 글쓰는 일이 즐겁다거나 뭐 그랬던것 같지는 않다. 당시 학교에서는 어떤 글쓰기 교육도 없었고, 더더욱 건조하게 중고등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나의, 당시 우리의 '삶을 가꾸는 글쓰기'는 친구들과 숱하게 주고 받았던 편지, 공부시간에 몰래 건네던 시덥지 않았던 '쪽지'들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대학에 가서 끄적거렸던 과 날적이, 편집실의 일지 등, 이런 글쓰기가 나를 나의 삶을 북돋았던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이렇듯 '글쓰기'에 대한 '삶을 가꾸는' 일에 대한 고찰을 동반한다. 우리는 왜, 어떤 글을 쓰려고 하는가, 더 나아가서 우리 아이에게 왜, 어떤 글을 쓰게 하려고 하는가.
이런 철학을 바탕으로 실용적으로 도움이 되는 지침들도 함께 담아내고 있다.
-글쓰기 지도에서 유의할 점
1) 내용면
ㄱ. 쓰려고 했던 것이 충분히 나타났는가?
ㄴ. 무엇을 썼는지 알 수 없는 곳, 확실하지 않은 표현은 없는가?
ㄷ. 남들에게 잘 보이려고 쓴 것은 아닌가?
ㄹ. 사실에 꼭 맞는 말이요, 글인가?
ㅁ. 좀 더 자세히 써야 할 점은 없는가?
ㅂ. 필요 없는 말, 줄여도 될 부분은 없는가?
ㅅ. 자기 자신의 말로 썼는가?
2) 형식면
ㄱ. 틀린 글자, 빠진 글자는 없는가?
ㄴ. 문법과 어법에 맞게 썼는가?
ㄷ. 띄어쓰기는 잘 되었는가?
ㄹ. 구두점과 부호는 틀림이 없는가?
ㅁ. 문단은 잘 나누어졌는가?
ㅂ. 그밖에, 원고지 쓰는 법을 지켰는가?
......
좋은 시는 다음과 같다.
1) 자연의 모습을 생생하게 붙잡은 것
2) 인간의 마음이나 생활의 진실을 붙잡은 것
3) 남들이 보지 못한 사물의 생명을 붙잡은 것
좋지 않은 시는 다음과 같다.
1) 감동이 없는 것
2) 생명감이 없는 것
3) 재미있게 말만 꾸며 맞추려고 한 것
4) 정확하게 대상을 붙잡지 못한 것
5) 같은 내용이나 형식으로 계속 쓴 것
6) 설명적인 표현으로 된 것
7) 평범한 것을 붙잡은 것
8) 개념적인 것
9) 모방한 것
...
삶을 북돋우는 일,에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이오덕 선생님의 글을 찬찬히 읽어나가야겠다.
(쑥쑥에서 여러맘님께 너무 많은 도움만 받다가, 책 읽고 개인적인 홈피에 정리하다가 공유하고 싶어 올려봅니다.
이 가을,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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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북돋우는 일! <책소개> 삶을 가꾸는 글쓰기 교육/ 이오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