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고 했던가? 요즘 배우 김혜수씨가 너무 멋지게 느껴진다. 사실 그 동안 연기는 좀 어색하다고 느꼈지만 인간 김혜수로서의 모습은 나의 로망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그녀의 도전의식, 남을 의식하지 않는 배짱, 매번 보여주는 새로운 모습은 그녀의 매력을 한껏 높여준다. 무엇보다도 자신감 있는 모습은 나 같은 평범한 사람에게는 부럽기만 할 뿐이다.
사람이 갑자기 변하면 죽을 때가 되었다는 우스개 소리도 있지만 한번뿐인 인생을 살면서 한 가지만 하고 한가지의 모습으로 살아 간다는 건 조금 억울하다는 생각마저 드는 건 나뿐만이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든다. 매일 먹던 메뉴만 먹고, 늘 입던 스타일의 옷을 입고, 늘 걸어 다니는 코스로 운동을 하고, 늘 만나는 사람만 만나는 우리들의 일상에게 조금의 변화는 허락할 수 있지 않을까?
그 동안 자신이 없어서 해보지 못한 일에 도전해 보고 싶고, 용기가 없어서 사지 못했던 옷을 사서 입어보고 싶고, 쑥스러워서 하지 못했던 말들을 거침없이 내뱉으며 살고 싶고, 기회가 없어 만나지 못했던 모르는 분야의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싶다.
그러고 보면 우리는 얼마나 많이 폐쇄적으로 사는지 모른다. 늘 만나는 사람만 만나면서 다른 분야 사람들의 생각은 들어볼 기회조차 잃어버리고 만다. 이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만큼 그 살아가는 방법 또한 다양한데 겪어보지 못하고 들어보지 못한다면 우리는 그 세상을 모른 채 살아가고 내 기준에서의 삶만을 알고 죽는 것이다. 내가 평범한 주부라면, 디자이너, 영화배우, 비즈니스우먼, 시장에서 장사하시는 아주머니들을 두루두루 만나봐야 그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 그리고 내가 몰랐던 그 세상의 이야기를 알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라는 책 제목이 떠오른다. 이 세상은 참 넓을 텐데, 내가 알고 있는 세상은 그 중에 십만 분의 일이나 될까 모르겠다. 사소한 것에 연연하지 않고 큰 생각을 하며 살고 싶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도전하는 삶은 아름답다. 영어 노래 가사에도 나오지 않는가?
You learn from your mistake.
문학소녀도 아니면서 오늘 문득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을 찾아봤다. (사실 이럴 때 아니면 언제 영시 한번 읽어볼까 싶다) 맨 마지막 문장이 가슴에 꽂힌다.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나도 언젠가 지난 과거를 생각하며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The Road Not Taken – Robert Frost
Two roads diverged in a yellow wood,
And sorry I could not travel both
And be one traveler, long I stood
And looked down one as far as I could
To Where it bent in the undergrowth;
Then took the other, as just as fair,
And having perhaps the better claim,
Because it was grassy and wanted wear;
Though as for that the passing there
Had worn them really about the same,
And both that morning equally lay
In leaves no step had trodden black.
Oh, I kept the first for another day!
Yet knowing how way leads on to way,
I doubted if I should ever come back.
I shall be telling this with a sigh
Somewhere ages and ages hence;
Two roads diverged in a wood, and I ……
I took the one less travelled by,
And that has made all the difference.
가지 않은 길 - 피천득 옮김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던 게지요.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 날 아침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 날을 위하여 한 길은 남겨 두었습니다.
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면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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