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신문 1월 20일자 기사입니다. 로봇이 '영어수재'를 만든다니/ 고재경 지난 한 달 전부터 지금까지 각 중앙 일간지에 실린 영어학습 관련 광고 중에서 일부 광고 내용이 조기특기교육 열풍에 편승하여 겨울방학을 맞이한 자녀들을 둔 학부모들을 현혹하는 과장광고여서 이에 대한 세심한 주의와 각별한 대책이 요청된다. 과장광고는 절박한 학부모들의 심리를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녀들이 유창하게 영어로 의사소통하는 능력을 갖추기를 바라는 학부모들의 조급한 심리를 부채질하여 올 겨울방학엔 자녀를 영어수재로 만들 수 있다는 과장광고가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특히 짧은 기간 동안에 영어 학습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광고내용은 어불성설이다. 불과 한두 달 만에 입에서 영어가 터져 나와 감격의 순간을 경험한다든가, 학습의지가 고양된 학습자들은 약 반년만 지나면 원어민 수준의 영어대화가 가능하다든가 하는 과장광고에 학부모들은 빠져들기 십상이다. 또한 요즘엔 음성인식 로봇을 이용한 영어학습 신문광고가 눈에 띈다. 로봇을 활용한 학습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채 로봇과 하루 두 시간 정도의 학습만으로도 무한대의 효과를 체험한다든가, 일년 후에는 원어민과 유창하게 직접 대화하는 것을 공개 확인시켜준다든가 하는 광고문안도 초조한 학부모들의 귀를 솔깃하게 한다. 로봇과의 대화를 통한 무한대 효과의 개념 정의와 기준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영어학습자의 기본적인 소질과 능력은 천차만별임인데도 누구나 열 배 이상의 학습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일방적 광고내용은 그 과장의 포장 정도가 위험수위이다. 이와 같이 과열 양상의 조기 영어교육 시장에서 과장광고가 횡행하여 학부모나 학생의 판단을 흐리게 하여 결과적으로 유·무형의 막대한 피해를 입히게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번에 관계당국은 불공정 허위·과장 표시광고에 대해 강력한 규제를 가해야 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영어교육 시장 수요자들의 현명한 판단과 선택이다.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조기영어교육의 실상과 허상을 접한 수많은 학부모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는 이 때에 지나친 상업주의를 지향하는 과장광고는 지양되어야 한다. 아울러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객관적 근거가 없는 허위·과장 광고 과신은 절대 금물임을 명심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고재경/ 배화여대 교수·영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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