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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5일]
오전 11시 30분 공연이어서 일요일 아침부터 부산하게 공연장인 연강홀로 향했다.
연강홀에 가본 적이 없어서 대학로 지도를 보고는 혜화전화국 사거리 건너서 바로길래 그런 줄 알고는 택시에서 내렸더니 종로 5가라고 신랑이 그제서야 얘기를 해서 아침부터 땀흘리며 조금 고생을 했다.
사람이 많은 것이라 생각했는데 정말 의외로 사람이 너무도 없었다.
일요일 아침은 매번 이렇다고 한다. 교회에 나가는 사람들 때문인가..?
블랙라이트 효과를 이용해 아이들의 시선을 잡은 후 오늘의 주제에 맞게 음악의 기초인 각기 다른 온음표, 4분음표, 8분음표, 16분음표가 나와 각 음표가 지닌 특성(박자의 길이나 음정이 주는 느낌)에 따라 까불거리기도 하고 무게를 잡기도 하다가 오선지가 등장하면서 도부터 윗도까지 나와 사운드 오브 뮤직송을 연주한다.
드디어 오늘의 주인공 띠용이.
사실 주인공 답지도 않고 띠용띠용 거리는 모습이나 무대를 이끄는 모습이 약간 어색하기는 했지만 띠용이를 보러 온 것이 아니라 줄인형들의 음악회를 보러 온것이니..ㅎㅎ
아이에게 만들어 주고 싶은 쉽고 재미있는 줄인형들이 나와 악기를 연주하며 음악을 들려주었다.
요쿠르트병의 몸과 우유팩 얼굴을 가진 줄인형,
탁구공으로 만든 상체와 하체가 분리되는 줄인형,
밧줄인형의 기타연주(벤쵸스음악)와 바넷사 메의 그 유명한 곡(근데 제목을 모름)을 연주하는 바이올린 줄인형까지.
줄인형들이 바뀔 때마다 중간중간 야광처럼 빛을 내는 색색의 인형들이나와 춤을 추었는데 검정색 의상을 입은 배우들의 몸 어딘가에 붙여 어둠 속에서 배우들이 움직이면 우리눈에는 야광으로 만들어진 인형들이 움직임만 보이게 되어 정말 인형들이 늘었다 줄었다 하면서 춤을 추는것 같이 느껴졌는데 이 부분이 또한 아이가 눈을 빛내면서 본 부분이기도 하다.
띠용이의 막이 바뀌는 것을 알리는 멘트와 함께 우리 전통악기로 연주하는 장단에 맞추어 360도 회전하면서 춤을 추는 춘앵무(왕앞에서 추는 곡), 부채춤 추는 줄인형과, 장고, 징, 꽹과리와 북을 들고 나와 사물놀이를 하는 인형들은 정말 흥에 겨웠다. 현지는 자신이 그나마도 자주 봐오고 만져봤던 악기들이 나오자 손가락으로 아는거라며 가리키기도 하면서 사뭇 정신을 쏟았다.
마지막 막에서는 노래는 유승준인데 인형은 마이클 잭슨인지..하여튼 정말 사람이 춤을 추는 것처럼 너무도 자연스럽고 절도있게 춤을 추어 외모가 유승준 인형이었으면 똑같을 뻔한 춤솜씨를 보여주면서 아이들의 시선을 잡았다. 현지가 유승준이 누군지..그 가요(찾길 바래)가 뭔지도 모르니 감이 덜 올수도 있었겠지만 옆에서 보던 아이들은 신나했던 것 같다.
타조인형이 나와서 추던 음악은 팝송같기도 하고(버터플라이"라고 아이들 오락실 DDR에 있는 곡이라고 한다)..나는 타조들의 움직임을 보면서 도대체 저건 어떻게 움직이는 걸까..계속 살펴보았다. 타조 다리는 분명 사람 다리인데..사람의 상체는 전혀 안보이고..그렇다고 상체를 숙여서 가릴 만한 공간도 없는데..하여튼 아직도 의문이지만 정말 재미있게 보았다.
공연의 마지막에는"정글숲을 지나서가자" 동요를 기타를 연주하는 멋진 줄인형 아저씨와 다함께 불렀다.아이들 모두 아는 노래라 손뼉을 치면서 따라했고 현지도 아는 노래라 엄마를 쳐다보면서 자신이 안다는 사실에 뿌듯한 표정을 지면서 노래를 따라 불렀다.
막을 내리기 전에 보여주었던 쭉쭉이 줄인형(고무줄처럼 쭉쭉 잘도 늘어나는 인형이었다)을 끝으로 우리는 띠용이와 작별인사를 했다.
진행자가 나중에 나와 오늘처럼 관객의 호응이 둔한 적이 없었다며 투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사실사람도 없었거니와 아이들 자체가 얌전한 애들이었던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아이가 공연은 보면서 손뼉을 절로 치면서 발을 흔들며 보는 모습을 보니 정말 이런 공연이 아이가 즐길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공연이겠구나 하는 마음에 흐뭇했다.
더군다나 오늘은 아이 아빠와 같이 나란히 앉아서 공연을 보았으니 현지는 엄마와의 공연관람보다 더 기분이 좋았을런지도 모른다.
공연이 조금 짧다는 생각이 들던 것을 보니 생략된 부분이 있나..싶었는데 나중에 다른 곳에 나와 있는 공연에 대한 안내를 보니 띠용이가 각 막이 바뀔 때마다 그에 맞는 의상을 차려입고 보여주는 부분이나 줄인형 중 못보았던 이름이 있는 것으로 봐서 빼먹은 듯 싶다.
공연장에 사람이 별로 없어 시끄럽지 않게 볼 수 있겠구나..했더니 제대로 다 못 본 것 같아 서운한 생각이 든다.
아쉬운 점이 또 있다면 인형들과 나오는 음악의 제목이라도 소개가 되었다면 나중에 집에서나 인터넷에서라도 그 음악을 찾아 들려주면서 어떤 인형이 나왔을 때 이 음악이 나왔었다며 얘기해 줄 수 있었을텐데..우선 그곳 게시판에 문의는 해놓았지만..그런 정보가 없었던 것이 아쉽다.
그래도 좋은 음악들..클래식부터 전통음악과 사물놀이, 동요, 가요, 팝송까지 지루하지 않게 들을 수 있어서 좀더 수준(?) 높은 음악회를 보러가기 위한 좋은 첫걸음이었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음악회란 것이 지루한 장르가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하는 의도에서도 좋은 경험이었다.
집에 돌아와 연필을 집어 들더니 쇠로 된 책상다리를 두드리면서 "엄마, 나 꽹과리친다" 하길래 책상을 두드리면서 "이건 장고 소리랑 비슷하네" 하고 플라스틱을 두드리니 둔탁한 소리가 나길래 "이건 북이다" 그러면서 우리만의 사물놀이를 즐기기도 했다.
공연을 마치고 점심을 먹은 후 어제 보았던 "여우야 뭐하니...."를 또 보러갔다.
한번은 더 보고 싶은 공연인데 예술의 전당에서 14일부터 하는 건 연령이 만 5세로 제한이 되어서 못들어간다기에 무리해서 그냥 보기로 결심을 한것이다.
그것도 있고 어제 공연을 보면서 아빠와 같이 온 아이를 보면서 "엄마! 현지아빠는 뭐하는데?"하는 말이 조금은 안타까워 현지도 어제 그 친구처럼 엄마,아빠와 같이 공연을 봤다는 자신감을 주고 싶은 마음도 작용했고.
현지아빠는 봤던 공연을 왜 또 보냐며 핀잔을 주었지만 영화로도 보고 맘에 들면 비디오로도 보고 비디오 구입해서 또 보기도 하는데 공연이라고 그러지 말라는 법 있냐며 같이 보기를 권했더니 다행히도 같이 가서 공연을 봐주었다.
현지가 얼마나 아는 척을 하던지..자세가 안나왔다. 흑흑
공연 전에 순이언니 무릎에 앉아 봉팔이 오빠와 공기놀이를 하면서 어제 못해봤던 경험도 해보고 몰려드는 사람들이 같이 앉아 공기놀이를 하다 어떤 아줌마가 공기를 잘하니 현지가 "엄마도 해봐" 그러길래 해봤더니 엄마가 '이런 놀이도 아네?" 느꼈는지 좋아했다. 옆에서 지켜보던 현지아빠도 현지가 즐거워하는 모습이 흐뭇했는지 같이 웃기도 했다.
한번 봤던 내용이라 그런지 집에와서는 대충 노래를 흥얼거리기도 했다.
현지아빠에게 "재밌지? 어때?" 했더니 "슬프드만.."그런다.
그런 감정도 느끼는 사람이었나^^;
"뭐가 더 재미있었어?" "띠용이가 낫더라"
아마 현지가 신나게 반응하면서 봐서 현지 수준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일까..아니면 자기도 처음 와본 음악회인데 줄인형과 같이 흥미롭게 보면서 다양한 음악을 들어서일까..
난 아무리 생각해도 "여우야......"가 주는 느낌이 더좋았는데..
집에 돌아와 현지와 스케치북에 여우를 그리기도 하고 고목나무와 모니터 속의 할머니 얼굴까지 그리면서 그림을 그렸다.
"우리집에 왜 왔니~~"그러면서 장난도 치고 아빠랑 엄마랑 같이 "나하고 놀 사람 여기 붙어라~"하면서 엄지손가락에 달라붙는 놀이도 하고, 놀이가 바뀔 때마다 불렀던 노래도 나도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가사를 흥얼거리고..자꾸만 가위, 바위, 보를 하자면서 귀찮게 하기도 하고.
"하루에 한개씩만 해"
현지아빠는 아이가 너무 버거워할거라고 생각하나보다.
한개는 복습이나 마찬가지고 서로 장르도 다른데 헷갈릴게 뭐야.
음악회에서는 다양한 줄인형들의 재주를 보면서 음악만 감상하면 되는거고, "여우야......"는 내용도 다시 보고 재미있는 놀이도 익숙하게 알게되는 기회가 되는 것이니 전혀 손해볼 건 없는데..
작은 걱정이 하나 생긴다.
혹시 공연을 자주 보러다니다 더욱 새로운 것만 보려하고 왠만한 공연은 그냥 시큰둥해 하지는 않을까..
좀더 다양하고 의미있는 볼거리를 찾아서 보여주어야겠다는 책임감까지 느끼게 된다.
"띠용이와 떠나는 음악캠프"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줄인형콘서트
2001.7월24일~8월12일
11:30/1:30
종로5가 연강홀


쑥쑥몰
체험이벤트












